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보면 두 번 보고 싶은 종로구 미술관 투어

[여행]by 아트인사이트 (ART insight)
한번 보면 두 번 보고 싶은 종로구

ⓒyouminPark.2016

사람이 많은 도시에 사는 삶이 좋으면서도 싫은 순간이 있다. 어딜가나 사람도, 눈도, 말도 많았을 공간 속에서 오롯한 내 공간까지는 만들지 못하더라도ㅡ잠깐 동안의 시간을 내어 내 공간처럼 여길 수 있는 장소를 찾는 것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내 발길이 자주 닿는 곳은 미술관이었다. 작품이라는 사물 혹은 물건 앞에서 모두들 암묵적으로 숙연할 의무가 있는 듯한 공간. 숨을 조용히 내쉬고, 눈을 가만히 깜빡이고, 손톱을 나지막히 내려다볼 수 있는 시간이 어색하지 않는 공간. 나는 그런 장소를 미술관 혹은 갤러리 속에서 찾아냈다.

 

서울 근방을 돌아다니며, 처음 간 곳 보다는 여러번 가게 되는 미술관이 생겼다. 공간에도 사람의 취향이 배기는 법인가 보다. 오늘은 내 취향배긴 곳을 조심히 소개해보고 싶다.

1. 서울특별시 종로구 - 박노수 미술관

한번 보면 두 번 보고 싶은 종로구
한번 보면 두 번 보고 싶은 종로구

ⓒyouminPark.2016

가장 최근에 가봤던 미술관인 종로구의 박노수미술관은 화가 박노수의 가옥을 보수하여 구립미술관으로 만들었다. 내가 갔던 날의 전시는 박노수미술관 개관3주년 기념전시였던 [취적-피리소리]展이 전시되고 있었다.

 

오래된 사옥에서 느낄 수 있는 정겨움과 더불어 박노수의 동양화에서 풍겨나오는 고풍스러움이 더해진 인상 깊은 전시였다.

 

사옥을 보수해서 만든 미술관은 처음이었던지라, 삐걱거리는 나무계단이나 욕조 위에 새겨넣은 작가의 약력 같은 것들이 신선하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한번 보면 두 번 보고 싶은 종로구

ⓒyoumin Park.2016

또한 박노수미술관 앞으로 펼쳐지는 작은 정원을 살펴볼 수도 있다. 뒷마당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따라 언덕을 올라갈 수도 있고, 그 언덕 위에는 미술관의 다락방, 지붕과 서촌 전반의 풍경을 볼 수가 있다.

 

조용하고 정적인 느낌, 고즈넉한 전시 분위기와 더불어 박노수라는 작가 그리고 그 작품에 대해 완전히 빠질 수 있었던 좋은 전시였다.

한번 보면 두 번 보고 싶은 종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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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으로 찾아보는 박노수의 그림은 내가 봤던 그 작품이 맞나 싶을 정도로 다른 인상이었기 때문에, 실제로 작품을 눈 앞에서 마주 했었을때 알아보지 못했다. 이런 경험을 자주 하다보면 미술관에 갈 이유가 없다 하더라도 자주 발걸음을 하게 되는 듯하다.

2. 서울특별시 종로구 - 서울미술관

한번 보면 두 번 보고 싶은 종로구
한번 보면 두 번 보고 싶은 종로구 한번 보면 두 번 보고 싶은 종로구

ⓒyouminPark.2016

부암동에 위치한 서울미술관. 지하철을 타고 마을버스를 타고 찾아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찾기에는 조금 번거로울지 모르겠지만 한번 갔다 오고 나서는 다시 한번 찾고 싶었던 미술관이기도 했다.

 

내가 갔었을 적에는 이중섭전시와 더불어 몇개의 전시를 층으로 나뉘어져 하고 있었다. 이중섭전은 다소 아쉬움이 있었지만, 서울미술관 전시관람과 더불어 석파정이라는 곳을 갈 수 있었기 때문에 그 점이 가장 만족스러웠다. 석파정은 조선말기 흥선대원군과 이하응의 별서로 서울무형문화재로 등록되어있으며, 서울미술관에서는 석파정과 더불어 미술관 정원을 아름다운 설치미술과 더불어 만들어놓았다.

한번 보면 두 번 보고 싶은 종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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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이 비교적 마을에서 높은 곳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불편한 신발을 신고가는 것 보다는 편한 복장으로 가기를 추천하고 싶다. 숲 속으로 길을 낸 오솔길과 벽화들을 감상하기 위한 공간으로도 충분한 아름다운 곳이다.

한번 보면 두 번 보고 싶은 종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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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서울특별시 종로구 - 환기미술관

한번 보면 두 번 보고 싶은 종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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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보면 두 번 보고 싶은 종로구
한번 보면 두 번 보고 싶은 종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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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화가들중에서도 단연 애정하는 화가였다. 그의 작품을 눈으로 직접 관람하게 되었는데, 대단한 충격과 감동을 받았다. 더불어 그에 대해 꾸준하게 관심을 가지다 보니, 서울에 이런 미술관도 있었나 싶었다. 한 화가와 그의 일생에 대해 집중해보고 작품에 대해 집중하는 식의 전시를 좋아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미술관 전반의 인테리어나 디자인 분위기도 눈여겨보는 편인데ㅡ 그런점에 있어서 환기미술관은 아기자기하게 전시하는 듯한 느낌이었고, 잘 꾸며놓은 정원이 또한 인상깊었다.

 

김환기와 그의 아내 부부의 삶에 대한 이야기 또한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회자되어지는 것을 보고 있자니 이중섭부부와 백남준부부의 이야기도 생각이 난다. 아무래도 요즘 트렌드가 예술가부부에 맞춰지고 있는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환기미술관 가는 길 까지의 카페나 음식점을 둘러보는일도 재미있는 일이었다. 크고 넓은 뷰를 자랑하는 카페는 아니지만, 아기자기한 공방을 운영하는 가게도 있고 수제쿠키나 빵을 만들어 파는 가게들도 자리잡고 있으니 구경하는 일도 재미있을 것 같다.

4. 서울특별시 종로구 - 갤러리현대

한번 보면 두 번 보고 싶은 종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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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minPark.2016

한번 보면 두 번 보고 싶은 종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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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보면 두 번 보고 싶은 종로구

갤러리현대에서 하는 전시는 나빴던 적이 없었다. 올해 초 김환기전시도 그랬고, 서세옥전이나 백남준전 또한 그랬다. 아마 유명세가 있는 작품의 전시를 하기 때문에 퀄리티가 보장되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백남준 전시같은 경우는 무료로 진행되기도 했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쪽으로 걸어가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찾기 어렵진 않으리라 생각한다. 앞서 소개했던 곳들과는 다르게 미술관은 아니지만, 좋은 전시를 늘 꾀차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한번쯤은 들어가서 관람해도 괜찮을 곳이라고 생각한다.

 

미술관을 돌아다녀보면서 각 전시마다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해보는것도 재미있는 전시보는 나름의 노하우가 된다.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여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있는지, 어떤 점에 집중하여 조명하고 있는 전시인지 그 특징에 따라 전시와 공간은 확연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더불어 나와 같은 시간과 장소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둘러보는 일도 재미있는 구경이다.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각자 하고 있는 생각들이나 느낌들을 들어보면서 어떤 미술관에서는 이랬는데, 여기서는 이렇더라 하는 생각들을 간접적으로도 공유할 수 있게 된다.

 

글을 쓰다보니 종로구 위주의 미술관/갤러리 투어가 되었다. 미술에 대해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법한 전시를 다룬것도 사실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공간에 내가 좋았으니까 좋았던 곳을 권유해보고 싶었다. 하루 날을 잡고 종로구 주변의 미술관과 전시전을 보러 다니는 것도 미술에 대해 하루종일 생각해보는 좋은 시간이 될 수 있을 듯 하다.

 

[박유민 에디터 dbals4545@naver.com]

2016.09.30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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