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노역' 김영철도 '근신' 김여정도 건재…'처형설' 김혁철은

[이슈]by 아시아경제

'숙청설' 김영철에 이어 김여정도 김정은과 나란히

전문가들 "김혁철 처형도 사실 아닐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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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엿새 앞둔 지난 2월 21일(현지시간)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머물고 있는 베트남 하노이의 한 호텔로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가 들어가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강제노역'에 처해졌다던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52일만에 모습을 드러낸 데 이어, '근신' 중인 것으로 알려졌던 김여정 당 제1부부장도 53일만에 나타나 건재를 과시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나며 책임 추궁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같은 이유로 '처형설'에 오르내리며 아직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의 행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4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 평양 5·1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 '인민의 나라'를 관람했다며 수행원에 김여정 제1부부장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인민의 나라'가 6월 3일 5월1일경기장에서 개막됐다"면서 "김정은 동지께서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을 관람하시였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리만건 동지, 박광호 동지, 리수용 동지, 김평해 동지, 최휘 동지, 안정수 동지, 박태성 동지, 김영철 동지, 조용원 동지, 김여정 동지, 리영식 동지, 현송월 동지, 권혁봉 동지, 장룡식 동지, 박춘남 동지를 비롯한 당과 정부의 간부들과 평양시민들이 공연을 관람하였다"며 김 제1부부장을 10번째로 호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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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일 평양에서 열린 대집단체조 '인민의 나라'를 관람했다면서 이 자리에 김여정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빨간색 원)이 함께 했다고 4일 보도했다.

김 제1부부장이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4월 열린 최고인민회의 이후 53일 만이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에서 김 제1부부장은 김정은 위원장과 부인인 리설주 여사의 바로 오른편에 앉았다. 그 뒤로 리수용 당 부위원장 등이 자리해 오히려 53일간의 공백 이후 정치적 서열이 더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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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제2기 제7차 군인가족예술소조경연에서 당선된 군부대들의 군인가족예술조조경연을 관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이날 공연에는 최근 숙청설이 나돌았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빨간색 원)도 배석했다.

앞서 3일에는 김 부위원장이 52일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이 6월 2일 조선인민군 제2기 제7차 군인가족예술소조경연에서 당선된 군부대들의 군인가족예술조조경연을 관람했다고 보도하면서 김 부위원장이 함께 관람했다고 확인했다.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된 공연관람 사진에는 김 부위원장이 김 위원장의 왼편으로 다섯 번째 자리에 앉아 있다.


지난달 31일 한 국내 언론은 하노이 노딜의 책임으로 김혁철 대미 특별대표가 처형을 당하고 김 부위원장이 혁명화 조치(강제노역 및 사상교육)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당시 보도에서는 김 위원장의 통역을 맡았던 신혜영은 통역 실수로 정치범 수용소에 갇혔으며, 김여정 제1부부장은 근신 중이라고 전해졌다.


이러한 '숙청설' 이후 김 부위원장과 김 제1부부장이 연이어 건재한 모습을 드러내면서 김 대표의 등장 여부에도 이목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김 대표의 처형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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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 제2기 제7차 군인가족예술소조경연에서 당선된 군부대들의 군인가족예술조조경연을 관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하노이 회담까지 비핵화 협상을 총괄했던 김영철은 강제 노역형에 처해진 반면, 그 밑의 실무자인 김혁철이 처형당했다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면서 "김 위원장이 북미 협상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면 이 같은 극단적인 처벌을 내릴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또한 김 대표는 평양 인근 미림비행장에서 처형당했다고 전해졌는데, 이 역시 '처형설'을 부정하는 근거로 해석된다. 정 본부장은 "북한 지도부가 지금까지 중요 간부들을 처형할 때에는 거의 항상 강건종합군관학교를 이용해왔고 미림비행장을 이용한 적은 없기 때문에 김혁철을 미림비행장에서 처형했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 3월에 처형되었다는 김혁철이 4월 13일에도 목격되었다는 정보가 있다"며 "김혁철은 일정 시간이 지난 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미국도 김 대표의 행적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는 4일 오후 미 정보당국을 불러 관련 설명을 들을 예정이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2019.06.04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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