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캔버스 삼아 '대지예술'

[컬처]by 아트인사이트 (ART insight)

대지예술만의 특색을 살펴보자

 

어마어마한 규모, 압도적인 웅장한 분위기, 숭고함의 최절정이 느껴지는 예술 장르가 있다. 바로 ‘대지예술’이다. 대지예술은 지구 표면 위나 표면 자체, 또는 표면 내부에 어떤 형상을 디자인하여 자연 경관 속에 작품을 만들어내는 예술을 의미한다. (출처 : 위키 백과) 그 어떤 예술도 대지예술이 가지는 규모는 따라잡을 수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넓은 자연 환경을 중심으로 구획을 나누지 않고 모두와의 융화를 토대로 미를 뿜어내기 때문이다. 대표 작품들을 살펴보며 대지예술의 의미를 되새겨보도록 하자.

 

땅, 암석, 토양 위 자연 등을 소재로 예술화 시킨 것이 대지예술이다. 1960년대 말 독일과 미국 영국에서 성행했던 한 장르이다. 대지예술은 당시 성행하던 미니멀 아트에 대적하여 등장하게 되었다. 표현의 주관성을 억제하여 일시적 성격을 가진 예술인 미니멀 아트를 부정하며 나타난 것이다. 오직 물질만이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인식에서 자연 즉 물질 보다 훨씬 큰 범주도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새로운 인식을 이끌어 냈다.

Nancy Holt

자연을 캔버스 삼아 '대지예술'

'sun tunnels', 1976

이 작품은 '태양 터널'이라는 작품이다. 유타주 사막에 지름이 9피트, 길이는 18피트인 굉장한 규모의 콘크리트 관을 설치했다. 이 관은 총 네 개로 이루어져 있고 일출, 일몰을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태양의 방향에 맞게 배열되어 있다. 또한 별자리를 볼 수 있도록 터널 표면에 작은 구멍들을 뚫어놓았다. 자연의 섭리에 맞게 작품을 설치하여 대지예술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태양 터널>은 발걸음이 많지 않은 사막에 작품을 설치되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태양 터널'을 통해 숨겨진 공간을 발굴하고 느끼지 못했던 미를 선사한 것이다. 또한 작품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자연의 위대함과 소중함을 부각시켜 자연의 의미를 되새기게끔 한다. 작품 즉 예술이 매개체가 되어 자연과 인간을 연결시켜 주고 함께 살아가야 하는 공동체임을 깨닫게 했다고 볼 수 있다. 자연에 인위적인 요소를 투입하여 이와 같은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한 셈이다.

Robert Smithson

자연을 캔버스 삼아 '대지예술'

'Spiral Jetty', 1970

다음은 대표적인 대지예술가인 로버트 스미슨의 작품이다. 그는 6650톤이나 되는 돌로 전체 길이 약 457.3m의 나선형 방파제를 소금 호수에 설치했다. ‘소금 호수’에 설치되었다는 점에 주목해 보아야 한다. 그 이유는 시간이 지나면서 방파제는 소금에 의해 변형되어 부식되거나, 생물이 번식하며 사라지기 때문이다. 작가는 이 점을 강조하며 예술은 ‘인간의 허영으로 영원히 남을 예술’이 아닌 ‘풍화와 침식 속에 자연스레 사라질 예술’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예술이라고 말한다.

 

작가는 'Spiral Jetty'를 통해 크게 두 가지 이야기를 전하려 했다. 먼저, 자연의 위대함을 보여주고자 했다. 인간이 행하는 힘과 조작으로 절대 자연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자연의 규칙 체계는 우리의 능력 밖의 것이기 때문에 이를 인위적으로 변형시켜서는 안 된다는 경고를 준다. 그리고 자연의 재생력과 생명력을 현대인들에게 교육적 메시지로 담았다. 그는 현대 문명이 발전하며 인간은 점점 후퇴해간다고 생각했다. 작품을 통해 어떤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들만의 순리를 이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어, 우리도 현재에 안주하거나 좌절하지 않기를 바랐다.

Chris drury

자연을 캔버스 삼아 '대지예술'

'Jirisan Tea Line', 2016

작품 제목이 낯설지 않다. ‘지리산 티 라인’. 그는 영국의 유명한 대지예술가이다. 2016년, 지리산 국제환경 생태예술제에 초대되어 작품을 전시하였다. 지리산 하동만의 자연적 특성에 영감을 얻어 제작했다. 하동이라는 한 공간 내에 모두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모습에 감명을 받고 이를 예술로 승화시켰다. 자갈밭 중간에 일정하게 나열된 돌 12개를 놓고, 그 돌 사이를 흐르는 물을 차나무로 표현하였다. 졸졸졸 흐르는 차나무는 돌에 활력을 불어 넣고 하동의 자연들과 연결된다.

 

그는 평소 자연을 캔버스 삼아 자연만의 고유한 특성을 살려 감상자들에게 새로운 안목을 선사한다. 각 공간의 특성과 역할에 집중해 그 곳에 걸 맞는 이야기를 전하려 한다. 이번 작품도 마찬가지로 지리산 하동 그 자체를 담았다. 보존된 자연, 원시 생태의 자연이 존재하는 지리산만의 특징이 나타난다. 또한 그의 작품은 공공 예술의 역할을 한다. 일상이 예술이 되고 예술이 일상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자연이라는 소재를 이용하기 때문에 예술과 일상 사이의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그는 자연, 예술, 사람 이 셋을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도록 하였다.

 

대지예술의 차별 점은 자연에 어떤 인위적인 요소를 투입하거나, 자연 그 자체의 모습에 집중한다는 점이다. 이 과정을 통해 자연의 변화에 집중하거나, 그대로의 자연에 집중할 수 있다. 쉽게 둘러볼 수 있는 자연에 의미를 불어넣어 특별해진다는 것이다. 알고 있던 것들이 다르게 보일 수 도 있고, 인지하지 못했던 것을 깨우칠 수도 있다. 이를 되새기며 대지예술만의 색다른 매력을 느껴보는 것이 어떨까.

 

문화리뷰단 고지희

2018.11.0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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