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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미래농업⑧

"곤충 에너지바 하루 1300개씩 팔려"...
40억 투자받은 케일

by조선비즈

17년 째 쉬지 않고 달리는 기차 안에서 살아가는 마지막 남은 인류의 모습을 그려 주목받은 영화 ‘설국열차’. 고기와 과일을 먹고 사는 열차 앞쪽 칸 상류층과 달리 뒤쪽 칸 하류층이 바퀴벌레로 만든 ‘단백질 블록’으로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하던 장면이 생생하다.

"곤충 에너지바 하루 1300개씩 팔

영화 ‘설국열차’에서 등장한 바퀴벌레로 만든 단백질 블록(오른쪽)과 영화 속 아역 배우가 단백질 블록을 아껴 먹는 모습. /영화 ‘설국열차’ 캡쳐

징그럽고 혐오스럽다는 평가를 받는 곤충은 기피대상이었다. 기껏해야 메뚜기 정도가 비위 좋은 시골 아저씨들의 술안주로 이용됐다. 하지만 최근 영화에서처럼 식용 뿐만 아니라 의약품, 화장품 등의 소재로 다양하게 활용되면서 곤충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국내 곤충산업이 2011년 1700억원에서 2020년 54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식용 곤충 시장만 놓고 보면 2015년 60억원에서 2020년에는 1000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세계 곤충시장은 2007년 11조원에서 2020년 38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달 11일 친환경 단백질 식품회사 케일(KEIL) 김용욱 대표와 강원도 횡성에 위치한 횡성굼뱅이마을을 방문했다. 횡성굼뱅이마을은 흰점박이꽃무지 유충인 굼뱅이와 갈색거저리를 키워 케일에 공급한다. 케일은 굼뱅이나 갈색거저리, 메뚜기 등의 곤충에서 추출한 단백질 소재를 식품회사에 공급하거나 이 소재를 이용한 에너지 바나 숙취 해소제 등의 먹거리를 위탁생산해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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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굼뱅이마을 최영식 대표가 사육 중인 굼뱅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산골짜기에 자리잡은 굼뱅이 농장은 순수하게 곤충을 키우는 면적이 165m⊃2;(50평)쯤으로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곤충 애벌레 사육 베드에는 흰색 플라스틱 통이 켜켜이 쌓여 있었다. 통에는 참나무 톱밥과 콩가루, 미강(쌀겨) 등을 섞어 발효한 검은색 가루가 절반쯤 들어 있었다. 이를 파헤치자 통통하게 살이 오른 굼벵이들이 구물거렸다. 옛날 시골 초가에서 자라던 굼뱅이보다 훨씬 튼실했다. 최영식 횡성굼뱅이마을 대표는 알에서 부화한 굼뱅이가 고치(코쿤)를 짓기 전까지 키운다. 이후 고온의 건조기에서 건조한 뒤 케일 등의 식품가공회사나 개인 소비자에게 팔아 매년 1억원 안팎의 순이익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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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일은 곤충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활용해 다양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 /박지환 기자.

식용 곤충에서 추출한 성분이 우수하다고 해도 생긴 모양 때문에 먹기에 꺼림직하다.

 

“나도 처음에는 먹기가 꺼림직했다. 케일이 곤충 애벌레를 통째로 사용하는 다른 기업과 달리 소재로 가공해 사용하는 이유 중 하나다. 케일은 굼벵이, 메뚜기, 갈색거저리 등의 식용 곤충 애벌레를 분말이나 액체 소재로 만들어 식품회사에 공급한다. 이들 소재로 에너지바, 천연종합영양제, 반려동물 사료와 간식 등의 완제품을 직접 만들어 판매도 한다.”

 

곤충 소재를 활용한 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은.

 

“처음에는 낯설어 하더니 판매량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케일은 위메프에서 식용 곤충 단백질을 사용한 에너지 바를 ‘모닝 특판’으로 파는데 처음에는 하루 판매량이 불과 몇 십개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1300개를 넘었다. 여성 구매자의 60%로 남성보다 많다.”

 

내가 아는 대다수 여성은 곤충을 싫어하던데, 여성 구매자가 많다니 의외다. 왜 그렇다고 생각하는가.

 

“곤충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만들었다는 생소함보다는 제품의 기술력·디자인·맛 등이 여성 소비자의 구매 의사 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여성들의 경우 다이어트를 많이 하는데 균형잡힌 영양소 섭취를 위해 남성보다 더 많은 제품을 주문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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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일이 곤충에서 단백질과 기름을 추출하기 위해 가동중인 설비. /케일 제공

경쟁사와 차별화된 케일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곤충이 가진 유용한 물질을 친환경적인 공법으로 추출가공해 식품소재로 만드는 기술은 국내 최고라고 자부한다. 국내 대기업 연구팀 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의 글로벌 기업 연구팀도 식용곤충 사업을 논의할 때는 아시아에서는 케일을 가장 먼저 찾는다. 케일이 자랑하는 기술은 자체 개발한 가수분해 기술이다. 이 기술로 뽑아낸 단백질을 가수분해 단백질이라고 하는데 기능성 물질로 알려진 필수·비필수 아미노산 함량이 높다. 또 소화율 등급(PCDAAS)이 가장 높은 단백질원이 들어 있어 체내 흡수율도 높다. 인체 알러지 반응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다른 나라도 곤충을 활용한 식량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가

 

캐나다는 곤충 단백질을 활용해 가짜 고기인 ‘페이크 미트(Fake Meat)’를 만드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미국은 케일과 마찬가지로 가수분해 추출 단백질을 활용해 에너지바, 파스타, 과자, 음료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영국·프랑스·독일·스웨덴에서는 햄버거·샐러드·케이크·마카롱 등 외식 산업에서 사용되는 즉석요리 관련 연구를 활발하다.

 

곤충 산업의 성장성이 크고 경쟁력 있는 기술을 보유한 만큼 투자도 많이 받았겠다.

 

“현재 40억원 정도 투자받았다. 벤처기업 치고는 적지 않은 금액이다. 가장 큰 투자자인 UTC인베스트를 비롯해 개인 투자자로는 이윤우 전 삼성전자 부회장과 게임회사 대표에서 프렌차이즈 업계에 진출한 이수영 전 웹젠 사장 등이 있다.”

 

새로 출시 계획 중인 제품은

 

“이달 말 굼벵이와 6년근 홍삼으로 만든 숙취 해소제 ‘굼케어’를 출시하고 올해 안에 전체 상품을 10여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굼케어는 굼벵이에서 추출한 필수아미노산을 다량 함유하고 있으며, 단백질 함량도 일반적인 열탕액보다 많아 숙취해소에 좋다. 반려동물 사료용 식용 곤충 제품도 지속적으로 개발해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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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일이 곤충에서 추출한 단백질과 오일 소재. /박지환 기자

앞으로의 계획은.

 

“국내 곤충 시장은 해외 시장보다 성장속도가 느리다. 그래서 국내 시장이 개화할 때까지 기다리는 대신 시장 규모가 큰 해외 시장을 먼저 개척하려고 한다. 올해 하반기에는 제품을 수출할 수 있을 것 같다. 케일이 기술력을 갖춘 회사이고, 국내 식품 관련 대기업들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제품 개발에 탄력이 생긴 만큼가 누구와 붙을 자신이 있다.

 

식용곤충을 사육하려 하는 이들에게 조언이 있다면.

 

“식량자원으로써 곤충은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거시적으로 봤을 때 2050년 세계인구는 90억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데 식량은 현재의 2배 정도가 필요할 것 같다. 부족한 식량 해소에 곤충이 크게 기여할 것이다. 당연히 사육 농가들도 돈벌이가 될 것이다. 이미 국내에서도 곤충사육으로 돈을 적지 않게 버는 농가들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곤충 수요가 많지 않아 새로 곤충 사육을 시작하려는 이들은 먼저 판로를 확보해 놓는 것이 좋다. 판로가 확보되지 못한 상황에서는 사육에 나섰다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박지환 기자(daebak@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