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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투자노트

'오나미'에 빠진 펀드매니저들

by조선비즈

'오나미'에 빠진 펀드매니저들

조선DB

최근 자산운용업계에서 자주 회자되는 용어 중에 ‘오나미’라고 있다. 오나미는 ‘오프로(5%)만 나면 미련 없이 판다’는 말의 줄임말이다. 기관투자자들이 단타 성향으로 돌아서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용어다.

 

오나미는 투자자들도 좋아한다. 대략 5% 안팎의 수익률을 달성하면 자동 환매되거나 채권형으로 전환되는 목표전환형펀드가 개인투자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은행 등이 베트남펀드, 바이오펀드 등을 목표전환형으로 설계해 ‘예금 저금리’에 불만족스러워하거나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판매해 재미를 봤다.

 

펀드매니저들 사이에서 ‘오나미 열풍’은 불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점점 더 단기적으로 매니저 성과를 평가하고, 단기 수익이 좋은 펀드로 고객이 몰리기 때문이다. ‘가치투자’, ‘장기투자’ 같은 용어가 ‘물려서 어쩔 수 없이 버티는 것’으로 인식될 정도다.

 

기관이 단타 패턴으로 가면서 기관 주도의 대세 상승주는 잘 보이지 않고 있다. 과거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이나 전차군단(전자·자동차)은 기관 주도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최근엔 좀 오르는듯하다가 기관의 패대기로 흐름이 꺾이는 것이 다반사라는 것이 현장의 얘기다. 남북경협주로 이달 중순부터 상승했던 건설주의 경우, 한 기관이 장 초반에는 열심히 사다가 주가 상승 폭이 커지자 당일 장 막판에는 모조리 털어내 업계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단타는 약세장에서는 좋지만, 대세 상승장에서는 소외될 수 있다. 더구나 기관은 거래비용이 개인투자자들보다 많게는 10배 이상 비싸 중장기적으로는 비용 이슈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단타도 좋지만, 좋은 종목을 발굴해 아주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펀드 열풍도 불었으면 한다. 최근엔 증권사 지점 프라이빗뱅커들도 “요즘 유행은 이 펀드이니, 갈아타시라”라고 조언한다. 믿고 맡겨놓고 싶어서 펀드에 드는 것인데, 계속 갈아타라고 하니 이중으로 피로하다.

 

안재만 기자(hoonpa@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