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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영화와 AI

인공지능 뚜쟁이 매칭률은

by비즈니스워치

연애상대 추천해주는 중개 시스템 감정 중요한 사랑도 AI로 간편하게

 

[비즈니스워치] 이세정 기자 lsj@bizwatch.co.kr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금융·자본시장·산업현장은 물론 일상생활까지 파고 들었죠. 마치 공상과학 영화에서 등장했던 AI가 현실화 된 느낌입니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 사이보그, 로봇전사까지는 아직 먼 얘기같지만 지금의 변화속도라면 머지 않았다는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상상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속 AI와 현실에서 구현된 AI를 살펴보면서 미래의 모습을 짚어봤습니다. [편집자]

인공지능 뚜쟁이 매칭률은

▲ 프랭크와 에이미는 시뮬레이션 결과 서로에게 최고의 상대인 것으로 나타난다. [사진=드라마 '블랙미러 시즌4' 캡쳐]

연인을 찾기 위해 소개받는 자리에 나갔다가 실망하고 돌아온 적 있으실 겁니다. 착하지만 재미 없는 사람, 매력적이지만 바람둥이 같은 사람 등 수 차례 어긋나는 인연 속에서 한숨 짓게 되지요. 만남을 위해 들인 돈과 시간이 아깝기까지 합니다.

 

인공지능(AI)으로 이 같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면 어떨까요. 빅데이터를 활용해 나에게 잘 맞는 연애 상대를 찾고 가상현실(VR)에서 데이트하는 겁니다. 수많은 소개자리에 나가거나 서로 알아가는데 공 들이는 수고를 더는 거죠.

 

지난해 방영한 영국 드라마 '블랙미러 시즌4'의 'DJ를 매달아라(Hang the DJ)' 에피소드를 보면 AI기반 연애 중개 시스템이 나오는데요. AI로 짝을 만나는 건 어떨지 살펴봤습니다.

 

◇ 연애상대와 기간까지 정해줘

 

드라마속 주인공인 프랭크와 에이미는 연애 중개 시스템에서 만난 사이입니다. 어딘지 알 수 없는 제한된 공간에서 시스템이 추천한 여러 상대와 데이트하던 중 서로를 소개받았습니다.

 

두 사람은 첫눈에 사랑에 빠지지만 정해진 시간 동안만 데이트해야 해 아쉬워합니다. 시스템에서 서로 알아가기 위한 최적의 기간을 산출하며 이용자는 그대로 따라야 하기 때문이죠. 최종적으로 가장 잘 맞는 사람과 연결되지만 그 전까진 다른 추천 상대와 만나야 합니다.

 

이들을 어쩔 수 없게 잠시 떨어집니다. 다만 이미 서로에게 반해 이후 타인과의 만남을 지루해 합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상대와의 데이트를 빨리 끝내려고 하면 시스템이 "다 의미가 있다"고 답하기도 합니다. 당장의 감정과 AI 분석 결과에 차이가 있던 모양입니다.

 

프랭크와 에이미는 시스템에 반감을 느끼고 함께 도주하기로 합니다. 사다리를 타고 벽을 넘어섭니다. 반전은 여기서부턴데요. 벽에서 뛰어내리자 수많은 프랭크와 에이미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사실 도주를 비롯해 모든 상황이 시뮬레이션이었습니다. 이제까지 현실의 프랭크와 에이미를 대신해 가상의 아바타가 데이트한 겁니다. 시스템은 1000번의 시뮬레이션에서 998번 도주한 두 사람에게 천생연분이라는 결론을 내립니다.

 

시뮬레이션 결과를 확인한 현실의 에이미와 프랭크는 인연을 이어갑니다. 실제로는 그리움으로 여러 밤을 지샐 필요도, 두려움을 무릅쓰고 도주할 필요도 없이 쉽게 서로를 만난 것이지요.

 

에피소드 제목인 'DJ를 매달아라'는 영국 록 밴드 더스미스의 노래 '패닉'의 가사입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곡을 튼 DJ를 비꼬는 내용인데요. DJ를 문제 삼는 가사처럼 시스템에 저항하며 진정한 사랑을 찾을 줄 알았지만 이조차도 시뮬레이션의 일부였습니다. 어딘가 씁쓸해집니다. 

인공지능 뚜쟁이 매칭률은

▲ 프랭크와 에이미는 시뮬레이션 결과 서로에게 최고의 상대인 것으로 나타난다. [사진=드라마 '블랙미러 시즌4' 캡쳐]

◇ 빅데이터와 가상현실로 짝을 찾는다면

 

프랭크와 에이미를 만나게 해준 연애 중개 시스템은 빅데이터를 활용합니다. 성격, 가치관 등 광범위한 개인정보를 수집해 분석한 후 가장 잘 어울리는 짝을 찾아줍니다.

 

빅데이터로 연인을 찾아주는 시스템은 지금도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600만 명이 이용하는 일본의 연애 중개 어플리케이션 '페어즈'가 대표적인데요. 이용자의 신상과 과거의 데이트 정보 등을 바탕으로 자신에게 맞는 상대와 연결시켜주는 서비스입니다.

 

실제 만남 성공 확률이 어떨진 모르지만 드라마 속 시스템과 유사한 형태입니다. 첫 화면에서부터 나이, 거주지, 수입, 키와 몸무게, 흡연과 음주 여부, 관심사 등을 물어본 후 조사결과를 토대로 데이트 성공 확률이 높은 상대를 추천해줍니다.

 

드라마 속 시스템에 사용된 또 다른 기술은 VR입니다. 아바타가 가상공간에서 실제 인물을 대신해 시뮬레이션에 참여하는 방식입니다.

 

국내에선 통신3사가 VR에 적극적입니다. 이중 SK텔레콤은 지난 달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MWC 2018'에서 가상공간에서 여러 이용자와 소통하고 아이돌 가수 공연을 즐기는 '옥수수 소셜 VR'을 공개했습니다. 이 같은 서비스가 발전하면 가상공간에서 연애 상대를 만나 함께 영화를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연애를 할 때마다 기대와 실망을 거듭하며 지친 분들은 기술 발전을 기다리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사람을 미리 거르고 최적의 상대만 만나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어쩐지 개운치 않네요.

 

프랭크과 에이미는 현실에서 사랑을 이룹니다. 시뮬레이션에서 절박하게 매달리던 모습과 비교하면 한층 여유로운 모습인데요. 긴장과 불안을 없앤 연애에 의미가 있을지 생각이 깊어지는 대목입니다.

 

가슴 뛰지만 불안한 연애, AI로 설계한 완벽에 가까운 연애 중 어느 쪽이 더 나을까요. 연애 중개 시스템이 널리 확산돼 이런 고민을 할 날도 멀지 않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