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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만선의 기쁨일까…
죽방렴엔 'V' 금빛 물결

by아시아경제

사천-한려수도 짜릿한 풍경 담아 오가는 '바다케이블카' 개통·죽방렴, 실안낙조, 다솔사 등 볼거리 풍성

만선의 기쁨일까… 죽방렴엔 'V' 금

거친바다에 설치된 죽방렴은 삶의 현장이자 한 폭의 그림이다. 바다케이블카 상부정류장이 있는 각산전망대에서 바라본 실안해안 죽방렴에 노을이 내려앉았다.

만선의 기쁨일까… 죽방렴엔 'V' 금

징검다리를 잇듯 섬과 섬을 건너는 삼천포대교의 야간조명이 황홀한 빛을 토해낸다

만선의 기쁨일까… 죽방렴엔 'V' 금

지난주 개장한 국내 최장 해상 케이블카인 '바다케이블카'가 사천의 명물로 떠오르고 있다

만선의 기쁨일까… 죽방렴엔 'V' 금

'바다케이블카'가 한려수도 위를 지나고 있다

만선의 기쁨일까… 죽방렴엔 'V' 금

실안해안길에서 만난 풍경

만선의 기쁨일까… 죽방렴엔 'V' 금

실안노을길의 바다카페

만선의 기쁨일까… 죽방렴엔 'V' 금

징검다리를 잇듯 섬과 섬을 건너는 삼천포대교의 야간조명이 황홀한 빛을 토해낸다

만선의 기쁨일까… 죽방렴엔 'V' 금

삼천포항 풍경

만선의 기쁨일까… 죽방렴엔 'V' 금

대방진굴항 인근에 있는 대교공원.

푸른 어둠이 내려앉았습니다. 등대가 불을 밝히자 한려수도에 둥지를 튼 크고 작은 섬들도 하나 둘 어둠을 깨웁니다. 징검다리를 잇듯 섬과 섬을 건너는 삼천포대교의 야간조명이 황홀한 빛을 토해냅니다. 각산 봉수대에서 내려다보는 삼천포대교와 한려수도 일대는 통쾌할 정도로 장대합니다. 그 옆으로 얼마 전 개통한 '사천바다케이블카'가 짜릿한 풍경을 담아 오가고 있습니다. 출렁이는 파도 옆 해안길을 따라 달리는 차량들은 느릿느릿 경치 삼매경입니다. 노을이 물결을 따라 춤을 추면 죽방렴을 따라 고기잡이 나선 배는 힘찬 뱃고동 소리와 함께 돌아옵니다. 고즈넉한 절집 다솔사에는 차향이 그득합니다. 무르익은 봄날, 사천이란 지명보다 삼천포가 더 친숙한 그곳으로 떠나봅니다. 바다를 물들이는 아름다운 실안낙조가 있고 차향 가득한 절집 이야기도 좋습니다. 하지만 14일 개통한 국내 최장 '해상케이블카'가 가장 핫합니다.

바다와 산을 누비는 '바다케이블카', 한려수도 황홀한 풍경 담아

사천에는 남해 일대의 한려수도를 조망하는 최고의 전망대가 있다. 엎드린 용의 뿔처럼 생겼다고 해서 이름 지어진 각산(408m)이다. 삼천포항 서쪽에 바다를 끼고 솟은 각산은 노을이 아름답기로 이름난 실안해안을 둘러싸고 있다.

 

전망대에 서면 남해의 풍경이 장쾌하게 펼쳐져 숨이 탁 트인다. 사천에 속한 섬뿐만 아니라 사량도, 수우도, 두미도 등 아름답기로 유명한 통영의 섬들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보는 해 질 무렵 한려수도의 낙조나, 해가 지고 난 뒤의 밤바다는 황홀하다. 지족해협의 바다 곳곳에 V자 모양의 나무를 꽂은 전통어업인 죽방렴이 보인다. 그 사이로 작은 고깃배들이 소리 없이 미끄러진다. 바다에 푸른 어둠이 내리고 사천에서 남해도로 이어지는 교각에 불이 밝혀질 때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이런 풍경을 이젠 쉽고 간단하게 즐길 수 있게 됐다. 각산 정상까지 단숨에 오르는 '사천바다케이블카'가 지난주 운행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케이블카의 상부 정류장은 각산 정상에 있고 하부 정류장은 삼천포 대교가 거쳐 가는 작은 섬 초양도에 있다. 케이블카는 이 두 곳 사이의 2.43㎞ 구간을 오간다. 한 바퀴 도는 데만 약 25분이 걸린다.

 

바다케이블카는 탑승시 심장이 요동치는 두려움은 출발과 동시에 탄성으로 바뀐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수려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넘실거리는 쪽빛 바다를 유유히 떠다니는 작은 배들, 빨간풍차가 아름다운 청널공원과 마도, 저도 등 한려수도의 섬이 지나간다. 창선ㆍ삼천포대교의 화려함과 죽방렴을 내려다보는 모습은 탄성이 절로 난다. 수시로 변하는 풍경을 제대로 만끽하고 싶다면 바닥이 유리로 된 '크리스탈 케빈'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실안낙조-노을길 따라 붉게 물들인 바다와 만나다

바다케이블카를 타고나면 실안노을길을 달려보자. 이순신바닷길 중 4코스다. 총거리 8km로 삼천포대교에서 시작해 모충공원까지 이어지는 해안길이다. 삼천포대교를 내려서 만나는 대교공원에는 '일몰이 아름다운 거리'라는 이정표와 함께 거북선이 있다.

 

실안낙조를 만나기 위해서는 삼천포대교를 뒤로 하고 노을길을 따라 가야한다. 이내 바다 한가운데 나무 말뚝을 박아 만든 죽방렴을 만난다. 죽방렴은 조류를 이용해 물고기를 잡는 방식으로 말뚝을 V자로 벌려두고 끝에 원통형 대발을 설치한다. 우리나라에서 바다 물살이 가장 센 곳은 해남과 진도 사이의 울돌목이고 그 다음이 삼천포 대교가 있는 사천 앞바다다.

 

서산으로 해가 지기 시작했다. 따뜻한 느낌의 색상이 온 세상을 물들이듯 실안해안을 감싼다. 실안낙조는 붉게 물들이며 떨어지는 해와 바다 그리고 수평선 너머 산자락부터 조각조각 떠있는 작은 무인도들과 등대, 죽방렴이 한데 어우려져 장관을 연출한다. 직접 눈앞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일몰과 마주하면 왜 실안낙조가 유명한지 알 수 있다.

 

실안노을길은 바다와 어우러지는 길의 운치도 뛰어나지만 무엇보다 볼거리가 많다. 제일 먼저 눈을 사로잡는 것은 삼천포대교다. 낮에는 범선의 돛대처럼 바다 위를 가로지른 풍경이 멋있고 밤에는 오색의 조명이 반짝이며 아름다움을 뽐낸다.

 

삼천포대교에서 삼천포항으로 향하다 보면 대방진굴항과 만난다. 지금으로 치면 군항이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대방진굴항에 거북선을 숨겨두기도 했다. 굴항 인근에서 벌어진 사천해전은 거북선이 최초로 쓰인 전투다.

다솔사-솔숲길 따라 절집에 들면 차향이 가득

사천시 곤명면 봉명산 기슭에 다솔사(多率寺)가 있다. 사천여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다솔사는 절집의 위세보다는 고즈넉한 솔숲과 절집이 가진 이야기들로 풍성하다.

 

사하촌 주차장에서 다솔사 경내까지 아름드리 소나무가 숲을 이룬다. 위로 쭉쭉 뻗은 자태가 힘차다. 새벽안개를 따라 솔숲을 걷는 맛은 한갓지고 바람소리가 들릴 듯 사위는 조용하다 못해 적막감마저 든다. 신라 지증왕 때(503년)에 창건한 고찰 다솔사는 단출하다. 대여섯 채의 가람들이 전부다. 그러나 절집에는 1,500년 세월의 이야기가 흐른다.

 

다솔사 적멸보궁 뒤편의 차밭이다. 다솔사는 광복 이후 우리나라의 차문화를 이끈 곳이다. 그래서 '차 좀 마셔봤다'는 사람들이 자주 찾는다. 다솔사의 차가 이름이 난 것은 1960년대 다솔사 주지 효당 스님이 수 백년 묵은 야생 차나무를 다듬고, 새로 차나무를 가져다 심으면서부터다. 스님은 찻잎을 물에 데친 뒤 9번을 덖어내고 황토방에서 말려 그 유명한 '반야로'란 명차를 만들어냈다.

 

다솔사는 일제 강점기에는 독립운동의 산실이었다. 만해 한용운을 비롯해 김법린, 최범술, 김범부 등이 은거하며 항일 의지를 불태웠다. 특히 '안심료(安心療)'라는 요사채는 한용운이 머무른 곳이다. 요사채 앞 측백나무는 회갑을 맞은 그가 지인과 함께 심었단다. 만해는 차를 덖던 효당 스님의 스승이다.

여행메모

  1. 가는길=수도권에서 가면 경부나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를 이용, 진주분기점에서 남해고속도로 사천IC(바다케이블카, 실안낙조, 삼천포대교 방면)나 곤양IC(다솔사방면)로 나서면 된다. 김포에서 사천행 비행기를 타면 1시간만에 한려수도와 만난다.
  2. 만선의 기쁨일까… 죽방렴엔 'V' 금
  3. 볼거리=백천사 와불과 사천녹단지, 삼천포어시장, 터널와인단지 등이 발길을 잡는다. 특히 남일대해수욕장은 신라말 대학자 고운 최치원이 '남녘땅 제일의 경치'라고 한 명소다. 남일대의 명물은 코끼리 바위(사진)다. 별주부전의 고향인 비토섬과 대방진굴, 비봉내마을 대숲, 실안동 편백나무숲, 다솔사 인근 매향비, 항공우주박말관도 빼놓을 수 없다.
  4. 먹거리=싱싱한 해산물을 맛보려면 삼천포수협회센터가 좋다. 1층에서 횟감을 고른 뒤 2층에서 상차림 비용을 내고 먹는다. 사천 냉면도 유명하다. 사천읍 수석리의 재건냉면은 전분 함량이 높은 쫄깃한 면을 사용하고 고명으로 육전을 올린다.

사천=글 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