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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세계를 보는 창 Now

원하는 팀에서 미리 일해보고…
옥상에선 센 강변 보며…

by조선비즈

프랑스 최고의 직장 '크리테오'


온라인 광고 마케팅 '크리테오'

2~4주 일해보고 업무 선택 해, 급여는 구글·페이스북 수준…

창립 13년만에 매출 2조4400억원… 85개국서 모인 직원 2800명


파리 시내 내려다보며 쉬며 일하며

몇 달간 찾아 옥상 특별한 곳으로… 디지털 기기 금지하는 휴게실도

정밀한 업무평가로 특별 보너스, 퇴사자 80% "다시 근무했으면"


"저희 회사의 진가를 느끼려면 옥상부터 가봐야 합니다."

 

지난달 20일 파리 시내 9구에 있는 온라인 광고 마케팅 기업 크리테오(Criteo) 본사. 글로벌 기업정보회사 글래스도어가 '프랑스 최고의 직장'으로 이 회사를 선정한 이유가 궁금해 찾아갔더니, 마중나온 안드레아 디퀴 브랜드 총괄매니저는 기자를 곧바로 옥상으로 데려갔다.

 

7층 꼭대기에 올라서자마자 입이 딱 벌어졌다. 360도 탁 트인 시야로 에펠탑, 사크레쾨르 대성당, 노트르담성당까지 파리의 명소가 모두 시야에 들어왔다. 와이파이가 설치된 옥상 곳곳에 멋스러운 의자와 탁자가 놓여 있었다. 누워서 음악을 듣거나 노트북을 들고 편안한 자세로 일을 하는 직원들이 눈에 띄었다. 장 밥티스트 뤼델 창업자는 2012년 새 사옥을 정할 때 "옥상이 특별한 곳을 찾자"고 했다. 고도 제한이 엄격한 파리 중심부에서 사방 모든 건물보다 1~2개 층이 더 높은 이 건물을 찾아내는 데 몇 달을 썼다. 직원들은 여름이면 센 강변 석양을 바라보며 옥상에서 바비큐 파티를 연다.

 

크리테오는 기업들이 네티즌을 상대로 맞춤형 광고를 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제공하는 업체다. 뤼델 창업자가 2005년 설립한 지 13년 만에 세계 30개 도시에 2800여 명이 일하는 회사로 급성장했다. 작년 매출이 22억9700만달러(약 2조4400억원)에 달한다.

휴게 공간엔 디지털 기기 금지

뤼델 창업자는 직원들이 머무는 공간이 남달라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독특한 옥상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건물 층마다 카페테리아를 제일 요긴한 공간에 배치했다. 회사 휴게실은 한쪽 구석에 있어야 한다는 통념을 깼다. 넓이도 아파트 두 채 공간이다. 화사하고 세련된 인테리어로 꾸며진 카페테리아에서 직원들은 편하게 앉아 회의를 하거나 담소를 나눈다. 1층에는 '칠존(Chill zone)'이라는 휴게 공간이 있는데, 스마트폰, 노트북 반입이 안 되고 오로지 종이책만 갖고 들어갈 수 있다. 직원들이 디지털 기기를 멀리하는 시간을 갖고 제대로 휴식을 취하라는 취지다.

원하는 팀에서 미리 일해보고… 옥상

프랑스 최고의 직장으로 꼽히는 크리테오의 파리 본사 건물 각층에 있는 카페테리아 같은 휴게 공간. 아파트 두 채가 들어갈 정도로 넓은 공간에 최고급 원두를 갈아 만든 커피가 나온다. 광고 마케팅 기업인 크리테오는 이처럼 스타트업(창업 기업) 같은 젊은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전 세계 85국에서 인재들을 확보하고 있다. /손진석 특파원·크리테오 제공

크리테오는 근무 여건을 최적화시키는 업무를 맡는 '근무환경개선팀'을 두고 있다. 어떻게 하면 최적의 업무 여건을 만들수 있는지에만 매달리는 20명의 전담팀이다. 예컨대 파리의 유명 카페에 비견할 만한 최고급 커피 원두를 고르는 데 시간을 투자한다. 작년 한 해 전 세계 크리테오 직원들이 사내에서 마신 커피는 200만 잔에 달한다. 화장실 청소를 언제 하고, 사무실 쓰레기 수거를 어떤 방식으로 하는 게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지 연구할 정도다. 사내 수요를 파악해 취미용 강의를 개설하고 있는데, 요즘은 요가 수업이 인기다. 근무환경개선팀은 금요일 아침마다 '브렉퍼스트 데이'라는 이름으로 매번 식단이 바뀌는 아침 식사를 차려주기도 한다.

업무·부서 선택권 최대한 보장

크리테오는 사내에서 업무나 부서를 바꿀 기회를 최대한 보장한다. 다른 팀에서 일해보고 싶다면 '보이저 프로그램'이라는 제도를 이용하면 된다. 옮겨 가고 싶은 팀에서 2~4주 정도 실제로 일을 해볼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한다. 심지어 해외 사무소도 보이저 프로그램으로 옮길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 예를 들어 파리 본사 직원이 도쿄 사무소로 출장을 갔다가 일본에 끌렸다면 옮겨 일하고 싶다고 손을 들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1년 사이 보이저 프로그램을 이용해 16명이 나라를 옮겨 일하고 있고, 55명은 같은 나라에서 부서를 옮겼다.

 

원하는 팀에서 미리 일해보고… 옥상

(사진 위부터)크리테오 파리 본사에서 보는 사크레쾨르 대성당 야경, 직원들의 휴식 공간에 설치된 탁상형 게임기, 크리테오 옥상에서 보이는 에펠탑 전경, 종이책만 갖고 들어갈 수 있는 ‘칠존(Chill zone)’.

크리테오는 사내 의사소통을 활발하게 만들기 위한 제도를 여럿 두고 있다. 최고경영자가 한 달에 두 번 사내 방송을 통해 경영 방침과 리더십에 대해 직원들의 질문을 받고 대답을 하는 시간을 갖는다. R&D(연구개발)와 영업·경영 지원 부서의 거리감을 좁히도록 팀 단위로 점심을 함께 먹으며 대화를 나누라고 권유한다.

철저한 성과주의, 다양성 존중

크리테오가 좋은 직장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바탕은 실적이다. 워낙 빠른 속도로 성장하다 보니 급여도 구글, 페이스북에 뒤지지 않는 IT 업계 최고 수준으로 준다. 실제로 구글과 페이스북에서 넘어온 직원들이 수십 명이 넘는다. 복지 제도 역시 후하다. 사원과 가족들 앞으로 가입된 보험 상품의 보험료를 전액 회사가 내준다. 젊은 직원들 선호에 맞춰 스포츠센터 회원권도 제공한다.

 

원하는 팀에서 미리 일해보고… 옥상

홍보팀 매니저 알린 뒤 뷔크는 "사원들이 직장을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하지만 성과에 대한 평가는 칼 같다"고 했다. 크리테오는 정밀한 업무 평가를 바탕으로 연단위 보너스를 지급하며, 특별히 공로가 큰 일부 직원에게는 분기별 보너스를 추가로 지급하는 '이중 보너스' 제도를 운영한다.

 

크리테오는 다국적 기업답게 다양성을 존중한다. 파리 본사에만 53개 국적의 직원들이 일한다. 전 세계적으로 85국 사람들이 모여 일한다. 인사팀 관계자는 "국적, 성별에 의해 어떠한 차별도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히 관리한다"며 "특히 아이를 키우는 여직원들이 육아에 지장을 받지 않도록 출퇴근 시간을 유연하게 할 수 있게 배려한다"고 했다. 디퀴 브랜드 총괄 매니저는 "퇴사자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80%는 돌아오는 걸 고려하고, 89%는 다른 사람들에게 크리테오에서 일하기를 추천했다"며 "최고의 직장에서 일한다는 뿌듯함 때문에 더 열심히 일하게 된다"며 활짝 웃었다.

 

 

파리=손진석 특파원(aur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