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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베트남 홀린 K푸드...
"SNS 좋아하는 2030 공략"

by조선비즈

파리바게뜨·돈치킨 등 현지화 집중...베트남서 인기

롯데리아 베트남 진출 19년만에 첫 흑자...매장 250곳으로 확대

 

“파리바게뜨 신짜오!” (안녕하세요 파리바게뜨입니다)

 

지난 20일 오후 4시 베트남 호찌민 시내에 위치한 파리바게뜨 까오탕점. 빵과 밀크티를 시켜놓고 담소를 나누거나 노트북 작업을 하고 있는 젊은이들이 눈에 띄었다. 이곳은 SPC그룹이 2012년 문을 연 베트남 1호 매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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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 까오탕점. 현지에선 고급 베이커리 전문점으로 안착했다./유윤정 기자

베트남은 프랑스 식문화가 보편화된 곳으로 빵과 커피 문화가 발달했다. 인구 9600만명의 60%가 30세 이하인 젊은 나라로 구매력이 높은 소비자층이 증가하고 있다.

 

까오탕점이 들어선 호찌민 3군 지역은 현지 베이커리와 글로벌 브랜드 베이커리가 밀집돼 있다. 응웬티민카이 도로와 까오탕 도로 사이는 의류점, 극장, 전자상가 등이 밀집한 유흥 상권으로 젊은이들의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기도 하다. 파리바게뜨는 뚜레쥬르, ABC베이커리, 브래드톡 등과 함께 베트남 4대 베이커리로 안착하면서 지난해 약 15%의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초코붐 패스트리’ 인기...입에 초콜릿 묻은 모습 SNS 올리자 매출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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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에서 가장 인기있는 파리바게뜨 초코붐 패스트리/유윤정 기자

지금까지 베트남 파리바게뜨에서 가장 많이 팔린 빵은 초코붐 패스트리(3만5000동). 우리나라 돈으로 1650원. 빵 한개에 꽤 비싼 가격이지만, 이 빵이 시그니처(대표 상품)가 된 것은 ‘재미와 즐거움’을 좋아하는 베트남 젊은이들의 마음을 꿰뚫었기 때문이다. 빵을 먹으면서 입 주변에 초콜릿이 묻은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올리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다.

 

박세환 SPC 베트남사업부 차장은 “재미있는 것을 좋아하는 베트남 젊은이들의 특성을 감안해 현지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베트남 시장을 잡지 못하면 동남아 시장 진출이 수월하지 않은 만큼 공을 많이 들이고 있다”고 했다

 

파리바게뜨는 베트남 호찌민 5개, 하노이 3개 등 총 8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지 않아 아직까지 흑자를 내지는 못하지만 고급 베이커리 전문점으로서 입지를 탄탄히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다.

 

SPC는 파리바게뜨 매장을 연내 호찌민 10개, 하노이 6개 등 총 16개로 늘릴 계획이다. 오는 5월에는 1만세대가 입주하는 호찌민 최대 규모 아파트 ‘빈홈센트럴파크’ 상가에 문을 연다. 현재는 모두 직영점으로 운영되지만 향후에는 가맹점도 모집할 계획이다.

베트남 진출 19년만에 흑자 낸 롯데리아...돈치킨도 현지서 인기

베트남 외식사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든 국내 프랜차이즈는 롯데리아다. 롯데리아는 현재 250개의 매장을 운영중이다. 이중 20%가 가맹점이다. 롯데리아는 베트남에 진출한지 19년만인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를 냈다.

 

이날 오후 6시쯤 방문한 롯데리아 쩐흥다오점. 약 100평 규모로 하루 평균 350명이 방문하는 이곳의 한달 매출은 약 6000만원. 110곳의 좌석이 꽉 차 있었다. 매장 3층에선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 5~6명이 생일파티를 하느라 분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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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리아 쩐흥다오점. 롯데리아는 베트남 진출 19년만에 처음으로 흑자를 달성했다./유윤정 기자

롯데리아는 치킨을 좋아하는 베트남 국민들의 특성에 맞춰 버거류(20%)보다 치킨류(40%)의 비중을 늘렸다. 후라이드를 비롯해 간장치킨, 매운맛 치킨, 오븐치킨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이원택 롯데리아 베트남법인 부장은 “호찌민 시내 중심가는 임대료가 상당히 비싼편”이라며 “가맹점은 보통 외곽 중심지에 자가 건물을 보유한 건물주들이 많이 운영하는편”이라고 말했다.

 

다음날인 21일 오후 2시. 호찌민 시내 호퉁마우점에 위치한 돈치킨을 찾았다. 외국인과 현지인들로 자리는 꽉 채워졌다.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대형 스크린에서 한국의 인기 아이돌 레드벨벳의 히트곡 ‘빨간맛’이 흘러나왔다.

 

베트남은 텍사스치킨 등 수많은 치킨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돈치킨의 인기가 높다. 구운치킨 한마리에 25만동(1만1800원)으로 현지인들에게는 고가 음식이다. 돈치킨은 치킨 뿐만 아니라 떡볶이, 김치볶음밥, 잡채 등을 판매하며 철저하게 한국식 음식을 표방했다. 현지에선 치킨 한류 바람이 불면서 이러한 전략이 잘 맞아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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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치킨 호퉁마우점. 치킨 뿐만 아니라 떡볶이, 김치볶음밥 등 한국식 음식을 판매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유윤정 기자

호찌민에서 대학을 졸업한 남정우씨(28)는 “돈치킨이 치킨만 팔았다면 인기를 얻지 못했을 것”이라며 “베트남 국민들이 좋아하는 한국 음식들을 같이 판매하면서 현지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에서 현재 1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돈치킨은 하노이에서 가맹점 모집을 시작했다. 돈치킨 관계자는 “현지 반응이 좋아 앞으로 100호점까지 매장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베트남 프랜차이즈 사업에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는 입지분석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지 입맛에 맞는 제품 개발도 중요하다.

 

박세환 차장은 “주변에 유동인구가 많다고 해서 매출이 늘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아파트, 오피스텔 등 주변 상권을 철저히 분석해야 실패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호찌민과 하노이 등 지역에 따라 직원들의 성향도 다르기 때문에 현지 직원과의 소통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호찌민=유윤정 기자(you@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