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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과학을읽다

빗물도 저축하면 돈이 된다?

by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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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받이에서 흘러내리는 빗물을 모았다가 재활용하는 '빗물저금통'을 활용하면 수도요금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그림=유튜브 화면캡처]

장마철이지만 비가 내리지 않는 '마른장마'가 걱정입니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1307.7㎜(1981~2010년 30년 평균)로 세계 평균 715㎜(육지 기준)보다 훨씬 많습니다.


그렇지만 다른 나라들에 비해 인구밀도는 높고, 수자원 활용 효율이 낮은 것이 문제입니다. 강수량에 국토면적(10만㎢)을 곱한 연평균 국내 수자원 총량은 1307억㎥이지만 인구밀도가 높아 1인당 연간 수자원량은 2615㎥로 세계 평균의 6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또 전체 강수량의 절반 이상이 여름철(6~9월)에 집중돼 있고, 대부분의 수자원이 이용하기도 전에 바다로 흘러가버립니다. 강물과 댐에 가둔 물, 지하수 등 활용하는 수자원 총량은 26% 정도로 효율이 무척 낮습니다.


요즘처럼 내려야 할 비가 내리지 않을 때는 전국민이 속을 태우기도 하지요. 어느 정도까지는 대비할 수 있겠지만 마른 장마가 길어져 가뭄으로 이어지면 별 뾰족한 수가 없기 때문이지요. 사정이 이렇다보니 빗물의 가치는 점점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실제로 빗물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요? 기상청이 2009년 분석한 빗물의 경제적 가치는 9097억원이었고, 장맛비는 2470억원 정도였습니다. 그 이후 전 국토가 가뭄에 시달리던 2013년 봄에 내렸던 비의 경제적 가치는 1조8869억원으로 추산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빗물의 경제적 가치가 6조7200억원에 달한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물은 댐에 가둔 물이냐, 지하수냐에 따라 가격이 다른데 가뭄에 대비하고 홍수를 조절하기 위해 댐에 가둔 물의 가격은 ㎥당 52.7원이라고 합니다.


이 가격으로 연간 내린 빗물의 총량(1276억㎥)을 계산했더니 6조7200억원이 된다는 것이지요. 총 강수량의 27%를 차지하는 장맛비만 1조8000억원의 가치를 지닌다고 합니다. 이 계산은 모든 빗물이 댐에 모인다고 가정했을 때 환산되는 수치이니 만큼 수자원 활용 효율이 26% 정도에 불과한 현실과는 어느 정도 격차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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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울주청소년수련관에 설치된 빗물저금통. 모은 빗물은 화단 가꾸기와 청소 등에 사용됩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그렇더라도 연간 하늘에서 공짜로 떨어지는 빗물의 가치가 광역시 하나를 1년간 운영할 수 있는 예산과 맞먹는다는 점은 관심을 가질만 합니다. 빗물만 잘 모아서 활용해도 광역시 하나를 운영할 수 있는 돈이 생긴다는 의미니까요.


빗물의 가치는 다른 곳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미세먼지 해결에도 도움이 되고, 여름에는 도시의 열섬 효과를 낮춰주기도 합니다. 정부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빗물을 모아서 재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빗물저금통'입니다. 빗물을 모아 재활용하면 가뭄에도 대비할 수 있고, 환경도 보호할 수 있습니다. 빗물이 도로나 축사 등의 오염물질과 섞여 하수관으로 바로 흘러들어가면 정화하지 않고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도로 등으로 흘러가기 전에 빗물을 한 곳에 모아두는 것만으로 오염물질의 방류를 막아 수질오염을 줄일 수 있는 것이지요.


빗물저금통은 일반 가정에서 지붕 등에서 흘러내리는 빗물을 수조에 저장했다가 재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시설입니다. 저장한 빗물로 텃밭의 채소를 재배하거나 마당을 청소하는데, 변기의 물을 내릴 때 사용하면 수돗물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빗물저금통은 단순한 물탱크부터 집수·저장·배수펌프를 갖춘 시설까지 다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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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한 가정에 설치된 빗물저금통.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대부분 집수 부분, 저장 부분, 배수 부분으로 구성되는데 집수 부분에서는 비가 오면 빗물받이로 모은 빗물의 이물질을 거른 후 저장 부분으로 보냅니다. 저장 부분은 0.6톤부터 1톤, 2톤 단위로 제작돼 증발을 막는 덮개와 함께 설치되고, 배수 부분은 펌프와 연결해 모아둔 빗물을 필요한 곳에 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빗물저금통을 설치하려면 지방자치단체에서 설치비를 지원해주기도 합니다. 지자체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전체 설치비의 70~90%선에서 지원합니다. 수도요금이 많이 나오는 가정이나 자영업자들에게는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가뭄에도 대비하면서 환경도 보호하고, 수도요금도 아낄 수 있는 방법이 빗물저금통입니다. 빗물도 잘 모으면 부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