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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중국 얼굴인식으로 '多'하는 세상...보안에서 상품결제 연금수령까지

by조선비즈

중국 안면인식 기술 보급 확산...기숙사 출입⋅무단횡단 적발⋅은행 대출⋅상품 결제⋅연금수령

해외 유학파 출신 창업 스타트업 AI 기반 기술 선도...중국판 빅 브라더 통제수단 악용 우려도

 

중국에서 얼굴로 신분을 확인하는 안면인식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대학 기숙사에부터 모바일 은행 및 은행 ATM기의 신분확인과 무단 횡단자 식별에 이어 KFC 매장의 결제수단으로도 보급되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매장의 결제 방식으로도 채택되고 있다.

 

2015년부터 중국에서 보급 속도를 높이기 시작한 안면인식 기술이 결제수단으로 확산될 경우 중국 경제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중국에서 알리바바가 2011년 시작한 QR코드 결제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결제 시장을 급팽창 시켰고, 이는 공유자전거 등 이른바 공유경제를 유행시키는 인프라가 됐다.

 

2000년대초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국회) 기간 인민대회당 출입구에서도 볼 수 있던 안면인식 기술의 보급이 다양한 영역으로 확산되는 것은 모바일 결제의 새 동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낳을 뿐 아니라 인공지능(AI) 기술의 대중화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하지만 ‘중국판 빅브라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HSBC 외자계 은행 안면인식 기술 첫 도입

중국 얼굴인식으로 '多'하는 세상..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이 2015년 독일 세빗 박람회에서 안면인식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알리페이

HSBC 중국은 6일 모바일 은행에 안면인식 기능을 추가했다고 발표했다. 안면인식 방식을 통해 하루 누계 5만위안까지 자금이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베이징청년보 등 중국언론은 중국에서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한 첫번째 외자계 은행이라고 전했다.

 

HSBC 중국의 리펑(李峰) 부행장은 “자체 조사 결과 중국 고객의 절반이상이 안면인식 기술이 생활에 편리를 가져다줄 것으로 봐 전세계 평균 보다 16%포인트 높았다”며 “특히 모바일 결제에서는 선진국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은행이 금융업무에 안면인식 기술을 적용한 건 텐센트가 세운 중국 1호 인터넷 전문은행 위뱅크가 처음이다. 2015년 1월 첫 개장일에 위뱅크 선전 본점을 찾은 리커창 총리는 안면인식을 통해 신분이 확인된 고객에 대출버튼을 눌렀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대면(對面) 거래를 하지 못하는 한계를 안면인식 기술로 확보하기 시작했다.

 

전통 금융사로도 확산됐다. 자오상(招商)은행은 지난해에만 106개 도시에 설치한 1000여개의 ATM기에 안면인식 기능을 추가했다. 은행카드가 없어도 돈을 인출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자오상은행은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안면인식 기술을 악용할 경우에 대비해 휴대폰에 인증번호를 보내거나 비밀번호를 누르도록 하는 안전절차를 함께 수행하고 있다.

 

농업은행도 최근 저장(浙江)성 등에 안면인식 기능을 갖춘 ATM을 깔기 시작했다. 농업은행 일부 지점엔 안면 인식 뒤 ATM 기능뿐 아니라 카드 발급에서부터 환전과 이재(理財)상품 구매, 펀드환매 등의 업무도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 복합 단말기도 선보였다.중국 최대 보험사인 핑안(平安)보험도 안면인식 기술 적용에 나섰다.

 

마카오에선 올 7월 자본유출 억제 수단으로.중국 관광객이 인롄(유니온페이⋅은행연합회) 카드로 ATM에서 현금을 인출할 때 안면인식 절차를 거치도록 했다. 마카오정부는 비자와 마스터카드를 소지한 중국인들도 안면인식 절차를 밟도록 하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안면인식 기술은 금융 소외계층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베이징청년보는 2016년 항저우 주요 20개국(G20)정상회의에서 발표된 ‘G20디지털 금융 가이드라인’이 디지털 금융서비스 고객의 신분 식별 촉진을 강조하고 있다며 신분 확인이 안돼 기본적으로 금융서비스를 못받는 사람이 전세계에 15억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KFC 유통매장 등에서 시험운영

 

중국 얼굴인식으로 '多'하는 세상..

KFC 항저우 매장에 등장한 안면인식 결제 시스템/소후

중국 최대 가전유통업체 쑤닝윈상(蘇寧雲商)은 8월 난징(南京)에 있는 일부 매장에서 안면 인식 결제 서비스를 시작했다. 연내 20개까지 늘릴 무인 매장에 안면인식 결제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KFC는 이달 1일 항저우(杭州)에 있는 KPro 점포에서 처음으로 안면인식으로 결제를 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3차원 적외선 카메라가 설치된 무인 메뉴 주문기기에서 1~2초가 걸리는 얼굴 인식 절차를 마친 뒤 알리페이에 등록된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는 것으로 결제를 끝내도록 했다. 결제한도를 정해 한번에 500위안, 하루 누계 1000위안을 넘을수 없도록 했다.

 

알리바바의 경쟁 전자상거래업체인 징둥(京東)은 오프라인 매장 징둥즈자(京東之家) 4개 매장에서 안면인식 기술을 시험적용중이다. 중국과학원 자동화연구소 생체인증안전기술연구중심 리즈칭(李子青) 주임은 안면인식 기술을 상업현장에 적용하는 것은 생체인증 기술이 새로운 시대에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알리바바는 창업자 마윈(馬雲) 회장이 2015년 독일 세빗 박람회에 참가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앞에서 시연한 스마일투페이 기술로 안면인식 시대를 선도해오고 있다. 알리페이는 2015년부터 실명인증이나 비밀번호를 찾는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안면인식 방식으로 등록할 수 있도록 했다. 알리페이 관계자는 제일재경일보에 안면인식 기술의 정확도가 99.6%에 이른다며 만일 잘못된 인식으로 거래에 피해를 줄 경우 손실 전액을 보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면인식 결제, QR코드VS NFC 구도 깰까

중국 얼굴인식으로 '多'하는 세상..

중국에선 QR코드를 통한 결제가 급증하면서 모바일 결제가 빠른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베이징 왕징의 한 음식점.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안면인식 기술은 모바일 결제 시장을 성장시키는 추가 동력이 될 전망이다. 알리페이가 2011년 내놓은 QR코드는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 결제 사용을 크게 늘리는 계기가 됐다. 2014년 은행카드의 현금인출액 증가속도가 둔화된데 디어 2015년과 2016년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모바일 결제의 급성장을 보여준다.

 

골드만삭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중국에서 모바일 결제를 축으로 한 제3차 지불결제 규모는 74배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계 시장조사업체인 입소스가 미국과 일본, 한국 등 23개국 소비자 1만8180명을 대상으로 ‘오늘 당장 쓸 수 있는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를 알고 있느냐’를 물어본 결과 중국 소비자의 77%가 ‘안다’고 답해 대상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된 것도 모바일 결제의 대중화 수준을 보여준다.

 

중국의 3자지불 결제는 현재 알리페이와 위챗페이 등으로 대표되는 QR코드 방식과 애플페이 등으로 상징되는 NFC방식이 있다. 중국에선 QR코드의 압승으로 나타나고 있다. 올 1분기 QR코드를 통한 지불결제 시장규모는 5800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6.8% 증가했다.

 

자전거에서부터 자동차 오토바이 헬스장 농구공 세탁기 미니 가라오케 주차장 등에 이르기까지 공유경제란 이름을 내건 각종 온라인 렌털업이 급성장한 배경엔 간편 결제가 가능한 QR코드가 있다.

 

안면인식 기술은 QR코드 NFC 등으로 구성된 모바일 결제시장 구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쑤닝금융연구원 인터넷금융연구중심 슈에훙옌(薛洪言) 주임은 “안면인식 결제가 편의점 같은 특정 상황에서는 유행을 탈 수 있지만 QR코드를 대체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신문가판대 같은 곳에 적용하기에는 비용이 많이 드는 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고령화에 적합한 결제수단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알리바바의 금융계열 그룹인 앤트파이낸셜 관계자는 “알리페이 사용자중 60세이상이 수백만명에 이른다”며 “노인들이 잊어버리기 쉬운 비밀번호를 외울 필요가 없도록 한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을 깜빡 잊고 못가져 나오거나 휴대폰 배터리에 전력이 없어도 결제에 문제가 없도록 한다.

 

◆안면인식 기술, 횡단보도 공중화장실 휴지걸이 등 생활속으로

 

중국 얼굴인식으로 '多'하는 세상..

베이징사범대가 전 기숙사에 설치한 안면인식 출입 관리 시스템/홍콩 SCMP

안면인식 기술은 이미 중국의 생활속으로 파고 들고 있다. 3월 선전의 횡단보도에 등장한 안면인식 전광판이 대표적이다. 상하이 등지로 확산된 이 전광판은 무단횡단의 산상정보를 대형 전광판에 올린다.

 

베이징사범대학은 5월 여성 기숙사 한동에서 시작한 안면인식 출입 관리시스템을 8월 중순 모든 기숙사로 확대했다. 올해 신입생 2626명의 얼굴 정보를 등록한 이 학교는 기숙사에 들어갈때 학생카드로 긁은 뒤 안면인식을 하거나 육성으로 말한 뒤 안면인식 절차를 밟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26종의 사투리도 인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선전의 26만명에 이르는 퇴직 노인들은 올해부터 매년 한차례씩 사회보험 담당 부서에 직접 가서 양로금 수령 자격을 확인하는 절차를 밟을 필요가 없게됐다. 선전시가 알리페이 및 앤트파이낸셜 산하 신용평가사인 즈마신용과 함께 안면 인식기술로 본인을 인증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덕분이다. 10초만에 양로금 수령 자격 확인을 마칠 수 있게됐다.

 

올3월엔 저장성 세무국이 처음으로 안면인식을 통해 납세업무를 볼 수 있도록 했고, 후베이성 우한시는 3월부터 신분증 없이 여권신청을 할 때 안면인식을 통해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했다. 베이징의 텐탄공원에는 공중화장실의 휴지를 낭비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안면인식 기능이 있는 휴지 걸이를 사용하고 있다.

 

◆스타트업 속속 출현...정부도 어얼리어댑터

 

중국 얼굴인식으로 '多'하는 세상..

무단횡단을 막기 위해 선전에 설치된 안면인식 전광판/조선비즈

안면인식 기술 보급이 확산되면서 AI에 기반한 관련 스타트업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해귀파(海歸派⋅해외 유학파)들이 적지 않다. 알리페이가 활용하는 안면인식 기술인 스마일투페이는 2011년 창업한 중국 쾅스커지(曠视科技⋅메그비⋅Megvii)의 페이스 플러스플러스(Face ++ )다. 칭화대를 졸업한 공동창업자 인치(印奇)는 뉴욕 컬럼비아대학에서 유학한 해귀파다.

 

윈텐리페이(雲天勵飛⋅인텔리퓨전⋅intellifusion)은 2014년 미국 조지아공대에서 전자공학으로 박사를 받은 천닝(陳寧)과 톈디훙(田第鴻)이 선전에서 공동창업한 기업으로 이들이 개발한 AI 화상처리 칩은 이 회사 본사가 있는 선전시 룽강구의 모든 CCTV 카메라에 탑재된데 이어 내년말까지 선전의 모든 CCTV 카메라에 적용된다.

 

작년 항저우에서 열린 G20정상회의에서도 사용된 이 칩은 100만명중에서 표적의 위치를 수초내에 찾아낸다. 선전 정부가 어얼리 어댑터 역할을 수행한 덕에 윈텐리페이의 이 칩은 이미 중국내 10개 이상의 도시에서 쓰고 있고, 말레이시아에도 진출했다.

 

미국 일리노이대학에서 박사를 받은 저우시(周曦)가 창업한 윈총커지(云从科技⋅클라우드워크⋅CloudWalk)는 200명이 넘는 연구인력으로 안면인식 기술을 개발중이다. 중국 허브 공항 기준 안면인식 시장 점유율이 80%에 이른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IBM 왓슨 연구소와 마이크로소프트(MS)아시아 연구소 등에서 경력을 쌓은 저우 최고경영자(CEO)는 “안면인식 같은 AI 분야에선 연구의 깊이와 데이터의 풍부함이 똑같이 중요하다”며 “중국에서는 풍부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천닝 윈텐리페이 CEO도 “거대 인구를 가진 중국은 AI제품을 더 빨리 내놓을 수 있는 곳”이라며 “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해 알고리즘 업그레이드에 속도를 낼 수 있어 경쟁력을 높이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안면인식 기술 시장이 지난해 10억위안을 넘었으며 2021년까지 연평균 25% 성장해 연간 51억위안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연구기관 첸잔의 전망을 인용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이 AI에는 미국에 뒤져있지만 안면인식 기술에선 미국을 추월했다고 전했다. 구글과 MS 페이스북 등도 안면인식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편리성⋅안전성 동시 제고...중국판 빅브라더 가속 우려도

 

안면인식 기술 보급 확산은 상거래의 편리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제고하지만 통제사회인 중국이 신 빅브라더 사회로 갈 것이라는 우려를 낳는다. 빅 브라더는 조지 오웰 『1984년』에 나오는 용어로 사회 구성원들을 철저하게 들여다보는 감시시스템을 말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안면 인식 기술 열풍을 전하는 기사에서 “서구 사회에 비해 권위적인 중국 정부는 개인 정보 보호 등의 문제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이런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면인식 기술이 사생활 침해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사회 통제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당국은 2020년까지 전국에서 개인의 교통 규칙 위반 등 일상 행동을 기준으로 신용을 평가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칭다오 경찰은 8월 맥주축제 기간 안면인식 기술을 사용해 범죄자들을 체포하는 실적을 올렸다.

 

중국 기업들은 사생활 침해 논란과 관계없이 전자상거래와 모바일 결제처럼 서구 기술을 시장에 빠르게 적용하는 특유의 속도전으로 시장을 키우고 있다. IDC의 장줘 연구원은 글로벌타임스에 “서구 기업들이 안면인식 기술 개발에 먼저 뛰어들었지만 중국 기업들이 보안에서부터 금융에 이르기까지 더욱 많은 솔루션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xiexi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