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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 ]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토닥토닥

by아트인사이트 (ART insight)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토닥토닥

꽃피는 계절 3월이다. 꽃이 피는 건 설레지만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노력과 아픔도 필요하기 마련이다. 3월은 무언가 시작하는 계절인 만큼 힘들고 피곤하다. 남들은 나름대로 세운 계획에 따라 앞으로 앞으로 가는데, 나만 제자리에서 못 벗어나고 있는 것 같아 이 계절이 마냥 설레고 좋지만은 않다. 겨울 칼바람에 웅크리고 있던 마음이 어느 새 따뜻해진 날씨에 기지개 좀 켜보려니 여기저기 뿌드득대지 않는 데가 없다. 마음보다 먼저 와버린 이 3월이 버거운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해줄 노래 몇 곡 소개하며 같이 힘내자고, 말하고 싶다.

아이유(IU) – 무릎 (미니앨범 [CHAT-SHIRE] 수록곡)

"나 지친 것 같아. 이 정도면 오래 버틴 것 같아."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아는 사람들에게는 따뜻한 자장가로 사랑받는 노래이다. 지난 jtbc 아이유 인터뷰 때 뉴스룸 엔딩 곡으로 나오기도 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잔잔한 피아노와 바이올린 선율, 그리고 아이유의 목소리로만 만든 이 노래는 듣는 이에게 조용한 위로를 건넨다.

"깊은 잠을 잘 거예요."

오래전부터 만성적인 불면증을 앓아 온 아이유에게는 그래서 ‘잘 자’라고 말하는 것이 조금 특별하다. 그는 상대의 숙면을 빌어주는 일이 가장 큰 사랑의 고백이라고도 말한다. 이 노래를 들으면 스트레스와 불안 때문에 자고 싶어도 잠에 들지 못하던 수많은 나날들의 괴로움이 전해진다. 그리고 다른 사람은 그런 아픔이 없었으면 하는 따뜻한 진심도 느껴진다. 각양각색의 고민과 불안으로 잠 못 이루는 이들에게, 머리 대고 잠깐이라도 푹 잘 수 있는 무릎이 되어주는 노래이다.

 

- 아이유 광주 콘서트 관련 기사 및 jtbc 뉴스룸 인터뷰 내용 참고

치즈(CHEEZE) – 퇴근시간 (1.5집 [PLAIN] 수록곡)

“우린 완벽하지 않고 가끔 억지도 부리는 걸. 때론 마음이 너무 아파 푹 주저앉고서 울곤 해."

펑키한 도입부가 먼저 귀를 사로잡고, 치즈만의 산뜻하면서도 매력적인 목소리로 채워지다가, 후반 약 3분가량은 오롯이 밴드의 재즈 연주를 감상할 수 있는 노래이다. 6분 30초라는 길이가 다소 길게 느껴질 수 있지만, 치즈의 목소리와 기타, 피아노가 돌아가며 이끄는 노래를 따라가다 보면 좋은 재즈 공연 하나를 들은 것만 같다. 비트나 멜로디가 무겁지 않고 굳이 감성을 자극하는 부분도 없어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노래이다.

“그대를 만난 날만큼 난 밝은 애가 아니에요.”

소리만 좋았다면 그저 훌륭한 연주로 그쳤을 이 노래가 ‘내 노래’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가사에 있다. 모두들 느껴보고, 생각했을 법 한 이야기. 그래서 뻔하지만 그럼에도 이건 나만 아는 이야기이다. 길 가다가, 버스나 지하철에서, 아무 이유 없이 그냥 울고 싶은 마음이 들어본 사람이라면 이 노래를 권하고 싶다. 남들에게는 이해받지 못하는 아픔 하나씩 갖고 집에 돌아가는 ‘퇴근 시간’에, ‘난 그대 우는 모습도 좋거든요’라는 그의 작은 진심은 가장 큰 힘이 된다.

가을방학 – 베스트 앨범은 사지 않아(Album Ver.) (3집 [세 번째 계절] 수록곡)

“예쁜 모습만 보이는 것도 나쁘진 않아. 하지만 나는 베스트 앨범은 사지 않아.”

두 가지 버전이 있는데 “세 번째 계절”에 수록된 버전을 좀 더 추천하고 싶다. 이 버전의 도입부에 나오는 맑은 피아노 소리가 기분을 좋게 하기 때문이다. 계피(가을방학 보컬)의 담백하고 포근한 목소리는 따스한 봄 날씨처럼 마음에 덮인다.

“사람이 다 똑같은 것은 아냐. 그치만 크게 다를 것도 없어.”

사람과 사랑에 대한 소소한 가사가 의외로 마음을 울린다. 우리는 언제나 다른 이들 앞에서 좋은 노래만 들려주는 베스트 앨범이고자 하지만, 사실 그 누구도 베스트 앨범일 수 없기에 상처는 필연적이다. 좋은 노래만 들으며 쌓인 기대는 곧 실망이 되고, 믿음은 배신이 되고, 노력은 물거품이 된다. 그러나 누구나 좋아하는 베스트 앨범은 그 누구에게도 '특별하지' 않다. 굳이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고 애쓰는 것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오히려 더 사랑스럽다는 진실을 말해주는 곡이다.

 

김해랑 에디터 rebef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