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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6살 꼬마의 ‘명왕성 행성 지위 복귀’ 주장, 회복 가능할까?

by아시아경제

NASA와 IAU '행성 정의' 입장 대립 첨예…명왕성 인정하면 '달'도 행성

6살 꼬마의 ‘명왕성 행성 지위 복귀

명왕성 [사진제공=NASA]

[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최근 아일랜드의 한 6살 소녀가 ‘명왕성’ 행성 지위 복귀를 요구해 명왕성 지위 복귀에 대한 논란에 또 한번 불을 지폈다.

 

아이리쉬타임스는 6살 소녀가 미국항공우주국(NASA)에 명왕성을 태양계 행성에 복귀시켜 달라는 편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 소녀는 편지에 “명왕성도 수성, 금성, 지구 등과 똑같은 행성이다. 작은 행성이라 할지라도 그 누구도 행성을 쓰레기통에 넣을 수는 없다. 이 문제를 고쳐 달라”고 적었다.

 

이 편지에 NASA에서 명왕성 탐사선 ‘뉴호라이즌스’를 이끄는 칼리 호웻 박사는 “나는 명왕성이 행성이라는 것에 동의하지만 몇몇 사람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우리에게 명왕성은 매우 중요하지만 아마 명왕성은 지구가 뭐라 부르든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NASA 행성과학국 제임스 그린 국장은 “나도 명왕성이 멋진 행성이라는 것에 동의한다”며 “명왕성은 크기에 상관없이 계속 연구할 필요가 있고 그만큼 매혹적인 곳”이라고 답했다. 또 “열심히 공부해서 나중에 NASA에서 만나자”고도 덧붙였다.

6살 꼬마의 ‘명왕성 행성 지위 복귀

명왕성을 공전하는 카론 [사진제공=NASA]

명왕성은 1930년 미국의 천문학자 클라이드 톰보에 의해 발견된 행성이다. 톰보는 눈으로 일일이 패턴을 관측해 사진에 찍힌 수천 개의 별 사이에서 움직이는 점 하나를 찾아냈고 그 점이 지금의 명왕성이 됐다. 당초 명왕성은 달보다 5배 이상 크다고 알려졌었다. 하지만 1978년 위성인 카론의 관측으로 명왕성의 질량은 지구의 0.24% 수준이며 직경도 달의 3분의 2 수준이란 것이 밝혀지면서 명왕성의 행성 자격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이때만 해도 학계의 대선배인 톰보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이의제기를 자제하는 분위기였고 최초로 행성 발견에 성공한 미국이 명왕성의 행성 지위 보호를 위해 지속 노력했기 때문에 논란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는 계속 미뤄져 왔다.

 

하지만 마이클 브라운 교수가 2005년 명왕성과 비슷한 궤도에서 명왕성보다 크기가 큰(향후 명왕성과 크기가 같다고 밝혀졌다.) ‘에리스’를 발견하면서 명왕성 재분류 작업이 시작됐다. 태양계 10번째 행성으로 에리스를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자 국제천문연맹(IAU)이 행성의 정의를 재정리한 것이다. IAU는 비슷한 크기의 천체가 지속 발견될 가능성이 크고 이때마다 태양계 행성으로 인정해줘야 해 행성 지위에 대한 정의를 보다 명확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게다가 명왕성을 발견한 톰보도 사망한 뒤였다.

 

명왕성은 IAU가 제시한 행성 조건에 미달했고, 결국 에리스와 함께 ‘왜소행성’으로 분류되면서 정식 명칭도 ‘134340’란 번호로 바뀌게 됐다. 왜소행성은 태양을 중심으로 돌고 크기가 충분하고 거의 구(球)형이어야 한다는 조건은 행성과 동일하다. 하지만 행성의 필수조건인 자신의 궤도 근처에서 다른 천제에 비해 월등하게 큰 천체에는 해당되지 않는 천체를 의미한다.

6살 꼬마의 ‘명왕성 행성 지위 복귀

뉴호라이즌스호와 명왕성 [사진=NASA 제공]

미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은 당시 태양계 행성 9개 중 유일하게 자국이 발견한 행성이었기 때문에 NASA를 포함한 많은 미국인들은 IAU에 강력하게 항의했다. 당시 뉴호라이즌 임무의 책임자였던 앨런 스턴은 “새로운 정의를 엄격히 적용하면 지구, 화성, 목성, 해왕성도 행성 자격에서 박탈돼야 맞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지금도 미국에서는 톰보의 고향인 일리노이주와 그가 명왕성을 발견한 천문대가 위치한 뉴멕시코주는 명왕성을 행성으로 인정하고 ‘명왕성의 날(3월 13일)’을 제정하기도 했다.

 

앨런 스턴을 필두로 NASA의 일부 학자들은 지난해에도 행성의 정의를 새로 정립해 명왕성을 다시 행성으로 복귀시켜야 한다는 내용의 제안서를 IAU에 제출했다. 제안서는 ‘대중들은 명왕성을 ‘행성’으로 여기며 많은 우주과학자들이 명왕성의 퇴출 이후 행성이 아니면 과학적 탐구를 할 만큼 흥미롭지 않다고 생각하게 됐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IAU는 아직 공식적인 답변은 하지 않은 상태이며 만약 이 제안서가 수용된다면 달이나 토성의 위성 '타이탄' 등도 행성에 추가된다. 다만 대부분의 유럽 학자들은 한번 결정한 행성의 정의를 바꿀 논리와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행성 복귀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