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웜비어 부모 "북한이라는 악마와 맞서 싸울 것"

[이슈]by 아시아경제
美에 억류됐다 석방 후 숨진 웜비어씨 부모

北에 소송 후 증거청문 심리 출석해 밝혀

"사망 직접적 원인은 北…반드시 책임 묻겠다"

美웜비어 부모 "북한이라는 악마와 맞

미국인 오토 웜비어(가운데)는 2016년 1월 관광차 방문한 북한에서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돼 같은 해 3월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17개월간 억류됐다가 지난해 6월 13일 석방됐지만, 의식불명 상태로 있다가 엿새 만에 사망했다.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 석방 후 불과 며칠만에 숨을 거둔 미국인 오토 웜비어씨의 부모가 "악마에 대항해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아들의 사망에 직접적인 책임은 북한에 있으며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 정권에 소송을 제기한 오토 웜비어의 가족들이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법원에서 열린 '증거청문 심리'에 참석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0일 보도했다.


웜비어의 모친인 신디 웜비어 씨는 자신을 '투사(fighter)'라고 소개하면서 "악마에 대항해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보다 더 악마 같은 존재는 없다"며 북한에 책임을 묻기 위해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열악한 인권 환경에 놓인 북한 주민들과 일본인 납북자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살해 사건 등을 언급하며 북한 정권이 '악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들은 웜비어가 건강한 상태로 석방됐다는 북한의 주장을 반박했다. 웜비어 송환길에 동행했던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웜비어의 건강이) 양호한 상태'라는 서류에 서명해야만 웜비어를 데리고 나올 수 있었다고 자신에게 말했다고 주장했다.

美웜비어 부모 "북한이라는 악마와 맞

북한에 억류됐다가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군의 부모인 프레드 웜비어 씨와 신디 웜비어 씨가 19일 워싱턴 DC 연방법원에서 증거청문 심리를 마친 후 법원 건물을 나서고 있다.

전문가로 참석한 데이비드 호크 북한인권위원회 위원은 "북한은 제대로 된 법적 절차 없이 주민들을 감금하며, 고문 역시 체계적이고 정기적인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말했다.


한반도 전문가인 이성윤 터프츠대 교수도 "웜비어의 증언이 강압적인 상태에서 이뤄졌다"며 "기자회견에서 나온 발언들을 통해 이를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웜비어가 '미국의 적대적인 (대북) 정책'이라는 표현을 세 번이나 사용한 건 북한 당국의 개입이 있었다고 볼 수 있으며, '동생들의 대학 등록금을 내야 한다'고 말한 것 또한 장남이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한국과 북한 문화에서나 나올 법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심리를 이끈 베럴 하월 워싱턴D.C 연방법원장 판사는 증인들의 청문을 모두 들은 뒤 "미국 법원은 발언의 자유를 보장한다"며 "(오늘의 발언들은) 매우 중요한 증거가 된다"고 말했다.


이성윤 교수는 이날 심리가 끝난 뒤, 이번 소송의 목적은 북한 정권에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VOA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북한으로 하여금 앞으로 미국 시민, 또는 다른 외국 시민, 어쩌면 먼 훗날에는 내국인까지 학대를 하고 고문을 하면 큰 경제적 손실이 따를 수 있다, 이런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면 하나의 전환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美웜비어 부모 "북한이라는 악마와 맞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한편 웜비어는 2016년 1월 관광차 방문한 북한에서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돼 같은 해 3월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17개월간 억류됐다가 지난해 6월 13일 석방됐지만, 의식불명 상태로 있다가 엿새 만에 사망했다.


웜비어의 가족은 올해 4월 북한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등을 요구하는 내용의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웜비어 가족은 1조2400억원(11억달러) 달하는 배상금을 청구했다. 다만, 웜비어 가족 측이 승소하더라도 북한이 배상금을 지급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날 심리에서 북한 측이 앉아야 할 '피고' 측 좌석은 텅 빈 채로 진행됐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2018.12.20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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