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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영화와 AI

빅브라더냐 범죄예방이냐

by비즈니스워치

범죄징후 탐지해 대응하는 시스템

치안 강화하지만 빅브라더 우려도 

 

[비즈니스워치] 이세정 기자 lsj@bizwatch.co.kr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금융, 자본시장, 산업현장은 물론 일상생활까지 파고 들었죠. 마치 공상과학 영화에서 등장했던 AI가 현실화 된 느낌입니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 사이보그, 로봇전사까지는 아직 먼 얘기같지만 지금의 변화속도라면 머지 않았다는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상상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속 AI와 현실에서 구현된 AI를 살펴보면서 미래의 모습을 짚어봤습니다. [편집자]

빅브라더냐 범죄예방이냐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범죄를 관리한다면 어떨까요. 사람들의 행동을 분석해 범죄로 의심되는 기미를 보이면 재빨리 진압하는 거지요.


애니메이션 영화 '사이코패스 극장판'엔 이 같은 범죄 관리 시스템이 나오는데요. 범죄를 사전 탐지하고 대응하는 미래사회의 모습은 어떤지 영화를 통해 살펴봤습니다.


◇ 범죄대응 효과적이지만 역이용한다면


영화 속 일본은 범죄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 치안 강국입니다. 실시간으로 사람들의 행동을 분석해 범죄로 의심되는 징후를 탐지, 대응하는 시스템(일명 시빌라)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주인공 아카네는 이 시스템 산하 공안국 형사입니다. 아카네는 어느 날 수사도중 과거 공안국 동료가 주변국 시안의 반정부 세력에 가담한 것을 알게 됩니다. 시안은 일본의 시빌라 시스템을 수입해 수도의 치안 관리에 적용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아카네는 진상 파악을 위해 시안을 찾아간 후 시빌라 시스템이 어딘가 이상하게 작동함을 느낍니다. 시안의 군 지도부가 반정부 세력을 무자비하게 사살하는데도 시빌라 시스템에서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군 지도부는 시빌라 시스템 데이터를 조작해 마음대로 범죄를 저지르고 있었습니다. 


영화속 반전도 있습니다. 사실 시빌라 시스템은 시안 군 지도부의 데이터 조작을 비롯한 모든 범죄 행각을 알고 있었습니다. 다만 군사력을 갖춘 이들을 효과적으로 진압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면서 모든 상황을 통제하고 있었다는 것. 시빌라 시스템은 계획대로 군 지도부가 한 자리에 모였을 때 일시에 소탕해버립니다.


그 과정에서 주인공 아카네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영문도 모른 채 시스템에 이용당한 건데요. 반발하는 아카네에게 시빌라 시스템이 차갑게 대답하며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빅브라더냐 범죄예방이냐

▲ 시빌라 시스템을 적용한 시안의 모습. [사진=넷플릭스 캡쳐]

◇ 문제는 빅브라더 된다면

 

시빌라 시스템처럼 범죄 징후를 탐지해 대응하는 기술은 현실에서도 있습니다. SK텔레콤의 T뷰, KT의 기가아이즈 등 AI 기반 CCTV가 일례입니다. AI 기반 CCTV란 카메라에 포착된 움직임을 분석해 범죄행위인지 식별하는 서비스입니다.

 

이 서비스는 CCTV 화면에 비친 동작을 분석해 침입, 유기, 방화 등 범죄유형에 해당하는지 판단합니다. 범죄로 판단될 경우 연동된 어플리케이션 등으로 이용자에게 알람을 보내 곧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합니다.

 

경찰청도 AI의 일종인 자연어처리 기술을 적용한 임장일지(범죄현장 기록) 분석 시스템으로 범행수법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현재 발생한 범죄사건의 임장일지를 대입하면 텍스트를 분석, 유사도가 가장 높은 과거의 기록 20~30건을 찾아 보여줍니다.

 

수십 만 건에 달하는 임장일지를 일일이 들여다보지 않아도 유사사건을 빠르게 찾아내도록 했는데요. 이를 토대로 범행수법을 효과적으로 추측하고 수사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같은 AI 기반 범죄 관리 시스템의 미래가 마냥 장밋빛이진 않습니다. 영화처럼 범죄 관리의 효율성을 내세워 개인을 과도하게 감시하고 통제하는 '빅브라더'로 변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시빌라 시스템처럼 모든 사람의 심리와 행동을 광범위하게 분석하고 목적 달성에 이용하기까지 한다면 어떨까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위한 대응일지라도 누군가 부당하게 희생돼야 한다면 탐탁지 않겠지요.

 

AI 기반 범죄 관리 시스템의 분석범위와 대응방법에 대한 도덕적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