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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또 대출금리만 올린 '얌체 은행'

by조선비즈

반복되는 은행 '이자 장사'


5대 市銀, 주담대 금리 0.3%p↑… KB·신한 등은 신용대출도 올려

반면 예금은 대부분 요지부동


당국 "사회적 비난" 경고해도… 은행들 "시장금리 오른 탓" 항변 

 

10월 들어 은행들이 시장 금리 상승을 이유로 대출 금리를 가파르게 올리고 있다. 반면 일부 특판예금을 제외한 예금 금리는 요지부동이다. 금리 인상기마다 반복되는 은행들의 '이자 놀이'에 대한 금융 소비자들의 원성이 높다.

예금 금리는 찔끔, 대출 금리는 성큼

주요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일반신용대출 금리를 최근 대폭 인상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의 혼합형(5년간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근 한 달 사이에 적게는 0.313%, 많게는 0.44%포인트 올랐다. KB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0일 기준 연 3.73~4.93%로, 지난달 말 3.29~4.49%보다 0.44%포인트 올라 시중 은행 중 가장 상승폭이 컸다.

또 대출금리만 올린 '얌체 은행'

KEB하나은행의 경우 30일 기준 금리는 3.938~5.158%로, 지난달 말보다 0.313%포인트 상승했다. 신한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도 일제히 금리를 0.32%포인트씩 올렸다.

 

5대 시중은행 중 NH농협은행을 제외한 4개 은행은 신용대출 금리도 인상했다. 전국은행연합회 공시 자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의 10월 일반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4.53%로 9월 평균 금리 4.35%보다 0.18%포인트 올랐다. KB국민은행은 10월 평균 3.09%로 9월보다 0.38%포인트 올랐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각각 0.19%포인트, 0.13%포인트 인상했다.

 

은행들이 일제히 대출 금리를 올린 것과 달리, 예금 금리는 요지부동이다. 시중은행 중 정기예금(1년 기준) 금리를 올린 곳은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뿐이었다. 각 은행이 제공한 특정 상품의 정기예금 금리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 우리은행의 30일 기준 예금 금리는 9월 말 금리 수준과 동일하다.

"금리 상승기 왔다" 남몰래 웃는 은행들

은행들의 얌체 영업에 금융 당국은 최근 시중은행 임원들을 모아놓고 경고장을 날렸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27일 '은행권 가계대출 동향 점검회의'를 열고 시중은행 여신 담당 부행장들에게 "합리적 이유 없이 금리를 인상하면 사회적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압박했다.

 

하지만 예금·대출 금리는 은행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어서 은행들이 "시장 금리가 올라 어쩔 수 없다"고 항변하면 금융 당국으로서도 개입할 방법이 없다. 이 때문에 예대금리차 확대와 이에 따른 은행 이익 증가는 앞으로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시장 금리가 크게 상승하지 않은 3분기에도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은 0.02~0.05%포인트 상승하면서 이익 증가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한국투자증권 백두산 연구원은 "9월 말부터 본격화된 시장 금리 상승 덕분에 은행의 순이자마진은 4분기에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은행권 가계대출의 고정금리 비중(신규 취급액 기준)은 30%로 2014년 2월(23.8%) 이후 3년 7개월 만의 최저치로 집계됐다. 금리가 오르자 대출자들이 금리가 안정적인 고정금리보다는 당장 0.5~1%포인트 정도 금리가 낮은 변동금리를 선호하고, 은행들도 금리 인상에 따른 리스크 부담이 없는 변동금리 상품을 권유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부위원장은 "은행 직원들이 고객에게 더 유리한 고정금리 대출 상품을 권유할 수 있도록 일선 현장을 관리하라"고 주문했다.

 

은행들이 사상 최고 실적을 올리면서도 시장 금리 상승을 빌미로 대출 금리를 가파르게 올리면서 은행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땅 짚고 헤엄치기 식' 이자 장사에 대한 지적이 많이 나왔다. 국회 정무위 박찬대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근거로 "최근 5년간 기준금리가 1.35%포인트 떨어졌는데도 금융사들이 가산금리를 크게 올리면서 신용대출 금리는 1.02%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고 비판했다.


최규민 기자(qmin@chosun.com);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