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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운전자 모니터링 기술 개발 경쟁

당신이 꾸벅꾸벅 졸음에 빠질 때… 차가 알아서 깨워준다

by조선비즈

운전석 센서가 심장박동수 체크… 차선 이탈하기 전에 경보 울려

평소 운전자 머리 위치·표정 등 미리 학습해 이상 패턴 감지되면 자율주행 전환해 안전지대 이동

혈압·체온·심전도 등 측정 후 무선인터넷으로 의사에 전송도

 

미국 자동차회사 포드의 연구책임자인 핌 반 데르 야크트는 최근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서 열린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 인체 센서 네트워크 콘퍼런스에서 "운전자가 졸음에 빠질 때 나타나는 신체 특성을 감지해 자동차가 차선을 벗어나기 전에 경보신호를 보내는 획기적인 기술들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예가 독일 아헨공대 연구진과 공동 개발한 운전석 심전도 센서. 운전자가 졸기 시작하면서 심장 박동이 느려지면 바로 경보를 울린다. 병원에서는 센서를 피부에 붙여 심전도를 재지만, 포드는 운전자의 옷을 통해 전해지는 미세한 전기신호를 잴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과 IT(정보통신) 기업들이 날로 증가하는 졸음운전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운전자의 몸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운전자 모니터링 기술'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기술들은 운전을 하면서 질병을 진단하고 의사와 상담을 할 수 있는 원격 의료 기술로도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심장 박동 감지해 졸음 경보 내려

현재 일부 자동차에는 졸음운전으로 차량이 차선을 이탈하거나 운전대의 각도가 정상을 벗어날 때 대시보드에 커피 컵 아이콘이 뜨면서 졸음 경보 신호가 나온다. 이에 비해 운전자 모니터링 기술은 차량이 차선을 이탈하기 전에 졸음운전을 미리 막는 게 목표다.

당신이 꾸벅꾸벅 졸음에 빠질 때… 차

/ 조선닷컴

영국의 반도체회사인 플레시 세미컨덕터도 포드와 마찬가지로 삼장 박동수의 변화를 감지하는 운전석 내장 센서를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 케이스 스트리클랜드 최고기술책임자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심장 박동이 잠자는 사람의 전형적인 패턴으로 바뀌는 시점을 감지해 운전자에게 졸음 경보를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도 같은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공개된 현대차의 특허기술은 운전자의 심장 박동이 느려진 상태에서 차량이 지그재그로 주행하면 졸음운전으로 감지해 경보를 울리는 방식이다. 현대차는 "차량이 차선을 벗어날 때 과격운전 같은 의도적인 주행인지 아니면 졸음운전 탓인지 구분이 어렵기 때문에 심장 박동과 연계한 기술이 필요하다"며 "양산 단계에 근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으로 비정상 운전 패턴 인식

카메라로 운전자의 목이 꺾이거나 눈꺼풀이 감기는 것을 감지해 졸음 경보를 내리는 기술들도 개발되고 있다. 그래픽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졸음경보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운전자의 평소 운전자세, 머리 위치, 표정 등을 학습해뒀다가 이상 패턴이 감지되면 경고 신호를 내리거나 자율주행기능으로 전환해 안전지역으로 이동시키는 방식이다.

 

도요타도 올 초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 운전자의 표정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감정 상태를 감지하는 자율주행차 기술을 선보였다. 운전자의 감정이 급격히 변해 난폭운전을 할 가능성이 있으면 자율주행 모드로 변해 사고를 막겠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인공지능을 이용한 모니터링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교통안전공단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과 함께 운전자의 얼굴 방향과 눈꺼풀 감김 정도를 감지하는 운전자 모니터링 장치를 개발해 지난 4월 한 달간 서울-용인 구간을 운행하는 광역직행버스 5대에서 시범 운영했다. 졸음운전이 감지되면 손목밴드에 진동으로 경보신호를 보냈다. 공단 관계자는 "운전자들로부터 졸음방지에 효과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면서 "시범 운영 데이터를 분석한 뒤 이를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격의료용 움직이는 진찰실도 가능

운전자 모니터링을 원격 진료에 이용하는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필립스는 모세혈관이 뛸 때 때 피부색이 미세하게 변하거나 호흡을 할 때 가슴 부위의 오르내리는 것을 차량 카메라로 감지해 혈압·폐활량을 재는 기술을 개발했다. 적외선 카메라로 체온도 잰다. 자동차가 말 그대로 '움직이는 진찰실'이 되는 것이다. 포드연구소의 핌 반 데르 야크트는 IEEE 콘퍼런스에서 "실시간으로 측정한 운전자의 심전도 정보를 무선인터넷을 통해 병원 의사에게 전송하고 의사들이 이를 분석해 위험 요인이 감지되면 미리 알려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