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먹거리, 지속 가능한 의류. 그 다음은?

[테크]by 베네핏

패스트 패션에서 패스트 푸드에 이르기까지. 심지어 사람도 하나의 부품처럼 빠르게 소비되어 버리는 요즘이다. 모든 것들이 빠르게 등장해서 빠르게 사라지는 것을 마치 반드시 추구해야 할 덕목으로 삼고 있기라도 한 듯 말이다. 그럼에도 어딘가에서는 지속 가능함을 추구하려는 노력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이들은 지속 가능한 먹거리, 지속 가능한 의류와 같은 이슈를 제기하며 멈출 줄 모르고 달리는 세상의 고삐를 잡는다.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먹거리, 의류 그 다음은 무엇일까?

지속 가능한 먹거리, 지속 가능한 의

빠르고 효율적인 것은 좋은 '공정'일 수 있으나, 좋은 '삶'의 태도는 아닐지도 모른다

어스쉽(Earthship)은 자연에서 발생한 천연 재료와 우리가 사용한 재활용 재료로 만든 자연형 주거 건물이다. 1980년대 말 미국의 뉴멕시코 주에서 마이클 레이놀즈라는 친환경 건축가가 첫 어스쉽을 건축했다.

 

어스쉽은 자연을 활용한 에너지 수급을 건축 설계의 제1원칙으로 삼고 있다. 건물 내부의 냉난방에 자연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활용하는 구조로 되어있으며, 조건이 충족될 경우 에너지 자급자족이 가능하다. 에너지를 자체 수급한다고 해서 놀랄만한 고급 기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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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는 북서쪽에 폐타이어 벽을 세우고, 건물의 남향에 넓은 투명 벽을 설치하는 것 정도가 전부다. 북쪽은 해가 뜨고 지는 방향과 관계없이 항상 남쪽에서 햇빛을 받을 수 있으므로 태양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최적의 상황이 만들어진다. 햇빛이 드는 방향의 경사면에 설치된 태양에너지 집열판과 건물 외벽의 풍력 터빈만으로 온수 공급과 자체 냉난방 시스템을 가동할 수 있다.

 

이 건물의 지속 가능함을 위한 노력은 에너지 수급뿐만 아니라, 그 건축 재료에도 미치고 있다. 어스쉽은 폐타이어, 병, 캔 등 버려진 재료들로 지어진다. 모두 본연의 용도를 다하고 더는 존재 가치가 없다고 판정된 것들이다.

지속 가능한 먹거리, 지속 가능한 의

폐타이어를 벽돌쌓기 방식으로 쌓고, 그사이에 틈이 생기면, 빈 병이나 캔을 채우고 흙으로 메꾼다. 이런 재료들을 재활용하는 것이 혹시 인체에 유해하진 않을까? 어스쉽은 폐타이어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을 차단하기 위해 AFM Safe Seal 처리를 한다. 이는 산소는 통과시키고, 폼알데하이드, VOC 가스 등의 유해물질은 차단하는 페인트이다. 재활용 이슈 때문에 건물의 원래 목적인 주거가 흐려지는 일은 없는 셈이다.

 

누군가는 어스쉽을 보고 버려진 것들로 만든 쓰레기 집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스쉽에 사용된 재료들은 이제 충분한 그 존재의의를 얻었다. 멋진 건축가의 혁신적인 사고를 통해 어스쉽의 훌륭한 부품이 되었으니까. 마이클 레이놀즈는 ‘버리지 않으면, 부족하지 않다’는 말로 어스쉽의 건축 철학을 설명한다. 현재 어스쉽은 미국, 유럽, 브라질 등에 진출했으며, 수천 채가 넘는 어스쉽이 전 세계에 지어졌다. 마치 미래를 주제로 한 SF영화에 나올듯한 이 집은 어쩌면 에너지가 고갈된 미래를 위한 집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인간이 끊임없이 지속 가능함을 쫓는 한, 그 시기를 맞이할 고삐 또한 우리가 쥐고 있다는 사실이다.

 

Photo(CC) via Geir Akselsen / flickr.com

 

images courtesy of architecturerepublic.com.au, greenhomebuilding.com

 

에디터 김재만

2016.12.2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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