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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폭발적인 가속력, 부드러운 코너링… 잘 길들여진 맹수 같은 차

by조선비즈

시동 버튼을 누르자 '크르릉' 하는 엔진 소리가 고막을 할퀴었다. 차는 언제든 뛰쳐나갈 준비가 됐다는 듯 씩씩대며 숨 고르기를 했다. 스포츠카 대부분이 그러하듯, 이 차도 운전자의 숨겨 있던 '질주 본능'을 자극했다. 하지만 도심에서는 잘 길들여진 맹수같이 조용했고, 안정적이었다.

 

페라리는 'GTC4 루쏘T'를 최근 국내에 출시했다. 작년 9월 파리 국제 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였던 차다. 페라리 공식 수입사인 FMK는 이 차가 '스포티한 성능과 여유로운 드라이빙에 최적화된 GT 콘셉트'라고 설명했다. 페라리 최초로 8기통 터보 엔진을 장착한 2도어, 4인승 모델이다.

폭발적인 가속력, 부드러운 코너링…

도로를 질주하는 페라리 GTC4 루쏘T. 이 차는 도심 주행에서 기존 스포츠카에 비해 정숙성이 좋은 편이다. / FMK 제공

이 차를 몰고 서울 강남 청담사거리에서 출발해 광화문을 거쳐 경기 파주시 문산읍까지 61㎞를 달렸다. 이 차에는 3.9L 8기통 터보 엔진이 달려 있다. 2016년 '올해의 엔진 대상'을 포함해 4개 부문을 석권한 페라리의 8기통 트윈 터보 엔진의 최신 버전이다. 고속 주행 성능은 "역시 페라리"라는 말로 통한다. 3억원이 넘는 차인 만큼 질주감이 남다르다. 7500rpm에서 610마력의 최고 출력을 내고, 3000~5250rpm에서 최대 토크 77.5㎏·m를 낸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3.5초다. 최대 속도는 시속 320㎞.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고 자유로를 달리자 차가 낮게 깔리며 질주하기 시작했다. 기본 차체가 낮을뿐더러(전고 1383㎜), 다운포스가 강조됐다. 뒷바퀴가 앞바퀴와 동일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4WS(rear-wheel steering) 시스템은 시속 100㎞가 넘는 속도에서도 안정적인 코너링을 도왔다.

 

이 차는 도심에서 의외로 조용하다. 신호 대기 중에는 시동이 꺼지는 '스톱&스타트' 기능이 적용됐고,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 주행 중엔 스포츠카의 시끄러운 배기음이 아닌 디젤차 수준의 배기음이 났다.

폭발적인 가속력, 부드러운 코너링…

GTC4 루쏘T의 운전대. 시동 버튼과 기어가 운전대에 위치해 있다. / FMK 제공

폭발적인 가속력, 부드러운 코너링…

후진 기어가 기어봉 대신 버튼 형식으로 구성된 모습. / FMK 제공

운전석 시트는 딱딱한 편이었지만 등받이가 움직임을 꽉 잡아주는 느낌이었다. 운전석 옆에는 10.25인치 HD 터치스크린이 자리 잡았다. 조수석에도 8.8인치 디스플레이가 달려 주행 중 속도나 각종 차량 정보를 볼 수 있다. 구글 맵과의 연동 문제로 내비게이션은 작동되지 않았다. 내부엔 별 기능이 없다. 운전에 집중하라는 설계다.이 차는 '데일리 페라리'를 지향한다. 2인승 위주로 드라이버 개인을 위한 차였던 페라리에서 실용성을 강조한 '가족들의 페라리'로 변신을 꾀한다. 이 차는 여러 설계를 통해 '페라리를 타고도 마트를 가거나 여행을 가는 등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뒷좌석은 넓진 않지만 착석하면 무릎 앞으로 성인 주먹이 하나 들어간다. 뒷좌석 헤드룸이 여유롭지는 않다. 트렁크 공간은 현대차 '그랜저'보다 큰 450L이다. 뒷좌석도 접혀 더 큰 짐을 넣을 수도 있다.

 

김성민 기자(dori2381@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