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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신차 나오자마자 사면 정말 '베타테스터'가 되는 걸까?

by오토포스트

시작이 반 이라고 배웠습니다

신차 나오자마자 사면 정말 '베타테스

사람이 하는 일은 완벽할 수 없다. 불완전하게 태어나서 성인이 될 때까지 양육자의 보살핌이 꼭 필요한 동물이 어떻게 완벽한 일을 할 수 있겠는가. 사람 사는 곳은 크고 작은 갈등이 끊이질 않고, 결혼하지 않은 연인은 깨지기 쉬우며 결혼을 해도 헤어지게 되는 건 서로의 결점을 자신부터 제대로 못 받아들여서가 아닐까.

 

당사자끼리 끝날 문제는 남이 신경 쓸 일이 아니지만 공산품으로 주제가 넘어가면 남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제품 불량의 피해자는 언제든 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는 공장에서 사람이 하는 일의 비중이 적지 않고, 수 많은 부품이 유기체처럼 작동하기 때문에 작업자의 숙련도가 자동차의 품질에 많은 영향을 준다. 신차 초기 물량을 사면 베타테스터가 된다는 말이 근거 없이 생긴 도시괴담은 아니다.

베타테스트는 원래 무료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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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타테스트라는 말은 게임 쪽에서 많이 쓰인다. 출시 전 테스트는 크게 알파테스트와 베타테스트를 거치는데 알파테스는 회사 내부적으로 진행하는 비공개 테스트며, 베타테스트부터 일반인이 참가한다. 우리나라는 온라인 게임이 주류가 되면서 베타테스트가 홍보자료로 남용되는 등 의미가 변질되긴 했지만 참가하는 사람이 돈을 내는 일은 거의 없다. 부분유료화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굳이 돈 줘면서까지 테스터를 자처할 유인이 없다. 대체할 게임도 많고. 개발사 실수로 소비자가 피해를 보게 되면 아이템 등으로 보상을 해주는 경우도 있다. 대중의 피드백을 받아 유연하게 수정할 수 있는 게임은 몇 번의 테스트를 거쳐서 대망의 정식출시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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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남아 돌아서 자산에서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사람이 아니라면, 집만큼 중요한 재산 중에 하나가 자동차다. 판매량을 보면 준중형차~중형차가 가장 많은데, 국산차 기준으로 1,000만원 후반부터 시작해 4,000만원 초중반까지 가격 범위가 꽤 넓다. 한 가지 확실한 건 결코 저렴하지 않은 공산품이라는 점. 자동차는 필수재에 가깝고 사람의 목숨과 직결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출시 전에 철저하게 품질 검수를 거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내부 절차에 따라서 충분히 했다고 항변할 수 있지만 현대기아차만 놓고 보면 귀족노조의 영향력 때문일까, 진실성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게임과 자동차를 일대일 대응해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자동차 제조업체가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출시 전 테스트가 신뢰를 잃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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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상으로 완벽한 자동차라고 해도, 공정의 자동화가 많이 이루어졌다고 해도 세부적인 부분은 결국 사람의 손을 거친다. 자동차의 품질은 공장 작업자의 숙련도에 비례한다는 의미가 된다. 기계는 고장을 일으키지 않는 한 실수가 없으니까. 작업자들이 신차 조립라인에 투입되기 전에 교육이 진행되며 경력자라면그동안의 경험을 통해서 신차 조립에 빨리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안정화에 이르는 기간 동안의 자동차 품질은 편차가 비교적 클 수밖에 없다. 신입 작업자는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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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립 공정이 안정화되는 시점은 일반적으로 6개월 이후로 본다. 6개월 정도 되면 작업자들의 전반적인 숙련도가 안심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의미인데, 원가절감을 위한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기도 하다. 이런 부분 때문에 예비 구매자는 딜레마를 겪게 된다.

 

신차가 출시되자마자 사면 신차효과를 1년 가까이 누릴 수 있지만 품질 문제를 겪을 확률이 높고, 6개월 이후에 사면 품질 문제에서는 조금 자유로워질 수 있지만 신차효과를 누릴 수 있는 기간이 절반 이상 줄어든다. 출시초기 차량이라도 품질 문제를 겪지 않기도 하고, 안정화 시점에 품질 문제를 겪을 수도 있다. 뽑기운이란 게 존재하기 때문인데, 두 경우 모두 자동차의 품질문제를 떠안는 건 소비자의 몫이다.

신차 초기물량 구매자는 관심과 애정이 많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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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리어답터는 남들보다 신제품에 관심이 많아서 먼저 사용하기를 좋아하는 소비자군을 뜻하는 말이다. 높은 관심만큼 해당 브랜드나 제품을 향한 애정도 높다. 마케팅 전략 중에서 저비용으로 높은 효과를 내는 것이 '입소문'인데 얼리어답터는 좋은 제품을 알리는 일에 인색하지 않고, 요즘같은 1인 미디어 시대에는 전문성을 조금 갖추고 꾸준히 콘텐츠만 만들 수 있으면, 전업 전문 리뷰어로 활동하는 일이 어렵지 않다. 이런 사람들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커서 홍보에 동원되기도 한다.

 

자동차는 아직 전문 리뷰어들의 영향을 덜 받는 편이다. 리뷰는 주관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데 자동차는 취향과 성향에 따라 평가가 심하게 나뉘는 경우가 있다. 많은 사람이 불만을 제기하는 부분이 정작 본인은 아무렇지 않을 수도 있다. 제품의 수명주기가 긴 편이기 때문에 한 사람의 의견보다는 여러가지 정보를 취합해서 자신에게 어울리는 결정을 하는 것이 좋다. 자동차가 일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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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회에서 신차를 출시초기에 구매하는 사람은 충성도가 매우 높은 사람이다. 인터넷에서 정보공유가 활발하지 않던 시절에는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많아서 새로운 것이 좋겠지, 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신차를 사기도 했겠지만 요즘에는 조금만 노력하면 알게 되는 부분이 많다. 하루가 멀다 하고 스파이샷이 공개되고 차량 제원도 밝혀지며 전 세대와 비교해서 무엇이 어떻게 다르고, 바뀌지 않았는지 알 수 있는 시대다. 자동차 얼리어답터는 제조사가 고마워 해야 하고 예뻐해야 할 사람들이다.

 

현대기아차가 자국 브랜드로서 우리나라 소비자들을 위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누수가 있던 싼타페는 수타페라는 별명을 얻었고, 현대차는 디젤엔진의 엔진오일 증가 현상이 유로6 규제를 만족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고 유럽의 자동차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주장한다. 사실이라고 해도, 그런 입장을 알게 됐을 때 제조사의 마음을 너그럽게 헤아려주는 소비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큰 돈이 들어간 내 차가 문제가 있다는데 근본적인 해결방법을 말하지 않으면 핑계밖에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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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벤트로 뿜어져 나오는 에바가루는 최근에 조금 잠잠해졌지만 완벽하게 해결된 문제는 아니며 처음 문제가 불거졌을 때 제조사는 몸에 들어가도 자연배출 되며 과다흡입해야 문제가 된다고 문제를 일축하기도 했다. 어린 자녀가 있는 부모가 퍽이나 수긍할 해명이다. 기업의 리스크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신차의 초기 6개월 품질을 보장할 수 없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자동차에 생기는 결함과 소비자의 피드백으로 제품을 개선할 텐데, 얼리어답터가 아무리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 감수한다 하더라도 죽 써서 개 준다는 기분이 들게 하면 안 된다.

 

신차 초기 구매자의 피드백을 통해서 상품성을 개선하는 것은 제조사가 출시 전 테스트 비용을 줄이기 위한 꼼수로 보이기도 한다. 한 소비자 리포트에서 가격이 저렴한 국산차가 가격이 더 나가는 수입차가 가성비가 더 좋다고 생각한다는 설문결과를 발표한 적 있다. 최초 6개월은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든가, 결함 정도에 따라서 캐쉬백을 해주는 방식으로 제조사가 구매자의 기분과 입장을 헤아리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조금이나마 브랜드 이미지가 나아지는 데에 기여하지 않을까. 방법론은 다양하다. 제조사가 시장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 더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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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가 잘 팔리는 이유는 품질이 좋아서가 아니다. 그 정도 가격에서 탈 수 있는 비슷한 체급의 수입차가 없기 때문이다. 만약에 3,000만원 중후반의 가격으로 벤츠 E클래스를 살 수 있다면 국산차의 시장점유율은, 한 번도 시장을 점유해본 적 없는 것처럼 자취를 감출지도 모른다. 국산브랜드는 슬프게도 최선이 아니라, 차선들 중 최선이다. 국산 브랜드가 자국민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 자국브랜드는 자국에서 매출을 보장받기 쉽지만 품질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시나브로 시장을 잠식당할 것이다. 수입차 판매점유율은 20%을 목전에 두고 있다.

 

글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