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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직원 수백명씩 뽑는 가상화폐 거래소… 가도 될까요?

by조선비즈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가상 화폐 붐을 타고 큰 수익을 거둔 가상 화폐 거래소들이 인력 확충에 적극 나서고 있다. 빗썸과 업비트 등 업계 상위권 가상 화폐 거래소는 올해 100~400명씩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최근 가상 화폐 거래소 시장 진출을 선언한 네이버의 손자회사 라인플러스와 코인네스트·알파핀테크 등 신생 기업들도 상시 채용 공고를 냈다. 모두 합치면 국내 4대 시중은행 공채 인원과 맞먹는 규모다. 정보기술(IT) 전문가와 마케팅, 고객센터 담당 등이 주요 모집 분야다.

 

가상 통화 거래소는 위계서열이 뚜렷한 기존 금융사와 달리 수평적인 근무 분위기를 갖췄고, 재택근무·운동비 지급·도서비 지원 등 복지 혜택도 다양해 20~30대 구직자의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달 30일 가상 계좌 실명거래제를 도입하는 등 가상 화폐 거래소를 규제하는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고, 일본에서 발생한 5000억원 규모의 가상 화폐 해킹 사태처럼 거래소 운영 체계가 불안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어 구직자들의 꼼꼼한 검토가 필요하다.

수백명씩 채용 나서는 가상 화폐 거래소

지난해 10월 출범해 국내 최대 규모 가상 화폐 거래소로 성장한 업비트는 올해 100명 이상 신입 직원을 뽑을 예정이다. 수백만명 이용자가 동시에 몰려도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서버 개발자, 모바일용 거래소 앱 개발자, 금융데이터 가공을 담당할 통계 전문가, 고객 콜센터 관리 등이 채용 대상이다. 정보보안 기획 분야는 최소 중견기업에서 IT보안 담당자로 일했던 경력을 요구한다.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 관계자는 "초고속으로 성장하는 스타트업에서 일해보는 것 자체가 최고의 장점이라 기존 금융권 근무자들도 많이 이직했다"며 "오전 10시 출근해 오후 7시 퇴근하는 주5일 근무에 3년 근속 시 10일 안식휴가 사용, 도서 구입비 지원 등 각종 혜택이 있다"고 설명했다.

직원 수백명씩 뽑는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은 올해 400여명을 신규 채용한다고 밝혔다. IT와 웹디자인, 핀테크, 마케팅, 홍보, 해외영업, 인사, 금융투자, 법무 등 총 36개 부서에서 직원을 모집하고, 300명은 콜센터 상담원으로 뽑는다. 현재 근무 중인 콜센터 직원 230명도 다음 달 1일 정규직으로 전환해 '전 직원 100% 정규직화'를 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시스템 보안 유지와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이 가상 화폐 거래소의 핵심인 만큼 직원들의 내부자 거래를 감시하는 준법감시팀, 내부 통제 체계 구축과 운영을 전담하는 IT감사팀, 금융 사고 조사와 수상한 거래 탐지(FDS)를 맡는 리스크매니지먼트(RM)팀을 대폭 확충한다. 빗썸 관계자는 "채용 과정에서 연령과 성별, 학력 제한은 없고 금융업계 경력 1~3년 이상을 우대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20여곳 거래소와 기업에서 채용을 진행 중이다. 코인네스트는 IT엔지니어, 정보보호, 디자인, 고객서비스, 해외사업, 마케팅, 언론홍보 등 전 분야에 걸쳐 100여명 규모의 정규직 채용을 실시한다. 알파핀테크는 금융기획 및 마케팅 등을 비롯한 전반적인 거래소 관리 업무를 맡을 담당자를 찾고 있고, 여의도증권미디어그룹과 라인플러스도 가상 화폐 거래소 시스템 개발과 웹 디자인 등을 담당할 프로그래머를 모집 중이다.

거래소 안정성이 문제…회사 내부 상황 꼼꼼히 따져봐야

그러나 금융업계에서는 가상 화폐 거래소의 향후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한다. 가상 화폐 거품이 꺼지거나 정부 규제로 거래가 위축되면 거래소 수익도 쪼그라들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상 화폐 거래소는 고유 기술 없이 거래 중개만 하는 회사라 IT기업으로 보기 어렵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국블록체인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가상 계좌 실명거래제가 시행된 후 은행에서 가상 계좌를 발급받은 거래소는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4곳에 불과하다.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20여개 소규모 거래소는 은행의 가상 계좌 발급 계약 재개를 기약 없이 기다리는 상황이다. 일부 거래소는 잠정적으로 사업 중단에 돌입했다.

 

취업 포털 인크루트의 박영진 홍보팀장은 "일반 기업의 채용 규모는 줄고 있는데 가상 화폐 거래소는 학력·경력과 무관하게 대대적인 채용을 실시해 구직자들의 관심이 뜨겁다"며 "업계 자체의 리스크가 있는 만큼 가상 화폐 거래소의 자본금, 회사 내 준법 감시 요건, 보안 엔지니어 직원 비율 등을 면밀히 따져 입사 지원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지혜 기자(jihe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