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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아이언맨'
자동차 공장 일꾼 되다

by조선비즈

작업자 힘 덜고 부상 방지… '착용형 로봇' 상용화 경쟁

 

車 생산라인용 구조 간단하지만 사람의 힘 30~40% 줄일 수 있어

가격도 5000달러 수준으로 저렴

 

포드, 美 공장 2곳에서 시험 운용

BMW·르노·아우디도 잇단 도입

현대차도 내년부터 적용 채비

 

지난 9일 미국 자동차업체 포드는 전미자동차노조와 함께 미시간주의 공장 두 곳에서 '웨어러블(wearable·착용형)' 로봇을 시범 운용한다고 발표했다. 웨어러블 로봇은 조끼처럼 상체에 착용하는 기계 장치로, 팔을 올리면 밑에서 받쳐준다. 이를 통해 작업자의 팔이나 등에 들어가는 힘이 30~40% 줄어들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웨어러블 로봇 경쟁을 벌이고 있다. 포드와 BMW·르노·아우디는 미국과 유럽의 공장에서 자동차 생산 라인에 잇따라 웨어러블 로봇을 도입했으며, 일본 도요타는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해 올가을부터 임대 사업을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의료용과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을 동시에 개발해 내년부터 상용화에 들어갈 계획이다.

로봇이 상체에 들어가는 힘 30~40% 줄여

포드가 도입한 상체 로봇은 미국 로봇업체 엑소 바이오닉스가 개발했다. 원래 마비 환자의 재활용으로 개발했다가 산업용으로 용도를 확대했다. 사람이 팔을 올리면 3~6㎏까지 무게를 받쳐준다. 자동차 생산 라인에서 바닥 작업을 하는 근로자는 하루에 4600번 정도 팔을 들어 올린다. 1년이면 100만번이 넘는다. 이로 인해 팔과 허리에 문제가 생기는 일이 많다. 웨어러블 로봇은 근로자의 부상을 막아 생산성을 높이고 의료비도 크게 절감시킬 수 있다. 포드사는 미국 공장의 성과가 좋으면 유럽과 남미 공장에도 웨어러블 로봇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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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BMW는 지난 10월 미국 스파턴버그 공장에 상체와 하체용 웨어러블 로봇을 각각 도입했다. 조끼 형태의 상체 로봇은 포드사의 경우처럼 위를 보고 작업하는 일이 많은 라인에 도입했으며, 무릎을 굽힌 채 작업하는 근로자들에게는 다리와 허리를 받쳐주는 하체용 로봇을 제공했다. 현재 로봇 40대를 운용 중인데, 연말까지 60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아우디는 스위스 누니사와 함께 탄소섬유로 하체용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해 독일 잉골슈타트 공장에서 시범 운용하고 있다. 프랑스 르노도 같은 제품을 시험했다. 일본 도요타는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을 상용화했다. 아직 산업용 제품을 만들지 않았지만 자동차 생산 라인에서 요청이 있으면 언제든 생산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파나소닉이 최근 개발한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을 도입할 수도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H-WEX'와 의료용 'H-MEX'를 공개했다. 내년부터 의료용 제품부터 상용화에 들어갈 계획이다. 현대자동차는 계열사 현대로템과 아이언맨처럼 온몸을 덮는 전신형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하기도 했다. 현대로템의 하체용 로봇 'HUMA'는 40㎏ 무게를 들어도 전혀 힘이 들지 않는다.

국내에서도 2010년부터 특허 출원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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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장조사기관 BIS 리서치는 지난 9월 웨어러블 로봇 세계 시장이 지난해 9600만달러(한화 1076억원) 규모에서 연평균 47.4%씩 성장해 2026년 46억5000만달러(5조2135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은 연 52%의 고성장이 예측됐다.

 

실제로 웨어러블 로봇 개발업체들은 자동차 등 산업 부문에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환자용 웨어러블 로봇은 가격이 대당 8만달러(약 9000만원)를 넘어 시장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지 않고 있다. 의료용은 환자의 근육 움직임을 실시간 감지하고 그에 맞춰 모터를 작동해야 하기 때문에 로봇의 구조가 복잡하고 생산 비용도 더 많이 들어간다. 반면 자동차 공장에 쓰이는 웨어러블 로봇은 특정 작업만 지원하면 되기 때문에 구조가 간단하다. 포드·BMW에 도입된 로봇은 가격이 5000달러(560만원) 수준이다.

 

웨어러블 로봇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국내에서도 특허출원이 늘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국내 특허출원은 2009년 3건에 그쳤으나 2010년 이후 급증해 최근 2년간 연평균 40건 이상 출원됐다. 업체별로는 현대자동차(41건), 대우조선해양(27건), 국방과학연구소(21건) 순이었다. 웨어러블 로봇 연구자인 공경철 서강대 교수는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은 해외에서도 초기 단계여서 우리나라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며 "내년부터 국내 자동차와 조선업체를 중심으로 상용화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ywle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