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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삼계탕집 인삼주는 불법이다"

by비즈니스워치

술 세금에 관한 알쏭달쏭 궁금증 풀이

생산-유통-소비 전과정에 촘촘한 규제 


몇 년 전 야구장 맥주보이(생맥주통을 둘러메고 판매하는 아르바이트생)가 불법이라는 지적이 나와 논란된 적이 있었는데요.


당시 법률에는 술을 음식과 함께 판매하는 유흥음식점업자(일반음식점, 단란주점, 유흥주점 등)는 업소 내에서 마시는 고객에게만 술을 판매하고 업소 외로 유출하지 말아야 한다고 규정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야구장에서 치킨과 맥주를 판매하는 사업자의 영업장을 야구장 전체로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불법으로 본 거죠. 하지만 2016년 7월 '업소 외로 술을 유출하지 말아야 한다'는 규정이 삭제되면서 합법-불법 논란은 끝났습니다.


역시 같은 규정에 따라 불법으로 여겨졌던 치킨집의 치맥(치킨+맥주)배달과 중국집의 소주+요리 배달도 합법적인 행위가 됐죠. 이처럼 술에 대해 논란이 많은 것은 판매자와 소비자에 대한 규제가 많기 때문입니다. 규제가 깨알처럼 촘촘하다보니 당연히 합법인 줄 알았던 것도 불법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술에 관한 알쏭달쏭한 규제에 대해 좀 더 알아봤습니다.

"삼계탕집 인삼주는 불법이다"

삼계탕집에서 직접 담근 인삼주를 손님에게 팔았다 (불법)

흔히 삼계탕집을 가면 인삼주를 맛보기로 한잔씩 주는 경우가 있는데요. 더러는 팔기도 합니다. 삼계탕집은 일반음식점이어서 주류 판매가 가능하죠. 하지만 술을 제조할 수는 없습니다. 술을 제조하려면 반드시 제조면허를 받아야 합니다.


따라서 삼계탕집에서 이미 제조된 인삼주를 구입해서 손님에게 서비스로 주거나 판매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삼계탕집 주인이 담근 인삼주를 제공(유상+무상)하면 불법이 됩니다.


같은 맥락에서 집에서 과실주를 담가먹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것 역시 엄밀히 따지면 불법입니다. 조선시대 밀주처럼 불법으로 술을 만드는 것이죠. 제조면허가 없으니까요. 하지만 자가소비를 목적으로 술을 담근 것까지 적발하지는 않을 뿐입니다. 또 통상 담근주는 구입한 소주에 과일 약초 등을 섞어서 만드는데요. 이미 제조면허가 있는 사업자가 만들어 주세 등을 납부한 술과 세금을 납부한(혹은 법에 따라 면세받은) 과일 등을 섞는 것이어서 규제대상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집에서 담근 술이라도 자가소비에 그치지않고 판매를 하면 규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누군가가 신고를 하면 처벌까지 받겠죠.

대학축제 때 주점에서 술과 파전을 팔았다 (불법)

대학축제 때 학생들의 주류판매가 불법이냐 합법이냐는 논란도 오래된 것인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불법입니다. 술은 생산뿐만 아니라 판매하기 위해서도 면허를 받아야 합니다. 주류판매 면허와 영업신고도 없이 대학가에서 술을 파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죠.


영업신고를 하려면 건물 등 공간이 있어야 하는데요. 대학축제 때 임시로 만든 주점은 판매공간 요건에 맞지 않아서 영업신고가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영업신고를 못하니 주류판매 면허도 받을 수 없죠.


다만 지역축제에서 술을 파는 것은 합법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야외 임시매장에 대해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로 임반음식점으로 허가해줄 경우 주류판매가 가능하게 됩니다.

"삼계탕집 인삼주는 불법이다"

대형마트에서 한번에 맥주 5상자를 구매했다 (합법)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와 농협수협신협매장 등에 가보면 일정량 이상의 주류를 구입할 경우 신분증을 제시해야 한다는 표시가 있습니다.

 

맥주는 4상자(1상자에 500㎖ 12병 기준), 위스키는 1상자(1상자에 500㎖ 6병 기준), 희석식소주는 2상자(1상자에 360㎖ 20병 기준)까지만 자유롭게 구매가 가능하고 이를 초과하는 술을 구입할 경우에는 개인정보를 요청하겠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개인정보를 요청하겠다는 것이지 술을 더 사면 안된다는 구매규제는 아닙니다.

 

술은 유통과정에 대한 규제를 위해 가정용·대형매장용·유흥음식점용 등으로 구분하고 판매처를 달리 하도록 하고 있는데요. 동네슈퍼에서는 가정용, 대형마트에서는 대형매장용, 식당 등에서는 유흥음식점용 술만 판매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식당 주인이나 동네슈퍼 사장이 대형마트에서 구매한 술을 직접 마신다면 문제가 없지만 자신의 가게에서 판매한다면 유통과정이 불투명해지게 됩니다. 따라서 대형마트에서 너무 많은 술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개인 신상을 적어서 국세청에 제출하도록 돼 있어요. 구입을 못하게 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세청이 파악은 하고 있겠다는 것이니까 정말 내가 마실 술이라면 10상자라도 구매는 가능합니다.


와인 판매점이 인터넷으로 와인을 주문받고 택배로 보냈다 (불법) 

술은 원칙적으로 인터넷이나 전화 등 통신판매를 할 수 없어요. (전통주는 예외적으로 제조자가 직접 운영하는 홈페이지를 통해 판매할 수 있다.) 따라서 인터넷으로 와인을 판매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홈페이지나 전화로 주문을 받아서 택배로 발송해 주는 와인판매상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와인의 택배판매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되고 있죠.

 

치맥 배달이나 요리+술 배달도 통신판매의 문제였는데요. 음식점에서 전화 등으로 주문받은 음식에 부수해 주류를 배달하는 경우는 예외로 두도록 규정이 바뀌면서 이 문제는 해결됐습니다. 물론 치킨집에서 생맥주만 배달하거나 중국집에서 고량주만 배달하는 것은 안됩니다. '음식에 부수해' 판매하도록 돼 있으니까요.

 

다만 와인 택배는 여전히 불법입니다. 통신판매는 허용되지 않고 있고 대면판매만 허용하고 있어요. 와인가게에 가서 와인을 구매한 뒤 배달해달라고 요청하는 경우는 대면판매→택배이기 때문에 합법적인 구매가 됩니다. 하지만 온라인 상에서 주문과 판매가 다 이뤄진다면 불법이죠.

"삼계탕집 인삼주는 불법이다"

병사가 면회 온 여자친구에게 PX에서 구매한 면세양주를 선물했다 (합법) 

군이 직영하는 매점, 소위 'PX' 혹은 '군마트'라고 부르는 군부대 매점에서 군인에게 판매하는 주류는 주세와 개별소비세를 면세하고 있죠.

 

그런데 군납용 면세주류는 면세의 혜택이 있는만큼 구매대상자가 군인으로 제한돼 있어요. 세부적으로는 현역군인, 군무원, 사관생도, 사관후보생, 부사관후보생, 그리고 훈련소의 훈련병 등도 구매대상이죠.

 

따라서 군인인 남자친구를 면회 온 여자친구는 면세주류를 구매할 수 없습니다. 다만 군인이 면세주류를 사서 면회 온 여자친구에게 선물할 수는 있겠죠. 이 때에도 여자친구가 선물받은 면세주류를 시중에 판매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군인이라고 하더라도 영내에서는 음주가 금지돼 있기 때문에 휴가를 갈때 구매해서 나갈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또 1인당 1년에 구매할 수 있는 군납 면세주류의 총량도 정해져 있는데요. 매년 국방부와 기획재정부가 협의해서 결정한다고 합니다. 통상적으로는 양주(위스키+꼬냑)는 1년에 2병, 소주는 1박스(30병)가 1인당 구매한도라고 하네요.


[비즈니스워치] 이상원 기자 lsw@bizwatc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