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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서울서 가까운 '팔방미인' 여행지...가평·춘천

by아시아투데이

서울서 가까운 '팔방미인' 여행지..

가평 쁘띠프랑스에서 본 청평호. 붉은 지붕의 건물과 맑은 호수, 녹음 짙은 산들이 선사하는 이국적인 풍경은 가슴을 상쾌하게 만든다.

놀아본 사람이 잘 논다. 여행도 그렇다. 가깝고 익숙한 곳이라도 자주 떠나본 사람이 장거리 여행도 많이 하고 또 여정도 잘 즐긴다. 일상을 벗어나는 것이 여행이라고 생각하면 대문을 나서는 순간 모든 것이 새롭게 다가온다. 여행의 즐거움이 목적지와 거리에 꼭 비례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경기도 가평이나 강원도 춘천은 여행에 재미를 붙이기 딱 좋은 곳이다. 서울서 가까운데다 강(江)과 호수, 산과 계곡 등이 다 있다. 추억을 풍성하게 만들어줄 즐길거리도 다양하니 그야말로 ‘팔방미인 여행지’다.

서울서 가까운 '팔방미인' 여행지..

북한강은 수상레저의 메카다. 수상스키가 질주하는 풍경은 도시생활의 퍽퍽함을 단번에 날려준다.

서울서 가까운 '팔방미인' 여행지..

북한강을 따라 달리는 자전거 도로. 주말이면 강변을 질주하는 라이더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서울서 가평을 지나 춘천으로 이어진 국도 46호선은 북한강을 끼고 달린다. 오래 전부터 인기 드라이브 코스로 명성을 날렸다. 그만큼 풍경이 예쁘고 서정을 만끽할 곳들이 많다는 의미다. 청평댐에서 청평호를 따라가는 국도 75호선도 마찬가지다. 멋진 풍경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본전은 뽑는다. 녹음이 익어가는 자연을 응시하면 마음이 참 상쾌해진다. 수면을 질주하는 모터보트와 수상스키, 강변을 달리는 자전거들은 일상탈출의 해방감을 더욱 진하게 느끼게 한다. 도로 주변으로 수상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곳들이 많다. 직접 즐기면 감동은 배가된다.

서울서 가까운 '팔방미인' 여행지..

프랑스를 테마로 꾸민 쁘띠프랑스.그림 같은 건물들은 ‘인증샷’ 장소로 인기다.

그래도 무엇인가 더 보고 싶고, 하고 싶다면 메모해 둘 곳들이 있다. 가평 청평면의 쁘띠프랑스(고성리 청소년수련원)는 가평의 랜드마크다. 프랑스를 테마로 한 복합문화공간인데 청평댐입구삼거리에서 국도 75호선을 타고 고성리 방향으로 20여분쯤 가면 나온다. 실제로 프랑스를 다녀오기가 만만치 않은 젊은이들을 위해 그 문화를 체험해보라고 이곳 한홍섭 회장이 2008년에 문을 열었다. 그해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를 이곳에서 촬영했는데 이게 ‘대박’이 났다. 한국관광지를 대표하는 ‘한국관광의 별’에 이름을 올리더니 이제는 한해 100만명 이상이 다녀가는 명소가 됐다. 생텍쥐페리와 ‘어린왕자’에 관한 자료, 150년 된 프랑스 고택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주택전시관, 맑은 소리가 인상적인 오르골, 마리오네트(실을 이용한 인형극), 기뇰(손인형극) 공연, 다양한 미술품과 조각품 등 프랑스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것들이 가득하다. 특히 18~20세기의 오를골로 진행되는 공연은 이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이벤트다. 전망타워에서 보는 청평호 풍경은 장쾌하고 파스텔톤 건물들은 그림 같다. 그림 같은 건물에서 숙박도 할 수 있다.

서울서 가까운 '팔방미인' 여행지..

녹음이 짙은 제이드가든. 유럽식 정원을 콥셉트로 만들었는데 정원이 정갈하고 풍경이 예뻐 가족, 연인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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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들의 아지트’로 꼽히는 강촌에서는 ATV를 흔히 볼 수 있다.

수목원도 한곳 정도는 기억해둔다. 요즘 나무와 숲이 참 보기 좋다. 춘천 남산면의 제이드가든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숲 속에서 만나는 작은 유럽’을 콘셉트로 만든 ‘명품’ 수목원이다. 2013년 송혜교·조인성 주연의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송혜교가 살던, 유럽 고성을 연상시키는 집이 이 수목원의 레스토랑 건물이다. 계곡을 따라 20여개의 정원이 자리잡았는데 초입의 정원은 깔끔하게 잘 가꿔졌고 뒤쪽으로 갈수록 인공의 손길이 타지 않은 듯 자연스러움이 묻어난다. 정원마다 숲속마다 쉴 수 있는 공간이 많다. 요즘은 오후 10시까지 운영하는데 고즈넉한 밤 풍경도 참 운치가 있다.

 

춘천 남산면에는 옛 경강역도 있다. 1997년 박신양·최진실 주연의 영화 ‘편지’에 등장하며 뜬 간이역이다. 붉은 벽돌로 지어진 역사, 곰삭은 시간의 향기가 묻어나는 굵직한 향나무, 창과 의자가 예쁜 대합실이 눈길을 끈다. 요즘은 기차 대신 레일바이크가 다닌다. 이곳부터 가평철교까지 약 7.2km 구간(약 1시간)을 레일바이크가 운행한다. 레일바이크에서 보는 풍경은 자동차를 타고 가며 보는 것과 딴판이다. 느린 풍경은 두 눈이 아닌 심장 깊은 곳에 여운을 남긴다. 그러니 더 오래 기억된다.

 

대학생들의 MT 명소이자 ‘청춘의 성지’인 강촌 역시 춘천 남산면에 속한다. 강촌에는 지금도 젊음을 뽐내는 이들이 활개를 친다. 어느 시인은 ‘청춘을 돌아보면 지금도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했다. 이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렇다. 강촌에서는 스쿠터·자전거·사륜바이크(ATV) 등을 빼놓을 수 없다. 빌려 탈 수 있는 곳들이 많다. 한때는 옛 강촌역에서 신동면의 김유정역까지 레일바이크도 운행했다. 두 역에서 모두 출발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김유정역에서만 레일바이크가 출발한다. 김유정역을 출발한 탑승자들은 강촌역까지 오는 도중 휴계소에서 기차로 갈아타고 강촌역에 도착한다. 여기서 셔틀버스를 타고 다시 김유정역으로 돌아간다.

서울서 가까운 '팔방미인' 여행지..

삼악산 등선폭포. 10m 높이의 협곡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장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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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악산 등선폭포를 찾아가는 길에 만나는 웅장한 협곡(금강굴).

춘천 서면 삼악산 등선폭포 찾아가는 길에는 눈이 번쩍 뜨이는 풍경이 숨어있다. 매표소 지나 만나는 협곡(금강굴)이다. 높이가 수십미터는 족히 될 것 같은 웅장함이 압권이다. 더 흥미로운 것은 협곡을 따라 약 20분만 걸어가면 무려 7개의 크고 작은 폭포가 차례로 나타난다는 사실. 특히 가장 먼저 만나는 등선폭포(제1·제2 폭포)는 가히 신선들의 놀이터처럼 느껴진다. 약 10m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는 장쾌하고 그 소리는 우레와 같다. 이어 모습을 드러내는 승학폭포, 백련폭포, 옥녀담, 비룡폭포, 그리고 가장 마지막의 주렴폭포까지 형태와 느낌이 제각각이니 이토록 편하게 눈이 호강할 일이 없다. 바위와 돌멩이가 많고 계곡 초입 경사가 좀 급하지만 주렴폭포까지는 큰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다. 산책 말고 등산이 목적이라면 정상까지 올라볼만하다. 삼악산은 춘천 의암호와 북한강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천혜의 전망대로 입소문 자자한 곳이다. 들머리에서 정상까지는 왕복 3시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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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암호 물레길/ 사진=GNC21

마지막으로 춘천 의암호의 ‘물레길’은 기억한다. 물레길은 육지가 아닌, 호수에 낸 길이다. 걷는 것 대신 카누를 타고 둘러본다. 호수 밖에서 호수를 바라보는 것은 익숙하지만 호수 안에서 밖의 자연으로 시선을 돌릴 기회는 흔치 않다. 물레길을 체험해 보면 알 수 있다. 카누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흐르는 자연이 얼마나 평화롭고 은근한 매력이 있는지. 삼악산, 드름산, 붕어섬… 시시각각 달라지는 풍경의 변화가 재미있다. 카누 배우기는 어렵지 않다. 약 15분 정도 교육을 받으면 전진, 후진, 방향 바꾸기 등이 가능하다. 카누의 무게도 가볍다. 춘천시 송암동 송암스포츠타운을 찾아가면 된다. 50분에서 2시간까지 다양한 체험 코스가 마련돼 있다.

 

가평과 춘천, 서울서 불과 한 두 시간 거리에 이토록 멋진 여행지가 있다는 것은 도시인에게 큰 행운이다.

 

아시아투데이 글·사진(가평·춘천) 김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