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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중력파로 더 빨리 더 정확하게… 대형 지진 알아낸다

by조선비즈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같은 대형 지진의 정확한 규모를 지금보다 빨리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이 제시됐다. 지진의 정확한 규모를 빨리 알아내면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 지진으로 인한 2차 사고 방지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동일본 대지진 당시 처음에 지진 규모를 실제보다 낮게 발표하는 바람에 뒤이어 발생한 지진해일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프랑스 국립과학원(CNRS)과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 등 국제 공동연구진은 "동일본 대지진 당시 발생한 중력파(重力波)의 변화로 지진파에 기반을 둔 지진 규모 측정보다 훨씬 빠르게 정확한 지진 규모를 판정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1일 자를 통해 발표했다.

중력파로 더 빨리 더 정확하게… 대형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으로 피해를 본 일본 한 도시의 모습. /위키미디어

 

중력파는 우주에서 별 폭발과 같은 거대한 사건이 발생할 때 중력 에너지가 물결처럼 퍼져 나가는 현상을 말한다. 연구진은 규모 8 이상의 강진이 발생하면 주변 지각이 압축·팽창하면서 일부 지역의 중력이 변하는데 이때 나오는 미세한 중력파를 감지해 지진 규모를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연구진이 사용한 중력파 관측 수치는 동일본 대지진 당시 진앙에서 2000㎞ 떨어진 중국 동북부 무단장 관측소와 우리나라 인천 관측소에서 측정한 자료다. 연구진은 이 자료를 토대로 단번에 지진 규모가 규모 9 이상이라는 계산 결과를 도출했다.

 

반면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일본 정부는 지진 발생 직후 지진 규모를 7.9로 발표했다가 3시간 뒤에 8.8로 수정했다. 하지만 이 역시 실제 지진 규모인 9.1보다 낮게 판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윤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는 "지진 규모가 7 이상이 되면 진폭이 더 이상 올라가지 않아 이론적으로 추정한 값과 실제 관측치를 계속 비교해 규모를 수정해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당시 중력파를 이용했다면 1~2분 내 지진 규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전파 속도가 가장 빠른 지진파인 P파는 이 정도 떨어진 거리까지 도달하는 데 165초가량 걸리지만 중력파 변화는 그보다 100초 이상 빨리 감지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P파의 전파 속도는 평균 초속 8~10㎞인 반면 중력파는 빛의 속도에 가까울 정도로 빠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구진은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규모 8.5 이상의 강진에 한해 중력파로 지진 규모를 예측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마틴 발레 파리지구물리연구소 박사는 "이번 연구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초 과학자들이 처음으로 우주에서 오는 중력파 신호를 검출하는 데 성공하면서 중력파에 대한 과학적 이해가 넓어진 덕분"이라며 "향후 지진 규모 8.5 이하에서 발생하는 중력파로 지진을 예측하는 기술에 대한 연구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인준 기자(pe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