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쏟아진 빨간 아이폰7, 그리고 새 아이패드

[테크]by 바이라인 네트워크

애플이 갑자기(정말 갑자기) 신제품을 내놓았다. 그 동안 애플이 3월 중에 새로운 아이패드를 내놓을 것이라는 소문은 있었다. 10.5인치 디스플레이가 언급됐는데, 애플은 소문의 그 제품 대신 새로운 아이폰과 아이패드, 그리고 또 하나의 애플이 만든 iOS 앱을 꺼내 놓았다.

 

일단 가장 눈에 띄는 제품은 새빨간 아이폰이다. 알맹이가 달라진 건 없다. 기존 아이폰7/아이폰7플러스와 색을 제외하고는 똑같다. 애플 제품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 이 제품의 의미를 짐작할 수 있을텐데, 이 아이폰은 바로 ‘프로덕트 레드’ 제품이다. 레드는 에이즈를 퇴치하기 위한 글로벌 펀드 프로그램으로, 프로덕트 레드 라벨이 붙은 관련 제품의 수익 일부가 에이즈 퇴치 기금으로 기부된다. 이 아이폰7과 7플러스 역시 수익금의 일부가 레드에 기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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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나온 김에 프로덕트 레드 이야기를 조금 더 꺼내보자. 우리 사회는 에이즈에 대한 인식이 과거에 머물러 있는 편인데, 현재 에이즈는 여전히 불치병의 영역에 들긴 하지만 생명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관리형 질병으로 변화하고 있다. 다만 이 병이 주로 퍼지는 지역이 극심한 저소득 국가들이기 때문에 치료와 예방에 대한 사회적 장치가 약하고, 그래서 더 치료에 애를 먹고 있다.

 

하지만 에이즈를 잡는데 필요한 약은 하루에 30센트면 구입할 수 있다. 병이 더 진행되지도 않을 뿐더러, 임신부가 태아에게 병을 전염시키지도 않는다. 병의 확산을 막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존재하지만 문제는 돈이다. 프로덕트 레드는 여기에서 출발했고, 2006년부터 지금까지 4억65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5200억 원에 달하는 돈이 에이즈 관리에 쓰였다고 한다. 단순하게 계산하면 15억일 치가 넘는 약을 살 수 있는 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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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12월1일 에이즈의 날을 맞아 프로덕트 레드와 관련된 작은 모임 자리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까지 모금액이 총 3억6천만 달러였는데 그 사이에 1억 달러가 더 모인 셈이다. 당시 2020년이면 에이즈가 퇴치될 것이라는 믿기 어려운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는데, 오히려 퇴치 시기가 앞당겨질지 모를 일이다.

 

어쨌든 이 빨간 아이폰7을 구입하면 소비자로서도 제품에 낸 돈의 일부가 에이즈 퇴치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에 기분 좋게 구입할 수 있고, 이 캠페인에 쓰이는 빨간색은 화려해서 반응도 좋다. 대개 프로덕트 레드가 에이즈의 날을 중심으로 나오는데, 3월에 나오는 게 약간 어색하긴 하지만 에이즈가 봄이라고 해서 사라지는 건 아니니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레드 아이폰7은 128GB와 256GB로 나온다. 4.7인치 아이폰7이 각각 106만원, 120만원이고, 5.5인치 아이폰7플러스가 123만원, 137만원으로 기부금이 포함되어 있지만 값은 일반 아이폰과 똑같다. 아직 실제 제품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알루미늄 소재의 아이팟 터치를 이 색으로 내놓은 적이 있기 때문에 비슷한 느낌으로 보면 될 것 같다. 제품은 한정수량으로 판매되고, 우리나라에서는 3월25일 0시1분부터 주문을 받고, 3월 말에 받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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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도 새로 등장했다. 소문의 10.5인치 아이패드 프로는 아니고, 기존 아이패드 에어의 뒤를 잇는 9.7인치 제품이다. 이름도 ‘에어’를 떼고 그냥 ‘아이패드’라고 칭하고 있다. 달라진 점은 단적으로 ‘프로세서’에 있다. 아이패드 에어2가 A8X 프로세서를 쓰던 것에 비해 새 아이패드는 A9 프로세서를 쓴다. 아이패드 프로에 들어가는 A9X 칩보다 그래픽 성능에서 약간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같은 세대의 아키텍처를 쓴 프로세서라고 보면 된다.

 

최근 애플이 아이패드를 ‘프로’로 업그레이드하면서 기존 제품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인데, 이 아이패드로 애플의 아이패드 라인업은 정리가 된 느낌이다. 특히 아이패드 프로 9.7과 아이패드는 크기나 디자인은 비슷하고, 디스플레이 해상도는 같다. 성능에 차이가 있고, 애플펜슬과 스마트 키보드로 구분을 한다. P3 컬러를 표현하고, 주변 조명에 색을 맞추는 트루톤 디스플레이도 빠지긴 했다.

 

대신 아이패드는 가격에 중심을 둔다. 무선랜을 쓰는 32GB 버전이 43만원, 128GB는 55만원이고, LTE가 되는 제품은 용량에 따라 각각 60만원, 72만원에 판다. 아이패드 프로 무선랜 32GB 버전이 76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제품의 구분은 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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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품은 키보드와 애플 펜슬이 필요하지 않은 일반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제품이다. 특히 교육용 시장에서 쓰기에도 유리하다. 현재 아이패드 미니4가 128GB 한가지 제품으로 52만원에 판매되기 때문에 32GB 아이패드는 가장 싸게 아이패드에 접근할 수 있는 발판이 되기도 한다.

 

이와 함께 애플은 ‘클립스(Clips)’라는 이름의 iOS용 영상 편집 앱도 발표했다. 아이무비처럼 복잡한 영상을 만드는 앱은 아니고,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 올릴 재미있는 클립을 만드는 쪽에 가깝다. 영상을 잘라 붙이는 여러가지 디자인 템플릿이 제공되고, 자막과 제목은 키보드를 치지 않아도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 말을 하면 그대로 자막으로 만들어서 붙는다. 아직 한글을 이용할 수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는데, 36개 언어를 쓸 수 있다고 하니 한글이 포함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앱은 4월중에 무료로 배포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최호섭 기자'hs.choi@byline.network

2017.03.29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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