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 사이 코딩 열풍이 부는 이슬람권 나라가 있다

[테크]by 베네핏
여성들 사이 코딩 열풍이 부는 이슬람

여성이 자전거를 타는 게 금기시된 나라가 있다. 이 말도 안 되는 나라가 바로 아프가니스탄이다. 이슬람 극단주의단체, 탈레반이 집권하면서 아프가니스탄에는 여성 탄압정책이 시작됐다. 여성들은 교육의 기회는 물론 인권 자체를 빼앗겼고 얼굴과 몸 심지어 눈도 거의 다 가리는 부르카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했다. 다행히도 2001년 탈레반 정권이 무너지며 많은 여성은 교육의 권리를 되찾았지만, 고등 교육의 기회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아프가니스탄 여성 페레슈테 포르흐(Fereshteh Forough)는 자국의 안타까운 상황을 보며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2015년 11월 그녀는 아프가니스탄 내 뿌리 깊은 성 불평등을 바로 잡기 위해 비영리 교육 단체를 만들었다. 그 단체의 이름은 코드 투 인스파이어(Code to Inspire). 아프가니스탄 내 여성을 위한 첫 번째 코딩 학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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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 투 인스파이어 CEO 페레슈테 포르흐

코드 투 인스파이어는 아프가니스탄 서부 지역 헤라트에서 15세에서 25세 사이 여자 학생들에게 코딩 교육을 무료로 진행한다. 페레슈테 포르흐는 코드 투 인스파이어를 설립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코딩 교육을 시작한 이유는 코딩과 기술은 당신이 누구인지 또는 어디에 있는지 묻지 않기 때문이에요. 하나의 컴퓨터와 인터넷만 있다면 집을 떠나지 않고도 전 세계 어디든 갈 수 있고 일을 할 수 있어요. 여성에게 교육의 권리는 허락됐지만, 오랜 시간 이어온 남성 중심 문화는 쉽게 바꿀 수 없어요. 코딩을 한다면 여성들은 보수적인 가정환경 속에 있어도 일할 기회를 얻게 되는 거죠."

그녀가 코딩 수업에서 가장 우선순위로 두는 것은 여성을 위한 안전한 교육 장소를 마련하는 일이었다. 우선 더 많은 여학생에게 안전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물리적 환경을 조성할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코드 투 인스파이어를 비영리 교육단체 501(c)(3)로 등록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단지 교육을 받는다는 이유만으로 어떠한 위협이나 강압을 받지 않고, 학교 내 협업 공간에 갖춰진 컴퓨터와 무료 인터넷을 사용하며 학생들은 코딩에만 집중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그녀는 지역 사회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고 학생들의 아버지와 형제들에게 교육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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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 투 인스파이어의 교육 과정은 1년 과정으로 학생의 수준에 따라서 조금씩 변화를 준다. 처음 코드 투 인스파이어에 찾아오는 학생 대부분은 코딩의 개념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마우스와 키보드도 몰라서 이를 설명해 줘야 할 때도 있다. 그렇지만 몇 달이 지나면 전혀 경험이 없던 학생들도 컴퓨터에 대한 기본적인 것들을 익히게 된다. 컴퓨터 사용 방법, 페이스북과 이메일 계정 설정 방법, 트위터 하는 방법이 그 예다. 이 과정이 끝나면 최종적으로 학생들은 웹 사이트 개발, 모바일 앱 제작 및 게임 기술을 터득하기 위한 코딩 언어를 배운다. 특히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이곳에 머무르면서 온라인으로 일할 경우를 위해서 비트코인과 같은 디지털 통화 사용 방법도 배운다.

 

이렇게 1년 정도 교육의 시간이 지나니 몇몇 학생들은 두각을 보이며 앱을 만들기 시작했다. 한 학생은 관광객에게 아프가니스탄을 홍보하는 앱을 작업하기 시작했고, 또 다른 학생은 지역 식당을 위한 배달 앱을 만들기도 했다. 학생들의 늘어가는 코딩 실력이야말로 코드 투 인스파이어의 큰 성과지만, 학생들이 큰 꿈을 꾸기 시작한다는 데 이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 전문 웹 개발자가 되기를 희망하는 20세 Heydeh는 자신의 지역 사람들을 위한 웹 사이트를 만들고 싶어 한다. 더는 다른 나라의 도움 없이 자체적으로 홈페이지를 운영해보는 게 그녀의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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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코드 투 인스파이어는 학생들과 함께 포트폴리오를 만들면서 유료 프로젝트 작업을 시작했다. 훗날 이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코딩을 통한 여성들의 일자리 창출이기 때문이다. 웹 사이트 디자인이나 운영, 앱의 일부분 개발 등 아주 작은 일이라도 여성들이 자신의 일자리를 찾길 바라며 코드 투 인스파이어는 미국의 관련 회사들과 이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만약 이러한 일이 성사된다면 수료생들은 센터를 방문해 IT 시설을 이용하며 일을 하고 온라인으로 돈을 벌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코드 투 인스파이어가 교육한 학생의 수는 50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아프가니스탄 젊은 여성 중 68%가 정규 교육 부족과 문맹이고, 단지 여성의 20%만이 대학교에 입학하고, 16% 여성만이 노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숫자는 결코 적지 않다. 또한, 코드 투 인스파이어는 험난하고 좁은 길을 걸어가기에 짧은 기간 동안 이룬 성과는 더더욱 놀랍고 의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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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페레슈테 포르흐의 꿈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멈추지 않을 것이다. 현재 코드 투 인스파이어 학교가 자리한 헤라트 지역 외 아프가니스탄 다른 도시에도 학교를 확장해 갈 것이다. 또 아프가니스탄과 비슷한 교육 환경이나 고용 문제에 처한 동아시아나 아프리카 내 다른 학교들과 협약을 맺어 활동 영역을 확장해나갈 예정이다.

 

코드 투 인스파이어는 여성들이 세상과 이야기할 통로로 코딩이라는 기술을 전달하며 사회를 향해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들의 목소리, 이들의 코딩이 비록 남녀평등 사회로 가기까지엔 아주 작은 울림일 수 있지만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던 어둠 속에서 방향을 제시해줬다. 이름 대로 코드로 아프가니스탄 사회에 영감과 울림을 준 거다. 코드 투 인스파이어를 시작으로 아프가니스탄 내 여성들의 변화는 시작됐다. 여성 한 명 한 명의 변화가 모여서 여성이 속한 가정은 물론이고 지역사회에도 변화가 퍼져나갈 것이다. 코딩으로 여성 인권을 찾아가는 코드 투 인스파이어는 기술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이 사회, 경제, 정치 등 다방면으로 좀 더 풍성하고 다채로워지는 데 기여할 것이다. 그녀들이 써내려갈 코드의 실행 결과가 에러 0이 되길 응원한다.

 

Image courtesy of code to inspire

Photo (cc) via DVIDSHUB/ flickr.com

 

에디터 이연주

2017.01.0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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