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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현대차, 거꾸로 가는 연비...신형 싼타페 연비 개선 기대 이하

by조선비즈

지난 2014년 현대차 과장 연비 논란이 있었을 때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경영진에 "2020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연비를 확보하라"고 특명을 내렸다. 정 회장의 이 같은 연비 로드맵은 엔진 다운사이징과 터보엔진 등 고효율로 무장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국내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에 대해 적극 대응할 방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럼 정 회장의 특명이었던 연비 로드맵은 잘 실현되고 있을까. 완성차업계에서는

현대차(005380)가 최근 내놓는 신차들을 보면 연비 개선 성과가 기대 이하라고 말한다. 디자인이나 인테리어, 편의사양 옵션 등은 꾸준히 개선된 반면 차량 경량화 관련 소재 개발과 연비 개선에는 소홀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 신형 싼타페 연비 개선 기대 이하

 

실제 이달 출시하는 신형 싼타페를 보면 6년만에 완전변경된 모델이라고 하기에는 연비 개선 성과가 크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형 싼타페 2.0 디젤 모델(18인치 타이어 기준)의 경우 리터당 연비가 13.8km다. 구형 싼타페 2.0 디젤 모델(13.3km)에 비해 0.5km 개선된 데 그쳤다. 신형 싼타페 가솔린 2.0 터보 모델(18인치 타이어 기준)의 연비도 9.5km로 이전 모델보다 0.2km 향상됐을 뿐이다. 그나마 운전자가 체감할 정도로 연비가 개선된 모델은 2.2 디젤 모델(19인치 타이어 기준)로 이전 모델보다 0.9km 늘어난 13.3km를 기록했다.

현대차, 거꾸로 가는 연비...신형

6년만에 완전변경돼 출시되는 4세대 신형 싼타페의 외관 디자인/현대차 제공

2016년 10월 출시한 그랜저IG의 경우에도 연비 개선 효과는 크지 않았다. 구연비 산출방식 기준으로 그랜저IG 가솔린 3.0GDi의 연비는 리터당 10.5km, 가솔린 2.4GDi는 11.8km다. 이전 모델인 그랜저HG 동급보다 연비가 각각 0.1km와 0.5km 늘어난 수준이다. 그나마 LPi 3.0(7.8km)의 경우에는 구연비 구형 그랜저(8.2km)와 비교해 0.4km 낮게 나온다.

 

일부 신차는 연비가 후퇴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제네시스 G80(9.4 km)의 연비는 이전 모델보다 리터당 0.2km 나빠졌고, 기아차 쏘렌토(13.5km)도 이전 모델보다 리터당 0.9km 낮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가 고품질과 저연비로 국내 시장에 적극적으로 공세를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기아차는 구형 모델 대비 신차의 가격을 소폭 인상하면서도 연비 효율은 높이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현대·기아차의 실연비가 좋지 못하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어 연비 절감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소비자들이 외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차체 경량화, 엔진성능 개선 소홀

 

이산화탄소 배출량 등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차체 무게를 줄이고 엔진 성능을 개선해 연비를 올리는 것은 자동차업계 입장에서는 생존 문제다. 이 때문에 자동차를 만드는 기본 소재를 철 대신 알루미늄, 탄소섬유 등 경량화 소재로 바꾸는 추세다.

 

실제 유럽과 미국 등 주요 자동차업체들은 차체 뼈대에 철강 대신에 알루미늄을 사용하고 내외장재에도 플라스틱, 탄소섬유 등을 확대 적용해 무게를 줄이는 데 기술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 거꾸로 가는 연비...신형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현대제철 제공

통상 차량 무게를 100kg 줄이면, 연비는 리터당 0.5km 절약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현대차가 출시하는 신차들은 차량 무게가 늘어나고 있다. 신형 싼타페는 아직 공차 중량이 공개되지 않아 앞서 출시한 신형 그랜저를 예로 들면, 그랜저IG의 가솔린 3.0모델의 공차 중량은 1630kg으로 구형 그랜저(1590kg)보다 약 40kg 무겁다.

 

그랜저 이외에도 최근 출시한 완전변경 모델들은 구형모델보다 30kg에서 50kg씩 무게가 늘었다. 친환경 소재 사용과 엔진 다운사이징, 하이브리드 모터 개발 등을 통해 연비를 끌어올리는 일본차에 비해 개선해야 할 숙제가 많은 것이다.

 

현대차의 신차 무게가 늘어나는 이유는 강판을 주로 공급받는 현대제철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계열사인 현대제철로부터 초고장력 강판을 위주로 공급받으면서, 다른 소재 사용이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독일 아헨 대학의 조사에 따르면 고장력 강판은 11%의 차체 경량화 효과가 있지만 알루미늄은 40%가량 감소한다.

 

완성차업계 한 관계자는 “알루미늄이나 탄소섬유 등 경량화 소재 사용은 늘어나지 않는 반면 편의사양과 관련된 옵션들은 대거 추가되면서 현대차의 신차 무게가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저유가 상황이라 소비자들이 자동차 연비에 관심이 덜하지만, 상황은 언제든 바뀔 수 있는 만큼 현대차도 경량화 소재 사용 등을 통해 연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참 기자(pumpkins@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