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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드 ]

가을 음식의 속설,
진실은 따로 있다?

by아시아경제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전어의 맛, 사실일까

가을 음식의 속설, 진실은 따로 있다

전어구이(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가을 여행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풍성한 먹을거리다. 특히 가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은 전어다. 24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노동계 대표들을 초청해 가진 만찬에서도 전어가 나왔다. 청와대는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가을 전어"라며 '양 노총의 노사정위 복귀'를 바란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정말 가을 전어는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하는 맛일까. 전어를 둘러싼 속설들에 대해 알아봤다.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속담은 기름진 전어를 굽는 고소한 냄새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전어를 구워 먹는 가을이면 추수 걱정에 집 나간 며느리가 돌아온다는 의미라는 주장도 있다. 예로부터 팍팍한 시집살이가 반영된 것은 매한가지지만 전어구이 먹고 싶어서 보다는 농사 걱정에 집에 돌아온다는 해석이 더 그럴듯하다.

 

흥미로운 것은 일본에서는 전어 굽는 냄새를 질색한다는 것이다. 전어구이도 먹지 않는다고 한다. 이는 전해지는 얘기와 관련이 있다. 옛날 한 노인이 외동딸을 바치라는 영주를 속이기 위해 딸이 죽었다며 화장했는데, 이때 관에 시신 대신 전어를 넣고 태웠다는 얘기다. 이 얘기 때문에 전어 굽는 냄새를 시신을 태우는 냄새라고 여기기도 한다는 것이다.

 

전어의 맛과 관련된 속담은 또 있다. '가을 전어는 깨가 서 말'이라는 것. 깨 서 말을 먹은 것만큼 고소하다는 얘기다. 말은 곡식 등의 부피를 잴 때 쓰는데 한 말은 약 18리터에 해당한다. 서 말이면 54리터 정도다. 가을 전어는 깨를 가득 채운 1.8리터 생수병 30개를 먹어야 느낄 수 있는 고소함을 품고 있다는 표현인 셈이다.

 

전어의 이름에 대한 속설들도 많다. 전어는 돈 전(錢)자를 쓴다. 너무 맛있어 돈 생각하지 않고 사는 생선이라는 뜻이다. 실학자 서유구는 '난호어묵지(蘭湖漁牧志)'에 이렇게 설명했다. "상인들이 소금에 절여서 서울로 가져와 파는데 신분의 높고 낮음을 떠나서 모두 좋아한다. 사는 사람이 값을 생각하지 않고 사기 때문에 전어(錢魚)라고 한다." 다른 설명도 있다. 정약전은 '자산어보(玆山魚譜)'에 화살 전(箭)자를 써서 전어를 표기했다. 화살촉처럼 생겼다는 의미다.

 

전어는 인기가 높아지면서 자연산만으로는 수요를 맞추기 어려워 2000년 초반부터 양식이 되고 있다. 하지만 식당에선 자연산과 양식 전어를 구분해 파는 경우가 드물다. 자연산 전어는 입술이 흰색이지만 양식은 붉은색이다. 또 자연산은 꼬리가 노랗고 양식은 검은빛을 띤다. 쉬운 구분법도 있다. 수족관의 전어 크기가 천차만별이면 자연산, 일정하면 양식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