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학 사형 아니라고?” 시민들 “꽃다운 나이 여중생은…” 분통

[트렌드]by 아시아경제

1심 “준엄한 법과 정의의 이름으로 사형 선고”

항소심 “사형에 처할 정도로 보이지 않는다”

시민들 분통…“꽃다운 나이 여중생 죽였는데”

과거, 여중생 성폭행 살해한 김길태도 무기징역

당시 피해 학생 어머니 “우리 딸 어떤 심정이겠냐” 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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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동창인 중학생을 성추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이영학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첫 공판 출석을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자신의 딸 친구인 여중생 A양(당시 14)을 자택으로 유인해 수면제를 먹이고 음란행위를 벌이다 살해 후 시신을 유기한 일명 ‘어금니 아빠’ 이영학(36 ·구속)이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


이 씨가 저지른 잔혹한 범행에 대해 사형 선고를 촉구하는 시민들의 의견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그의 감형은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등법원 형사9부(김우수 부장판사)는 6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간 등 살인, 추행유인, 사체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이영학에게 사형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감형 이유에 대해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할 필요가 있지만, 교화 가능성을 부정하며 사형에 처할 정도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원심이 선고한 사형은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또 20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10년간 정보통신망을 통한 정보공개도 명령했다.


이영학의 범행을 도운 혐의로 함께 기소된 딸(15)에 대해서는 1심 선고결과(장기 6년·단기 4년)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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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학.사진=연합뉴스

앞서 1심 재판부는 이 씨에 대해 사형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이 씨는)사전에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하고 지휘한 것만으로도 지극히 비인간적이고 혐오적이다”라며 “미안하다는 반성문을 수차례 넣었지만, 진심 어린 반성에서 우러나오기보단 행복한 미래를 꿈꾸기 위해 안간힘 쓰는 위선적인 모습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 준엄한 법과 정의의 이름으로 형을 선고한다”며 사형을 선고했다.


당시 이영학 측은 사형 선고를 반박하기 위해 항소심에서 지능과 성격에 결함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재판부에 정신감정을 신청한 바 있다. 그러면서 지난 7월 최후 변론에서 “공분이 크다고 해서 그만큼 되받아치는 것은 형벌이 아니라 공권력의 복수”라며 유기징역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극도로 잔혹한 범행이며 사후처리 방식 등을 봤을 때 결코 정신병이 아니다”라고 반박한 바 있다.


항소심 재판부의 이 같은 판단에 시민들은 관련 기사 댓글을 통해 비판하고 나섰다. 한 네티즌은 “꽃다운 나이의 여중생을 죽여도 무기징역. 우리나라에서 사형 선고 받으려면 어떤 잘못을 저질러야 하는 건가 화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다른 네티즌 역시 “중학생 딸의 친구를 성추행한 뒤 살해한 이영학에게 무기징역으로 감형한다는 게 말이나 되나 당장 사형시켜라”라며 재판부를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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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태.사진=연합뉴스

잔혹한 범행을 저지른 범죄인이 재판부에서 사형 선고가 아닌 무기징역 선고를 받은 사례는 앞서도 있었다.


지난 2010년 2월24일 오후 7시7분에서 25일 0시 사이 부산시 사상구 덕포동의 한 주택에서 혼자 있던 여중생 B양을 납치,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돼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김길태(당시 33)는 항소를 통해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


당시 항소심 재판부는 “사형선고는 불특정 다수를 무차별적·계획적으로 살해하는 등 수형자가 살아 숨 쉬는 것 자체가 국가나 사회의 가치와 존립할 수 없는 조건에서만 엄격하게 제한적으로 선고해야 한다”며 감형 이유를 밝혔다.


또 “계획적인 살인이라기보다는 피해자의 반항 등에 의한 우발적인 범행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살인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으며 한 사람만 죽였다”고 덧붙였다.


당시 B양 어머니 C 씨는 이 같은 재판부의 판단에 “어떻게 내가 낸 세금으로 (살인범에게) 밥을 먹일 수 있느냐. 내가 이렇게 분하고 억울한데 하늘에 있는 우리 딸은 어떤 심정이겠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앞서 이영학은 지난해 9월 딸 친구를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수면제를 먹여 재운 뒤 잠들자 옷을 벗긴 뒤 몸을 만지는 등 성적 학대를 했다.


이 가운데 A양이 깨어나 소리를 지르며 저항하자 살해하고 딸과 함께 A양의 사체를 가방에 넣어 차량 트렁크에 싣고 강원도 영월군 야산으로 이동해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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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10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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