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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입사가 조금만 빨랐더라면”…넷마블 일부 직원들의 한숨

by조선비즈

“당연히 아쉽습니다. 그런데 누굴 탓하겠습니까. 입사 타이밍도 운이고 실력이죠.” (넷마블게임즈 직원 A씨)


“집 한 채 살 수 있는 현금 쥔 분도 있다고 들었어요. 물론 저와는 무관한 이야기입니다.” (넷마블네오 직원 B씨)


2017년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혀온 넷마블게임즈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날(5월 12일)이 밝았습니다. 이미 널리 알려진대로 이 회사 직원 상당수는 이번에 목돈을 거머쥐게 됐습니다. 회사가 2015년 3월부터 총 네 차례에 걸쳐 지급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의 일부를 행사할 수 있는 시기가 드디어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넷마블게임즈는 올해 3월 20일 금융당국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당초 회사는 주당 12만1000~15만7000원의 공모희망가 밴드를 설정했고, 수요예측 과정을 거쳐 공모가를 밴드 상단인 15만7000원으로 결정했습니다. 총 공모금액은 2조6617억원, 예상 시가총액은 13조3026억원에 이릅니다. 뜨거운 공모 열기에 직원들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입사가 조금만 빨랐더라면”…넷마블

권영식 넷마블게임즈 대표가 지난 4월 18일 서울 여의도에서 코스피시장 상장 계획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넷마블게임즈 제공

그런데 실은 모든 직원이 기대감에 부풀었던 건 아닙니다. 이번 스톡옵션 행사가 1회차(2015년 3월 27일)에 부여받은 직원 400여명에게만 해당되는 이벤트였기 때문입니다. 1회차 대상자들은 스톡옵션의 50%를 교부일로부터 2년째 되는 날인 올해 3월 27일부터 3년간 행사할 수 있습니다. 


넷마블게임즈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1회차 대상자들이 행사하기로 한 스톡옵션 수량은 4월 24일 기준 총 27만6242주입니다. 이는 1회차에 행사 가능한 전체 수량(30만7026주)의 약 90%에 해당합니다. 가장 먼저 스톡옵션을 받은 직원 대부분이 현금화에 나섰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1회차 스톡옵션의 행사가가 주당 2만5188원이라는 사실입니다. 즉, 1회차에 스톡옵션을 받은 직원 400여명은 이번에 공모가(15만7000원)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한 행사가로 주당 13만1812원씩 총 364억원에 달하는 차익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권영식 넷마블게임즈 대표만 해도 36억원 이상을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첫머리에 언급된 A씨는 지난해 3월 31일 3회차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직원 600여명 중 한 사람입니다. A씨도 2019년까지 버티면 차익실현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입장이지만 사정이 조금 다릅니다. 스톡옵션 행사가가 2회차까지는 2만5188원으로 1회차와 동일했지만, 3회차부터는 6만6326원으로 올라갔기 때문입니다.


A씨는 “앞선 회차보다 스톡옵션 행사가가 높다보니 차익실현의 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게다가 남은 2년 사이 넷마블게임즈 주가가 공모가 수준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지 않느냐”고 말했습니다. A씨는 “나도 1회차 대상 직원들처럼 목돈을 만져보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라며 “2019년 3월이 올 때까지 하루하루 긴장감 속에서 살 것 같다”고 푸념했습니다.

“입사가 조금만 빨랐더라면”…넷마블

권영식 넷마블게임즈 대표가 지난 4월 18일 서울 여의도에서 코스피시장 상장 계획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넷마블게임즈 제공

또다른 넷마블게임즈 직원 C씨는 이렇게 말하는 A씨가 야속하기만 합니다. C씨는 마지막 4회차 스톡옵션 부여일인 2016년 5월 13일 이후 넷마블게임즈의 식구가 됐습니다. 당연히 C씨에게는 스톡옵션이 제공되지 않았습니다. 


C씨는 “회사에 늦게 입사한 만큼 기여한 바가 적으니 스톡옵션을 못 받은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며 “그러나 3·4회차 대상자가 1·2회차 대상자를 부러워하는 장면을 보면 알 수 없는 짜증이 밀려올 때가 많다”고 털어놨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넷마블게임즈의 게임개발 전문 자회사인 넷마블네오에서도 감지됩니다. 넷마블네오는 최근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모바일게임 신작 ‘리니지2 레볼루션’을 개발한 업체입니다. 대박을 터뜨리는 데 성공한 넷마블네오는 지난해 말 임직원 200여명에게 총 150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했습니다.


처음에 등장한 B씨 말대로 일부 직원은 ‘억’ 소리 나는 돈을 챙겼다고 합니다. 주로 리니지2 레볼루션 개발 과정에 크게 기여했거나 세부 프로젝트를 이끈 리더급 직원들에게 인센티브의 상당 부분이 지급됐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직원들 사이에서 묘한 긴장감이 흐르는 것입니다.


1000만원 미만의 성과급을 받았다는 넷마블네오 직원 D씨는 “다른 회사 직원들은 배 부른 소리 한다며 핀잔을 주지만, 내 입장에선 억 단위 인센티브를 받은 것으로 소문난 직원과 함께 있으면 괜시리 빈부격차가 느껴진다”고 말했습니다.


전준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