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리, 펜타곤

[컬처]by 아트인사이트 (ART insight)
빛나리, 펜타곤

다양한 노래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루에 꽤 많은 노래들이 발매되고 있는 것은 당장 신곡 목록만 보아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이처럼 아티스트들은 자신만의 곡을 세상에 내놓고 있지만 사실 대중들은 자신이 아는, 화제성이 있는 아티스트의 노래를 듣는 것이 일반적이다. 음악성이 아무리 좋고 노래가 완벽해도 대중들이 모른다면 그 노래는 온전히 빛을 발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이제 100위 차트 내에 드는 것, ‘차트 인’은 가수들에게 첫번째 목표로 자리잡았다.

 

펜타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짧은 공백기로 유명할 정도로 컴백이 잦았던 펜타곤의 목표는 ‘차트 인’이었다. 지치지는 않았을까, 초심이 변하지는 않았을까 팬들은 걱정했지만 그들의 목표는 변함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4월에 발매된 '빛나리'는 차트인에 성공했다. 물론 발매 된 후 바로 주목받은 것은 아니었다. 활동이 끝나갈 즈음 기적처럼 '빛나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20위까지 오르는 쾌거를 거두었다. Project. Rewind에서 다루고 있는, 아티스트들에게는 기적과도 같은 역주행 신화가 펜타곤에게도 일어난 것이었다.

펜타곤 ‘빛나리’

PENTAGON(펜타곤)_Shine(빛나리) [영상 출처 - Youtube 채널 '1theK(원더케이)']

너를 사랑하는 찌질이 찌질이

그래 나는 머저리 머저리

난 너한테는 거머리 겉절이

이 세상 너 하나면 돼

찌질이, 머저리, 거머리, 겉절이. '빛나리'에서 자신을 비유한 단어들이다. 조금 충격이다. 소년 이미지(‘빛나리’ 활동에 제한했을 때)를 한 남자 아이돌의 노래 가사가 겉절이, 거머리라니. 자신을 낮추는 노래 가사는 있었다만 이렇게까지 표현한 노래는 처음이었기에 흥미로우면서도 다소 당황스러웠다. 이런 특별하면서도 신기한 가사는 대중들에게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고 나 또한 덕분에 노래를 다시 찾아보게 되며 펜타곤에 대해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아, 자신을 낮추는 표현이 등장한다고 꼭 빅뱅의 '루저'처럼 조용하고 우울한 분위기의 노래는 절대 아니다. 오히려 빠른 템포, 유머스러운 동시에 격동적인 안무, 익살맞은 멤버들의 표정으로 노래는 밝고 유쾌함을 띈다. 게다가 이번 활동의 코디는 소년 이미지를 최대한 살린 리터치한 교복에 장난감 기타 등 별 갖가지 소품을 들고 나오는 컨셉으로, 소년들이 실제 뛰어놀다 들어가는 듯한 무대를 연출한다. 무대 영상 혹은 직캠, 세로 라이브 등을 보다 보면 마지막에 흥이 나서 안무에 얽매이지 않고 한껏 무대를 즐기다 가는 펜타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발랄해서 듣는 사람까지 기분을 좋아지게 만드는 ‘빛나리’의 노래와 무대는 메인보컬 후이와 진호의 시원한 보컬과 재기 발랄한 랩, 중독성 있는 훅으로 우리들의 봄을 한껏 꾸며주었다.

 

“열 번 찍어 넘어가지 않는 나무 없다”라는 속담은 보통 짝사랑 중인 사람에게 매우 희망적으로 쓰인다. 그러나 사실 이 속담은 찍히는 나무, 사람의 생각을 고려한 적 없다. 당연히 넘어가지 않는 나무도 있을텐데. 상대의 의사를 간과해버린 속담에 반박하듯이 '빛나리'는 기존 짝사랑 노래와 조금 달랐다. 오히려 좋아하는 사람을 뿌리 깊은 나무라고 표현하며 달라질 것이 없고, 달라지지도 말라며 부탁한다. 대부분 사랑해 달라고, 마음을 바꿔 달라고 애원할텐데 이 노래는 끝까지 상대방의 마음을 존중하고 자신을 낮추는 것이었다. 이러한 점은 “I’m only yours”라는 대사에서도 드러난다. 흔히 넌 내꺼야! 라고 말하는 보통의 생각과는 달리 펜타곤은 "난 너꺼야"라며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온전히 자신을 바친다. 아마 '빛나리'가 다시 주목받을 수 있던 큰 이유는 이렇게 섬세한 가사가 한 몫 했을 것이다.

빛나리, 펜타곤

펜타곤의 미니 6집 는 펜타곤 멤버들이 직접 만든 곡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빛나리'는 작곡 유망주로 주목받고 있는 리더 후이가 작곡에 참여했다. 후이가 왜 작곡 유망주라고 묻는다면, 프로듀스 101 시즌 2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노래 'Never' 뿐만 아니라 워너원의 데뷔곡인 'Never' 이 그의 이력이라고 읊어주면 증명이 될까. 작년 아이돌 계에서 큰 돌풍을 일으킨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2에 후이와 이던이 같은 소속사 가수 현아와 유닛을 이루었던 트리플H가 프로듀서로 등장한 적이 있다. 그리고 그들이 만든 노래 'Never'는 단순히 프로젝트 곡이었음에도 한참 음원 1위에서 물러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프로그램의 인기에 탑승했다기에는 오랜 시간 회자되었고 실제 아이돌 그룹의 노래였다면 연말 시상식에서 상을 받았을 것이라고 예측했던 반응을 보면 곡 자체로도 인정받을 만한 명곡이었음이 분명하다. 또한 워너원의 데뷔를 빛나게 해주었다고 평가받는 곡 'Energetic'은 2017년 여름 최고의 히트곡으로 뽑힐 정도로 그 인기를 인정받았고 아직까지도 차트에 자리잡고 있다. 후이는 이렇게 꾸준히 작곡 작업을 해오면서 대외적으로 그룹을 알렸을 뿐만 아니라 펜타곤과 잘 어울리고 매력을 확실히 살릴 수 있는, 그리고 대중들이 열광하는 무언가를 잘 엮어 앨범들을 매우 알차게 채워왔다.

펜타곤 OFF-ROAD

PENTAGON(펜타곤)- 'OFF-ROAD' Stagemix(3 stages - 6 clips in 1) [영상 출처 - Youtube 채널 'yumi le']

지나간 시간을 되돌아 나 후회해도

지금은 두 배로 더 빛나는 눈에 분주해

조바심에 지쳐도 독한 말을 들이켜도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다 너잖아

그렇다고 후이만 곡 작업에 참여하는가. 결코 아니다. 전 곡 자작곡으로만 이루어진 미니 앨범이 두 개나 있을 정도로 펜타곤 멤버들은 각각 자신만의 스타일이 담긴 수록곡을 탄생시켰다. 그리고 그 중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을 울렸던 것은 멤버 키노의 작곡, 작사 곡이었다. 누군가를 위로하거나 시인과 같이 아름다운 단어들로 상대방을 표현하는 섬세한 가사를 담았기 때문이랄까. 펜타곤에 대해 더 알고 싶어 모든 노래를 듣고 있을 때 가사에 감탄하게끔 한 것이 그의 노래들이었다. 멜로디가 우울하거나 올드하지도 않다. 음악성을 인정받기에 충분하면서도 아이돌만의 느낌을 물씬 담은 트렌디한 노래들이 그로부터 탄생했다.

 

이번에 소개하는 'OFF-ROAD' 또한 멤버 키노의 자작곡이다. Off-road. 일반적이고 공식적인 도로를 조금 벗어난, 즉 불완전한 사람들을 위한 노래이다. 여기서 등장하는 ‘나’와 ‘너’는 정확히 어떤 사이인지는 모른다. 그러나 절망적인 상황, 커다란 파도에 숨쉬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들은 서로를 잡아주고 이끌어주며 다시 일어나게끔 하는 계기가 된다.

"다치지마 넌 고결한 하나뿐인 빛"

청춘들을 위로하는 노래는 정말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을 아름다운 단어로 한껏 표현해낸 노래였기에 인상적이었다. 반전 있게도 이 노래의 멜로디는 의지를 보여주듯이 꽤 강렬하고 빠른 비트를 담아 세상에 소리치는 느낌을 준다. 게다가 ‘너’라는 가사가 자주 등장해 그들과 직접적으로 의지가 되는 것만 같은 사이로 착각하게끔 한다. 키노 또한 청춘들을 위로하는 의도뿐만 아니라 펜타곤과 팬들의 유대적 관계를, 힘들 때 서로에게 의지해도 된다는 점을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었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펜타곤 ‘Violet’

PENTAGON(펜타곤)_VIOLET [영상 출처 - Youtube 채널 '1theK(원더케이)']

너의 말들은 꽃처럼 아름다웠고

난 네가 담고 있던 색을 기억해

색 중에서 가장 알 수 없는 색을 고르라고 한다면 단연 1위는 보라색이지 않을까. 신비하면서도 오묘함의 대명사로 꼽히는 보라색은 예전부터 여러가지 의미로 해석되어 왔다. 황순원의 ‘소나기’에서는 죽음의 복선이 되기도 하고 영화 ‘라라랜드’에서는 꿈과 같은 황혼을 표현하는데 쓰이기도 했다. 이처럼 보라색은 긍정적, 부정적 의미, 그리고 차가움과 따뜻함이 공존하는 참 어려운 색깔이다.

 

키노의 가사들은 시인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고 언급했듯이 'Violet'이 그렇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헤어짐을 다루고 있지만 색에 비유했다는 점에서 뻔한 이별 노래와는 조금 다르다. 그 사람이 떠나감과 동시에 그가 지니고 있었던 색, 보라색은 사라져 자신은 이제 아무런 색과 의미가 없어졌다고 말한다. 왜 하필 보라색이었을까. 세상에는 참 많은 이별이 있겠지만 가끔 ‘아름다운 이별’이라고 칭할 때가 있다. 이별이 아름다울 수 있는지 그 가능성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분명 누군가에게는 그런 추억으로 남을 수 있기에 모순되는 두 단어가 붙어서 사용되는 것이겠다. 보라색은 이 모순적인 단어, 아름다우면서도 슬픈 이별을 담을 수 있는 유일한 색이었기에 대입한 것이 아닐까 짐작해 본다.

 

'Violet'은 감성적인 가사에 따뜻한 보컬과 멜로디가 더해져 전체적으로 포근한 분위기를 준다. 인트로 부분과 마지막에서 반복되는 멜로디들은 노래에 여운을 남기며 2절이 끝난 후 정적인 순간 튀어나오는 유토의 시그니처 사운드 ‘유토다’가 유독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곡이다. 특히 강약을 굉장히 자유자재로 다룬 노래라고 생각되는데, 감미로운 보컬과 힘 있는 랩들의 반복은 노래에 다채로움을 더했다.

빛나리, 펜타곤

개인적으로 펜타곤의 노래들을 듣다 보면 이던의 랩이 노래에 묘미를 더해준다고 느낀다. 특히 '빛나리' 노래나 무대에서 그는 유독 돋보이는데, 인트로 파트를 누구보다도 맛깔나게 살려 처음 본 사람에게도 기억에 남을 수 있는 독특한 캐릭터이다. 또한 아이돌 계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독보적인 캐릭터, ‘병약미’를 가진 이던은 일명 숙취 메이크업이라고 불리는 이가리 메이크업을 찰떡같이 소화해내기도 하고 목소리조차 평범하지 않아 그만의 랩을 선보인다. 참 매력적인 특징들을 잔뜩 지닌 사람이다. 이 때까지 아이돌 판에서 이런 사람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은근한 매력을 가진 그는 심지어 작사가로서도 활약하고 있다. 후이가 탄생시킨 명곡들은 대부분 이던이 작사가로 함께 한 결과물들이며, 평범한 가사를 쓰고 싶지 않다고 앞으로의 작사 활동에 대해 인터뷰에서 언급한 적도 있었다. 쏟아져 나오고 있는 포화 상태의 아이돌 계에서 존재감 자체만으로 매력을 뽐내는 이 사람을 어떻게 안 좋아하고 배길 수가 있나.

빛나리, 펜타곤

펜타곤, 솔직히 조금 어렵고 친숙하지 않은 이름이지만 사실 그룹에서 추구하는 바를 담은 중요한 이름이다. 오각형을 의미하는 펜타곤은 아이돌이 갖추어야 할 다섯 가지 요소 보컬/랩, 댄스, 팀워크, 끼, 마인드를 완성하여 완벽한 그룹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야심 찬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리고 7명의 멤버들은 그룹 명에 부끄럽지 않도록, 완벽한 그룹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2016년에 데뷔하여 약 2년의 시간동안 미니 6집까지 나온 앨범 수만 보아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꾸준히 달려온 이들에게 ‘차트인’이라는 한 줄기의 빛과 같은 소식이 들려왔고 그것은 그들의 노력에 비해 결코 과분하지 않은 결과였다.

 

빛나리. 차트인이라는 꿈을 처음으로 이루어준 이 곡은 펜타곤의 도약에 발판이 될 것이자 빛날 그들의 미래를 암시한 것이 분명하다. 노래 제목을 따라간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자신을 녹여낸 노래들로 가득한 펜타곤의 앨범들이, 긍정적인 에너지를 한껏 전달하는 그들의 무대가 ‘빛나리’를 통해 대중들에게 한 발자국 더 가까워졌길 바란다. 빛나리, 펜타곤!

 

이미지 출처 : 펜타곤-빛나리 MV, 펜타곤-Like this MV, 펜타곤-Gorilla MV

 

맹주영 에디터

2018.06.12원문링크 바로가기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 입니다.
채널명
아트인사이트 (ART insight)
소개글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 입니다.

    Copyright © ZUM internet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