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왜 팬들에게 실망감을 줬나

[컬처]by 알려줌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Fantastic Beasts: The Crimes of Grindelwald, 2018)

이 영화는 왜 팬들에게 실망감을 줬나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이하 사진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해리 포터>의 세계관을 만든 조앤 K. 롤링 작가와 그동안 시리즈를 연출해 온 데이빗 예이츠 감독의 한계점이 너무나 잘 보여 안타까운 작품이었다. 총 5편으로 만들어질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가 <해리 포터> 시리즈의 프리퀄로만 작용하는 인상을 크게 받았는데, 앞으로 어떻게 이 작품이 뻗어 나갈 건지에 대한 드라마만 두루뭉술하게 그리다 보니 '징검다리' 그 역할 이상도 이하도 아닌 영화가 됐다. 지난 1편이 깔끔한 이야기 전개와 함께 '약간의 떡밥'을 제공하면서, 나름대로 성공적인 한 시리즈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을 떠올린다면 더욱더 안타깝다.

이 영화는 왜 팬들에게 실망감을 줬나

실망감을 준 가장 큰 이유는 너무나 많은 인물의 다채롭지 못한 구성이다. 팬들이라면 <신비한 동물사전>을 쓴 '뉴트 스캐맨더'(에디 레드메인)가 어떻게 책을 완성해나가고 새로운 동물 캐릭터를 연구할 것인가를 더 궁금할 지도 모르겠는데, 이 작품은 그 포스터 속 글씨의 크기만큼이나 '그린델왈드'(조니 뎁)의 탈옥과 파리에 정착한 후, 연설을 통한 추종자 찾기에 집중한다. 사랑은 배신을, 배신은 증오를 낳는 과정을 메인 캐릭터들에게 부여하며, '그린델왈드'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대목이 주요 스토리 라인이다.

 

'그린델왈드'가 추종자를 모으는 여정 자체는 <해리 포터> 소설로 따지면 10장도 안 되는 분량인데, 그 분량을 늘리다 보니 당연스럽게 이야기가 지루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것은 이제 겨우 두 편의 영화의 시나리오를 직접 쓴 조앤 K. 롤링으로는 버거운 일이 될 수 밖에 없다. 소설은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고, 다양한 설정이 등장하더라도 그 자체로도 충분히 머리 속으로 상상하며 즐길 수 있지만, 엄연히 스크린으로 바뀌는 영화에서는 '가지치기'가 필요하다. 그래야 관객이 어느 정도 정리를 할 시간을 상영 중에 하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왜 팬들에게 실망감을 줬나

그러나 이 작품은 수 많은 캐릭터들에게 전사를 대사를 통해 부여하거나, <해리 포터> 시리즈를 모른다면 이해하기 힘든 '이스터 에그'를 계속 넣는 바람에 이야기가 뒤죽박죽되고 말았다. 그러다 보니 전체적인 영화 안에 빠지고 싶은 여유를 찾기 어려워진다. 예를 들어, '스캐맨더' 형제에게 사랑에 빠졌거나, 빠진 '레타'(조 크라비츠)는 '호그와트'를 잊지 못하는 팬들을 위한 추억팔이 용이자, 가족의 비밀을 역시 말과 회상으로 쭉 설명하는 캐릭터로 전락시킨다. 설명이 모두 끝나버리고, 필요의 의미가 없어진 '레타'의 마지막은 그래서 소름 끼친다.

 

차라리 지난 작품에서 '옵스큐러스'의 숙주로 부서져 버렸다면 전개가 편했을 '크레덴스 베어본'(에즈라 밀러)도 어떻게든 살아남아 '한국형 아침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어버리며, 전체적인 <해리 포터> 시리즈 세계관을 파괴했다. 그 정도의 인물이었다면, 그 가족의 가계도는 진작 공개되었어야 했고, 역사에 빠삭한 '헤르미온느'도 그런 상황임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다. 사실상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2017년)를 통해 원작 팬덤이 두 동강 나버린 것과 비슷한 실수였다. 하기야 데이빗 예이츠 감독은 이미 원작의 설정 파괴에는 일가견이 있었다.

이 영화는 왜 팬들에게 실망감을 줬나

한편, '내기니'(수현)의 역할도 '논란'을 만든 예고편을 위한 떡밥 그 이상, 그 이하를 하지 못했다. 수현의 대사는 자막으로는 페이드 인과 페이드 아웃되는 기준으로 6번 등장했으며, 그중 두 마디는 "크레덴스"였다. 그 외에는 '유튜브 영상'인 <솔직한 예고편>에나 나올 법한 '째려보기'로만 구성됐다.

 

이렇게 뒤죽박죽이다 보니, 원래 <신비한 동물사전>의 기획 의도 중 하나인 '신비한 동물들'을 만날 기회도 전편보다 줄어들고 만다. 그래도 이야기 전개와 별개로 IMAX 상영관에서만 관람할 수 있는 '프레임 브레이크' 효과는 지난 <신비한 동물사전>보다 적용이 잘 되어, '때깔이 참 곱게 나왔다'라는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동물들의 움직임과 마법의 효과가 좀 더 극대화되어 등장해, 그나마 아쉬운 이야기 전개를 상쇄시켰다. 그래서 2년 후엔 이 떡밥들을 어떻게 정리하게 될까?

 

글 : 양미르 에디터

2018.11.20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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