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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이달들어 늘어난 '싼커'에 명동 들썩…'유커' 마케팅 준비에 한창

by조선비즈

지난 12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지난달 31일 한국과 중국 정부가 양국 관계복원 합의문을 발표한 데 이어 11일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트남 다낭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관계 정상화를 선언한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해빙 분위기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이곳에선 사드 갈등이 언제 있었냐는 듯이 중국인들로 붐볐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중국인 관광객의 필수 방문 코스 중 하나로 꼽힌다.

 

백화점 1층 명품 매장 코너에선 중국인 관광객들이 줄을 서서 순번을 기다리고 있었다. 중국어로 길을 안내하는 백화점 직원의 목소리가 연신 울려퍼졌다. 한달 전엔 볼 수 없던 광경이다.

이달들어 늘어난 '싼커'에 명동 들썩

지난 12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소공점) 1층의 구찌 매장. 물건을 사려는 관광객들이 줄지어 서 있다. /윤민혁 기자

백화점 건물 9층부터 12층에 위치한 면세점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지난 3월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로 금한령(이 내려진 이후 국내 백화점, 면세점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들은 언론의 인터뷰와 카메라를 피하기 바빴다. 한국으로 여행을 온 모습이 중국 본토에 알려져 혹여나 해를 입지 않을까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중국 관광객들은 사진·방송 촬영과 인터뷰에 거리낌이 없었다. 중국인 관광객들은 한·중 관계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해선 말을 아꼈지만 ‘어떻게 면세점을 찾게 됐느냐’는 질문엔 “한국 화장품을 구매하고 싶어 찾았다”고 웃으며 답했다.

 

‘따이궁’(代工, 보따리상)은 아닐까. 따이궁과 ‘싼커’(散客, 개인관광객)는 쇼핑 패턴이 다르다. 따이궁은 단일 상품을 1인당 구매 한도까지 구매하는 패턴을 보인다. 때문에 쇼핑백이 한가지 제품으로 가득차 있다. 이들은 통상 단체로 움직인다. 이날도 따이궁으로 보이는 중국 관광객을 볼 수 있었지만 소수였다. 얼마 전까지 한산한 면세점 매장을 따이궁이 휩쓸던 모습과는 달리 연인이나 친구 관계로 보이는 싼커들이 삼삼오오 매장을 둘러보고 있었다.

 

이제 유통업계는 중국 관광객의 주류를 이루는 ‘유커’(游客, 중국인 관광객이라는 의미지만 싼커와 대비시켜 단체 관광객으로 통용되기도 한다) 방한 재개를 기다리며 중국 마케팅에 올인하고 있다.

백화점·면세점 중국인 매출 회복세 확연…유커 방한 재개 기대

지난달 31일 한중 사드 갈등이 봉합 국면으로 들어선 이후 국내 백화점·면세점의 중국인 매출이 오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전 점포의 11월 일 평균 중국인 매출이 10월 대비 20% 늘었다고 13일 밝혔다.

이달들어 늘어난 '싼커'에 명동 들썩

지난 12일 롯데면세점 소공점. 왼쪽 화장품 매장에 관광객이 몰려 있다. /윤민혁 기자

서울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월별 중국인 매출은 지난 6월을 기점으로 감소폭이 줄더니 중국 국경절 연휴가 있었던 10월에 13% 증가하며 회복세로 돌아섰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광군제 기간이었던 지난 10~11일 중국인 매출이 전년대비 37.7% 신장했다”고 전했다.

 

사드 보복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롯데면세점에도 중국인의 발길이 돌아왔다. 11월 들어 롯데면세점 전 점포의 일평균 중국인 소비자 매출은 전월 대비 18.5% 늘었다. 신라인터넷면세점은 이달들어 11일까지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한중관계가 해빙되면서 중국인 개별 관광객 방문이 확연히 늘고 있다”며 “단체관광 재개가 이뤄지느냐에 온 유통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대상 마케팅도 재개…왕홍 초청·중국 여행사 팸투어 계획

유통업계는 중국인 대상 마케팅 재개에 나섰다. 사드 배치 이후 중국인의 반한 감정을 감안해 중국 마케팅을 자제해 왔다.

이달들어 늘어난 '싼커'에 명동 들썩

신라면세점 모바일 앱의 교통 안내 서비스. 한중 관계 해빙기를 맞아 유통업계는 본격적인 중국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호텔신라 제공

호텔신라의 신라면세점은 면세점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택시호출 서비스’와 ‘대중교통이용 안내 서비스’를 신라면세점 중국어 모바일 앱에 도입했다. 싼커가 신라면세점 앱을 이용해 택시를 호출하면 중국어로 표기된 지도를 움직여 출발지를 설정할 수 있다. 신라면세점은 중국인 고객이 택시 영수증을 제시하면 당일 서울점에서 사용 가능한 사은권(최대 2만원)을 증정하는 ‘택시비 지원’ 행사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이 서비스가 한국의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중국인 고객의 불편함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면서 “레드벨벳, 동방신기, 샤이니 등 여러 세대를 아우르는 한류 스타를 활용한 한류 관광 마케팅을 강화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또 “‘왕홍’(중국의 파워블로거를 이르는 말)을 활용한 소셜미디어 홍보는 물론 중국 현지 여행사 관계자 초청 팸투어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중국인 고객이 은련카드로 결제하거나 중국 최대 여행사이트 씨트립(C-trip) 앱 사용시 상품권 페이백·할인 쿠폰을 증정할 계획이다. 중국인 파워블로거인 ‘왕홍’ 마케팅도 재개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중국 최대 여행사인 씨트립과 광고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그동안 중단했던 중국인 대상 웨이보, 웨이신 등 중국 SNS 채널의 운영 재개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순민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은 “중국인 매출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유통·관광업계 전반에서 유커 맞이 준비가 한창”이라며 “이달부터 내년 1월까지 연말·연시 중국인 쇼핑 특수 기간에 맞춰 다양한 마케팅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민혁 기자(beherenow@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