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필 무렵... 창원은 금방 '꽃대궐'

[여행]by 아시아투데이

진해군항제, 4월1일부터

벚꽃 필 무렵... 창원은 금방  '

진해의 벚꽃명소로 꼽히는 경화역 일대. 곧 철길 주변에 벚꽃이 흐드러진다. 연분홍 꽃비가 내리는 철길 풍경은 문학적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꽃 앞에 서면 너나없이 즐거워진다. 이러니 세상에 꽃만 가득하면 다툴 일이 없어 보인다. 남녘에서 꽃소식이 들려온다. 매화가 꽃을 피웠고 샛노란 산수유의 꽃망울도 곧 터질 기세다. 이어서 벚꽃도 대기 중이다. 꽃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다면 바로 이 벚꽃을 주목한다. 채비를 꾸릴 시간이 조금 남아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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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만개한 경화역. 올해 군항제는 4월1일부터 10일까지 열린다./ 창원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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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경화역을 복원한 모형 건물. 경화역 일대는 지난해 공원으로 조성됐다. 산책로가 정비됐고 군항제 홍보관도 들어섰다.

어디로 벚꽃 구경을 갈까. 방방곡곡에 벚꽃 명소가 참 많다. 이 가운데 경남 창원 진해는 벚꽃으로 각인되는 곳이다. 진해 일대에는 약 36만 그루의 왕벚나무가 심어져 있다. 그 유명한 군항제가 열리는 4월 초순이면 이 고즈넉한 항구도시가 꽃대궐이 된다. 바람이 불면 연분홍 꽃비도 내린다. 이러니 벚꽃 구경 나서겠다면 군항제 기간에 맞춰 진해로 떠날 것을 염두에 둔다. 여기서 잠깐, 2010년 창원·마산·진해가 통합 창원시(市)가 됐다. 진해는 이제 창원의 구(區)가 됐다. 군항제는 이제 진해뿐만 아니라 창원의 자랑이 된 셈이다. 올해 군항제는 4월 1일부터 10일까지 열린다. 날씨가 따뜻해 군항제에 앞서 벚꽃이 만개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군항제는 충무공 이순신을 기리는 추모제에서 비롯됐다. 진해 북원로터리에 충무공 동상이 있다. 팔도에 있는 수많은 충무공 동상 가운데 가장 먼저 세워진 것이다. 이때가 1952년. 이후 해마다 열리던 추모제가 군항제로 발전했다. 요즘은 창원 인구(약 102만명)의 두 배 이상인 약 250만 명이 군항제를 찾는다. 다양한 문화예술프로그램과 군악 의장 페스티벌 같은 독특한 볼거리가 흥미롭지만 인파가 몰리는데는 무엇보다 벚꽃의 힘이 크다. 꽃필 무렵 거리는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여기에 사람들은 홀딱 반한다.


그럼 진해의 벚꽃 명소는? 일단 경화동의 경화역 일대를 기억한다. 기찻길과 벚꽃 터널이 어우러져 문학적 서정에 흠뻑 빠질 수 있는 곳이다. 기찻길 주변으로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다. 일제강점기에 세워진 경화역은 진해선(마산~진해)이 지나는 간이역이었다. 역사는 2000년에 철거됐고 여객업무는 2006년에 중단됐다. 기찻길은 여전히 남아있다. 군항제 기간에는 철길에 기차도 등장한다. 꽃 피지 않아도 풍경이 서정적인데 꽃이 피면 로맨틱함은 배가 된다. 경화역 일대는 지난해 공원으로 조성됐다. 산책로가 생겼고 옛 경화역을 축소한 건물도 전시 중이다. 군항제홍보관도 들어서 관련 정보를 제공 중이다.


여좌동의 여좌천 일대도 인기다. 개울과 정갈한 석축, 벚꽃이 어우러진 풍경이 참 이국적이다. 이 외에도 진해 일대와 남해를 조망할 수 있는 제황산동의 진해탑, 군항제의 주무대인 통신동의 중원로터리, 장복산 자락의 안민고개, 군항제 기간에만 개방하는 남빈동의 해군사관학교와 진해기지사령부 등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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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해양공원 ‘99타워’에서 바라본 풍경. 정면에 보이는 소쿠리섬까지 바다 위 1.2km 구간을 연결하는 집트랙이 군항제를 앞두고 개장할 예정이다. 봄볕을 받은 바다가 참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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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해양공원 솔라타워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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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 보타닉뮤지엄의 카페. 창을 통해 정원을 바라 볼 수 있도록 대부분의 의지가 창을 향해 배치된 것이 특징이다.

벚꽃 구경 말고, 즐길거리는 또 없을까. 음지도에 조성된 진해해양공원을 기억한다. 이곳에 25층 높이(99m)의 ‘99타워’가 군항제를 앞두고 준공될 예정이다. 이 99타워 꼭대기에서 바다를 가로질러 전방의 소쿠리섬까지 이어지는 1.2km 길이의 집트랙(공중하강 체험시설)이 개장한다. 소쿠리섬에서는 제트보트를 타고 해양공원으로 귀환한다. 바다 위를 나는 짜릿함을 경험할 수 있다. 99타워에는 ‘에지워크’도 만들어진다. 안전줄을 몸에 묶은 채 지상 약 88m 높이에서 99타워의 외곽을 걸어서 한 바퀴 도는 체험시설이다. 집트랙과는 또 다른 아찔함을 경험하게 된다. 남해를 조망하는 전망카페도 들어선다. 집트랙이나 에지워크와 달리 차분하게 풍경을 음미할 수 있는 공간이다. 봄볕을 받아 반짝이는 바다 위에는 소쿠리섬을 비롯해 웅도, 지리도, 잠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이 도열한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멀리 거제의 섬들까지 보인다.


해양공원 안에는 약 2000개의 태양광 모듈을 부착해 하루 약 2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하는 120m 높이의 솔라타워(솔라파크), 해양생태계를 체험할 수 있는 해양생물테마파크를 비롯해 어류생태학습관, 해전사체험관 등이 들어서 있다. 해안을 따라 산책로가 잘 만들어져 있고 다리를 건너 웅도까지 갈 수 있으니 함께 돌아보면 제법 낭만적인 산책이 된다.


차 한잔의 여유가 필요하다면 장천동 장복산 기슭에 위치한 진해 보타닉뮤지엄이 괜찮다. 경남1호 사립 수목원인데 정원과 온실이 참 예쁘다. 특히 축사 창고를 개조해 만든 카페가 인기다. 창을 통해 꽃과 나무를 볼 수 있도록 대부분의 의자가 창을 바라보도록 배치돼 있다. 잘 가꿔진 야외 정원에서도 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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돝섬으로 향하는 유람선. 뭍에서 10분이면 돝섬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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돝섬의 황금돼지 동상. 코를 만지면 소원이 이뤄진단다. 돼지에 얽힌 전설 한자락 걸친 돝섬은 ‘황금돼지 해’인 올해 주목받는 여행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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돝섬은 1980년대 유원지로 번성했다. 최근 들어 산책로가 정비되고 정원이 조성되며 고즈넉한 휴식처로 변모했다. 산책로 따라가면 멋진 조각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여기까지가 진해 이야기. 시간이 넉넉하다면 이동 반경을 넓혀본다. 마산합포구에 돝섬이 있다. 신포동 돝섬유람선터미널에서 배로 약 10분만 가면 닿는다. 섬의 모양이 돼지가 누운 모습, 게다가 황금돼지 전설까지 한 자락 걸친 덕에 ‘황금돼지 해’인 올해 뜬 섬이다. 전설은 이렇다. 고대 가락국에 왕의 총애를 받는 후궁 미희가 어찌어찌해서 황금돼지로 변했고 이 돼지가 백성을 괴롭힌다는 소문이 떠돌자 병사들이 활을 쏴 죽였다. 이때 한 줄기 빛이 돝섬으로 뻗쳐 돼지가 누운 형상이 됐단다. 1980년대만해도 돝섬은 해상유원지이자 마산의 랜드마크로 번성했다.이후 찾는 사람이 줄어들며 잊혔다가 최근 다시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자리매김 중이다. 산책로가 정비되고 예쁜 정원도 만들어졌다. 2012년 창원조각비엔날레 때 설치된 조각품과 웅장한 고목들이 운치를 더한다. 마산합포구 진동면 일대는 전국 최대 미더덕 산지다. 향이 진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 벚꽃 필 무렵이 가장 맛있을 때다. 미더덕회와 덮밥이 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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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개장을 앞둔 창원NC파크 마산구장. 창원시는 경기가 없는 날에도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구장을 상시 개방할 예정이다.

야구팬들에게 반가운 소식 하나 추가한다. 마산회원구 옛 마산구장 옆에 창원NC파크 마산구장이 18일 개장한다. 프로야구 NC다이노스 구단의 홈구장이다. 메이저리그 구장다운 면모로 올 시즌 프로야구의 화두가 된 곳. 이정근 창원시 야구장건립단장은 “NC파크는 관람석에 앉은 관중들의 눈높이와 필드 높이가 거의 동일하고 포수와 관람석 간 거리가 가까운 데다 기둥과 계단이 없어 관전과 이동이 편리하다”고 소개했다. 특히 “경기가 없는 날도 상업시설과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축구, 야구 등 명문 구단의 구장 투어가 흔하다. 37년 맞은 국내 프로야구도 이런 구장 하나 가질 역사가 됐다. 서울역에서 KTX로 마산역까지 약 3시간, 여기서 택시로 10분이면 닿을 수 있다. 야구장 응원전과 벚꽃 구경을 연계하면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거다.


창원/ 아시아투데이 글·사진 김성환 기자 kshwan@asiatoday.co.kr

2019.03.15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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