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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가두고 어르니 자백하더라" 中 감찰위, 시진핑 '홍위병' 예고

by아주경제

감찰대상만 수천만명, 6개월까지 구금조사

中 "유례 없는 제도" 인정,

폭행·학대 부인 견제 마땅치 않아, 習 권력유지 악용 우려

"가두고 어르니 자백하더라" 中 감찰

지난해 1월 베이징 감찰위원회 주임으로 선출된 장숴푸가 헌법 선서를 하고 있다

중국 최고위층부터 일선의 교사, 의사, 국유기업 임직원까지 정부부처와 공공부문에 종사하는 수천만명을 전방위로 감찰할 수 있는 국가감찰위원회가 다음달 공식 출범한다.

 

부패 혐의자를 최장 6개월간 구금 상태로 조사할 권한을 갖는 등 스스로도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조직이라고 평가할 정도다.

 

연임 제한 철폐를 추진하며 장기 집권의 길을 열어젖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권력 유지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모든 공직자 대상 감찰시스템 완성 자평

중국은 다음달 초 열리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국가감찰위원회(감찰위) 설립 방안이 포함된 개헌안을 심의·의결한다.

 

지난달 말 중국 내 31개 성·직할시·자치구 등 전국 단위의 감찰위 조직 구성을 완료했으며, 일부 검찰위는 활동을 개시한 상황이다.

 

중국은 반부패 대응 조직이 분산돼 있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감찰위 출범 배경으로 꼽는다.

 

중국 공산당 내 비리를 감찰하는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 행정감찰법을 근거로 한 국무원의 감찰 활동, 형사소송법에 따른 검찰의 부패 공직자 처벌 등으로 나뉘어 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국가감찰범 제정에 돌입하며 지난 2016년 11월 베이징과 산시성, 저장성 등 3곳에 감찰위를 설치해 1년 넘게 시범 운영해 왔다.

 

감찰위가 조사를 벌일 수 있는 대상은 공산당과 전인대, 정협, 행정기관, 법원과 검찰은 물론 국유기업 임직원, 교육·의료·위생·문화·과학·체육 부문 종사자까지 망라한다.

영장 없이 구금, 중국식 독창적 제도

감찰 대상의 범위뿐 아니라 조사 강도도 상상을 초월한다. 감찰위는 총 12가지 조사 수단을 활용할 수 있다.

 

조회·동결·압수·수색·압류·차압·현장검증·감정 등 8가지는 기존 행정감찰법에도 명시돼 있다. 질의·심문·자문 등은 대면 조사 수단이다.

 

특히 각계의 우려를 자아내는 건 '유치(留置)'로 부패 혐의자를 가둬둔 채 조사하는 방식이다. 유치 기간은 3개월을 초과할 수 없지만 한 차례 연장이 가능해 최장 6개월간 구금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장숴푸(張碩輔) 베이징 감찰위 주임은 "직무상 뇌물·횡령 등 혐의자와 관련해 상당한 증거가 확보되고 추가 수사의 필요성이 있을 때 사용하는 수단"이라며 "피조사인의 도주와 자살, 증거 위조·은닉·훼손, 거짓진술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국가감찰법 제정 과정에서 기율위의 양규(兩規)를 유치로 대신하도록 했다. 양규는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서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로, 공산당원에만 적용되던 방식이 공직자 전체로 확대 적용되는 셈이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도 "유치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중국의 독창적 제도"라며 "부패 처벌을 위한 중요한 시도"라고 강조했다.

 

이어 "감찰위는 행정·사법기관이 아니며 당과 국가를 대표해 감찰권을 행사하는 것"이라며 "공직자의 부패 범죄는 형사소송법에 의존하는 형사 범죄와 다른 만큼 당 중앙위원회가 특별히 유치 조치를 도입했다"고 부연했다.

"가두고 어르니 자백하더라" 中 감찰

[사진=신화사]

무소불위 권한, 견제 장치는 미흡

감찰위 시범 운영에 돌입한 뒤 베이징에서만 68명이 유치 처분을 받았다. 이를 포함해 검찰로 이첩한 부패 혐의자는 89명이다.

 

장숴푸 주임은 유치 중인 피조사인의 합법적 권리를 보장하고 있으며 식사·휴식·의료서비스 등도 규정에 따라 제공된다고 전했다.

 

판쥔(潘軍) 전 베이징정법직업학원 부원장은 지난해 6월 베이징에서 첫 유치 처분을 받은 인물로 3개월간 조사를 받고 검찰로 이첩됐다. 같은 해 11월 베이징 제3인민법원은 뇌물수수와 횡령 혐의를 인정해 징역 3년8개월의 1심 판결을 내렸다.

 

베이징 검찰위는 "판쥔은 조사 초기 혐의를 부인하고 변명으로 일관했지만 이치에 맞게 설득하고 감정에 호소하려 노력했다"며 "당장(黨章·당헌)을 학습하고 입당신청서를 되새기며 자신의 위법 행위를 깨닫고 스스로 뇌물을 돌려줬다"고 선전했다.

 

위협과 폭행, 욕설, 학대 등은 없었고 모든 조사 과정도 녹음하거나 영상을 녹화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투명성은 담보되지 않는다.

 

무소불위의 권한을 갖게 된 감찰위에 대한 견제 장치도 마땅치 않다.

 

내부적으로 감독과 증거수집, 조사, 심리 등의 부문을 분리 운영해 서로 견제하도록 하고 외부적으로는 상급 감찰위나 전인대 상무위원회의 감사를 받도록 했지만 중국 관료사회의 폐쇄성을 감안하면 실효성에 의구심이 제기된다.

 

이 때문에 자칫 감찰위가 장기 집권을 노리는 시진핑의 권력 유지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시진핑은 2연임으로 제한된 임기 규정을 없애는 식으로 3연임 도전을 공식화했다.


베이징=이재호 특파원 qingqi@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