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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승합차의 대명사, '봉고'는 대통령의 이름이다?

by오토포스트

"봉고차"라는 이름을 탄생시킨 기아자동차의 승합차

요즘엔 '승합차'나 '밴'으로 많이 불리는 원박스카. 과거엔 '봉고차'가 승합차의 대명사로 통했다. 원박스카 형태를 가진 차량 대부분은 모델명 대신 '봉고차'로 불려왔다. 1980년 7월에 탄생한 '봉고'라는 이름으로부터 '봉고차'라는 이름도 탄생한다. 간혹 "'봉고'라는 이름은 어디서 온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파가니의 '와이라'는 남아메리카의 '바람의 신' 이름이다. 페라리의 '엔초'는 페라리 창립자의 이름, 맥라렌의 '세나'는 전설적인 F1 드라이버의 이름이다. 그렇다면 '봉고'의 이름은 어디서 온 것일까? 봉고의 역사를 간단히 짚어본 뒤 알아보자.

국내 RV 역사의 아이콘 기아마스타 봉고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봉고 승합차다. 시민들이 원박스카를 '봉고차'라고 부르게 된 이유는 1980년대 봉고가 출시되었을 당시 어마어마한 양이 판매됐고, 이로 인해 자칫 사라질뻔한 기아자동차가 부활하게 된 가장 큰 원동력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시민들에게도 강하게 인식 되었을 것이다. 비록 현대 그레이스와 쌍용 이스타나가 출시되면서 인기가 시들해졌지만, 어쨌거나 국내 RV 차량 역사상 가장 기념비적인 모델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1981년 기아산업(기아자동차)은 기술제휴 기업인 일본 마즈다의 '봉고' 2세대 승합 모델의 라이선스를 도입해 국내에 출시했다. 순수 국산 모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승합차나 원박스카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것이다. 봉고 트럭이나 승합 모델 모두 기존 국산차 시장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트림이었기 때문에 꽤나 혁신적이기도 했다.

사실상 도박에 가까웠던 봉고 시리즈의 출시는 말그대로 대박이었다. 트럭 모델은 자영업자, 농수산업 종사자, 소규모 제조업체 등이 적절한 타깃이 되어주었으며, 승합차는 병원, 가족단위 소비자, 정부 등 다양한 소비자층이 타깃이 되어주었다. 봉고 승합 모델의 직계 후속 차량은 기아차의 '베스타'와 '프레지오', 아시아자동차 '토픽' 정도가 되겠다.

승합차보다 먼저 탄생한 기아마스타 '봉고 트럭'

'봉고'의 시작은 '봉고차'로 불리는 승합차가 아닌 트럭이었다. 승합 모델보다 1년 앞선 1980년에 출시됐다. 출시 당시에는 '기아마스타 1톤 디젤'이라는 명칭을 달고 있었고, 시판과 동시에 '봉고'라는 이름이 사용되었다. 1983년에는 봉고 트럭을 기반으로 한 '세레스'가 출시되면서 잠시 단종되었다.

1989년에는 마즈다 봉고 3세대 모델을 기반으로 한 '와이드 봉고'를 새로 출시하고, 1995년에는 J2 엔진을 탑재한 페이스리프트 버전인 '봉고 J2'를 출시한다. 이 때부터 자동변속기 선택도 가능했다. 1997년에는 프레지오를 기반으로 한 '봉고 프런티어'로 풀 체인지가 이뤄진다. 이 때부터는 마즈다와 이름만 같고, 나머지는 모두 달랐다. 지금까지 기아차는 '봉고'라는 이름의 트럭을 판매 중이다. 현대차의 '포터'와 같은 맥락이다.

'봉고'의 어원은 대통령의 이름으로부터?

기아 봉고의 이름이 가봉 전 대통령 '오마르 봉고'의 이름으로부터 왔다는 설이 있다. 기아차가 봉고 출시 당시 오마르 봉고 대통령이 방한했다는 사실이 있어 보아 시기상으로도 그럴 듯 해 보이지만 사실 봉고의 이름은 다른 것으로부터 왔다. 오마르 봉고 대통령의 방한도 기아차가 봉고를 출시하는 해인 1980년이 아닌 1975년이다. 봉고의 어원은 두 가지가 있다.


첫째, '마즈다 봉고'로부터 그대로 왔다.

봉고의 원형은 마즈다 봉고 2세대 모델이다. 기아 봉고와는 달리 가솔린이 기본 모델이었으며, 기아차의 봉고처럼 마즈다의 봉고 역시 마즈다를 살린 차량이다. 1980년 초에는 마즈다 봉고와 기아 봉고의 헤드램프 모양도 비슷했으며, 국내 출시 초기에 '1톤 디젤 트럭'이라는 이름으로 도입했으나 몇 달 후 '봉고'라는 이름을 붙었다.


둘째, 실제 이름의 유래는 아프리카 산림 영양 '봉고'로부터 왔다.

쉐보레 '임팔라', 현대 '포니', 포드 '머스탱'처럼 기아 '봉고'의 어원은 사진 속 동물이다. '봉고'는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영양의 일종이며, 학명은 Tragelaphus euryceros이다. 갈색 또는 암갈색 바탕에 흰 줄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아프리카 산림 영양'이라고도 한다. 기아자동차의 봉고 시리즈는 이 동물에서 이름을 따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