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을 위해 '치아'를 보관한다?

[테크]by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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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치가 생기기 전의 치아인 유치를 '치아은행'에 보관했다가 나중에 각종 질병치료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사진=한국치아은행 홍보화면 캡처]

'은행'이라고 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기본적으로 '돈을 보관하는 곳'이라고 생각이 떠오릅니다. 그렇다면 '치아은행'은 치아를 보관하는 은행이 아닐까요?


치아를 보관하는 곳은 맞는데 일반적인 치아보다 '유치(乳齒, milk tooth)'를 가장 중요하게 관리·보관하는 곳입니다. 유치는 일명 '젖니'라고도 하는데 젖먹이 때 나서 영구치가 생기기 전까지의 치아를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어린시절에 사용하는 치아입니다.


왜 유치를 은행까지 만들어가면서 보관하는 것일까요? 유치에 포함된 줄기세포 때문입니다. 미국 국립 치과 및 두개 안면 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Dental and Craniofacial, NIDCR)는 유치에는 가치있는 줄기세포가 포함돼 있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유치에 들어있는 줄기세포는 골수 등의 다른 줄기 세포보다 배양 속도가 빨라 심장, 뼈, 연골, 장기 등 조직을 재생시키는데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자신이나 가족의 질병을 치료해야 할 때 유치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활용해 더욱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또 보관된 유치는 줄기세포를 축출하는 용도뿐 아니라 다양한 치주질환이나 신경치료에도 활용됩니다.


유치 외에 성인의 경우 교정을 위해 발치한 영구치도 보관하기도 합니다. 향후 치료과정에서 활용하기 위한 것입니다. 주로 임플란트 시술 등을 위해 보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재 상용화된 '임플란트' 시술의 경우 만들어진 치아를 이식하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지지하는 잇몸 뼈가 충분하지 않으면 시술이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이 경우 소나 돼지 등의 동물뼈, 조개껍질, 다른 사람이 기증한 뼈 등을 토대로 이식재를 만듭니다.


인체는 외부에서 만들어진 이식재보다 자신의 조직을 더 친근하게 받아들이는 습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치아은행에 보관된 유치를 사용하면 부작용을 거의 일으키지 않고, 훨씬 더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이식재를 심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가족에게도 유치의 조직을 사용할 수 있는데 본인과 부모, 직계가족까지 가능합니다.


일부 치과와 한국치아은행 등에 치아를 보관하겠다고 신청을 하면 치아를 발치해 치아은행으로 배송하고, 배송받은 치아는 특수가공 처리를 거쳐 안전시스템에 따라 보관하게 됩니다. 치아를 맡긴 사람에게는 보관증을 발급해줍니다. 치료가 필요할 경우 치과에 보관증을 제출하면 치아은행 시스템에 따라 처리해 환자에 맞는 이식재 등 맞춤형 시술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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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들도 향후 치과 치료에 대비해 영구치를 보관하기도 합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한국치아은행의 경우 유치와 사랑니, 교정을 위해 발치한 치아 등도 필요시까지 단기간이나 장기간 보관해줍니다. 앞으로는 신경치료 시 근관충전재, 임플란트 대신 가족치아 재이식, 안면복원 시 필러 대용으로 뼈이식재 사용, 출기세포 추출 뼈재생 등으로 활용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이런 치료는 아직 연구개발 중이며, 상용화되지 않았습니다. 임플란트를 위한 이식재 제작이 현재로서는 보관된 치아로 할 수 있는 최적의 치료인 셈입니다.


유치는 굳이 치아은행에 맡기지 않고 가정에서 관리해도 됩니다. 그러나 가정에서 관리할 경우 감염이나 손상의 위험이 있다고 합니다. 최근 아이의 첫니를 보관할 수 있는 장신구 등이 출시됐는데 기껏 보관해왔는데 감염돼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있어 다시 치아은행을 찾기도 합니다.


치아은행에 보관하는 비용은 얼마일까요? 한국치아은행의 경우 어린이 유치는 5년 약정 기준으로 월 1712원, 성인 영구치는 3년 약정 기준으로 월 2996원의 보관료를 받는다고 합니다. 요즘에는 친구나 가족에게 '치아은행 보관상품권'도 선물한다고 합니다. 나와 가족의 건강을 위한 최소한 투자는 필요하지 않을까요?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2019.10.1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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