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읽다]사람이 자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시간은?

[테크]by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사람이 잠을 자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사람이 잠을 자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기록상으로는 10일 이상 버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공식적으로는 264시간 1분(11일 1분), 비공식적으로는 277시간(11일 12시간)입니다. 12일 가까이 잠을 자지 않고도 버틸 수 있다니 놀랍습니다.


277시간의 비공식 기록은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영국의 정원사인 토니 라이트(43)가 2007년 기네스북 기록에 도전하면서 알려졌습니다. 라이트는 기존 세계기록인 미국의 17세 소년 랜디 가드너가 1964년에 세운 264시간 1분을 깬 266시간(11일2시간)을 달성합니다.


그러나 라이트는 자신보다 먼저 가드너가 기록을 세운 바로 이듬해인 1965년 한 핀란드 사람이 277시간을 기록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됩니다. 기네스 측이 건강상의 위험을 이유로 '잠 안자고 깨어있기' 부문의 기록 도전을 1964년 가드너 이후 폐지하면서 핀란드 사람이 세운 기록도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이런 사실이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황당한 사건'으로 보도하면서 '기네스 기록의 폐지 사실과 기록도 미치지 못했다는 사실도 몰랐던 기네스 기록 도전자'인 라이트의 이름 만큼은 널리 알려지게 됩니다. 그래서 보통 잠 안자고 깨어있기 최고기록은 라이트의 266시간인 것으로 잘못 알려져 있는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사람이 잠을 자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시간의 한계를 3~4일 정도라고 보고 있습니다. 오래 버틸 경우에도 10일 이상은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합니다. 물론 앞서 기록을 세웠던(?) 사람들은 예외로 해야겠지요.

아시아경제

잠 안자고 오래 버티기 공식 기록을 가진 렌디 가드너. 그는 1964년 당시 17세의 고등학생이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공식 기록자인 고등학생 가드너의 경우 기록에 도전할 당시 잠을 자지 않은 3일째 되는 날 거리의 간판을 행인으로 착각하고, 4일째 되는 날 자신이 프로 풋볼 선수라고 착각했으며, 6일째 되는 날에는 근육제어가 안되고 단기 기억상실 증상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100에서 거꾸로 7씩 빼 나가라는 문제를 주자 반쯤 하다 자기가 뭘 하고 있었는지 조차 잊어버렸다고 합니다. 이렇게 정신적, 육체적 심각한 증상을 보이던 가드너는 기록갱신 후 14시간 숙면으로 이전 상태를 완벽하게 회복했습니다.


쥐들도 잠을 재우지 않고 2주간 쳇바퀴를 돌게 했더니 모두 죽었다는 실험결과도 있습니다. 잠들려고 하면 흔들어서 깨워 쳇바퀴를 돌게 했더니 스트레스가 결국 쥐를 죽음으로 이끌었던 것입니다. 쥐를 살리는 방법은 잠을 자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었습니다.


잠은 일종의 뇌 세척기 기능을 한다고 합니다. 사람이 깨어있는 동안 뇌세포는 유독성 단백질을 만드는데 이 단백질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멜라토닌 호르몬입니다. 이 호르몬은 수면 중일 때만 분비되기 때문에 잠이 부족하면 면역기능이 떨어지는 것도 이 호르몬의 영향이 크다고 합니다.


성인은 하루 평균 7~8시간 정도의 숙면을 취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합니다. 거의 하루의 3분의 1은 자야 하는 것이지요. 수면의 효능은 다양합니다. 잠은 정신을 안정시키고 집중력과 기억력, 학습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고, 성인병 예방과 스트레스 완화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과학자들은 사람이 잠을 자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시간은 3~4일, 최대한 버텨도 10일을 넘기기 어렵다고 합니다. 물론 기록을 세운 사람들은 예외입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미국국립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미국 14개 주에 거주하는 45세 이상 주민 5만4000여명의 건강기록을 분석한 결과, 수면시간이 짧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길면 당뇨병, 심장, 뇌졸중 등 만성질환 발생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다른 연구에서는 수면장애를 가진 당뇨병 환자는 수면장애가 없는 당뇨병 환자보다 아침 혈당이 23%, 인슐린 농도는 48% 높은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특히 피부건강을 지키고, 비만 방지와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피부가 꺼칠해지고, 스트레스가 심할 땐 그냥 자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잠이 부족하면 식욕을 촉진하는 호르몬인 그렐린 분비가 늘어납니다. 과학자들은 '미인은 잠꾸러기'라는 말이 의학적으로도 설득력 있다고 주장합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2018.09.29원문링크 바로가기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아시아시대를 리드하는 대한민국의 대표 경제신문을 지향합니다.
채널명
아시아경제
소개글
아시아시대를 리드하는 대한민국의 대표 경제신문을 지향합니다.

    이런 분야는 어때요?

    ESTaid footer image

    Copyright © ESTaid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