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 가기

[ 이슈 ] 내연녀 아들 상습폭행한 20대에 아동학대 최고 13년刑 넘는 중형

판사도 놀란 5세 失明… 살인 맞먹는 학대에 18년刑

by조선일보

법원, 학대 방조 親母도 6년刑 선고

"살인에 버금가는 행위… 과거 수준 처벌로는 근절 안된다"

 

- 두달간 여덟번 폭행

오른팔 부러져 응급실 실려간 후 의사 신고했지만 경찰 대처 미온

계속된 학대에 결국 안구 들어내… 간 손상도 커 현재 후유증 우려


판사도 놀란 5세 失明… 살인 맞먹는

팔다리까지 부러진 아이 - 어머니의 내연남에게 폭행당한 지호(가명)가 작년 10월 전남대 병원 응급실로 실려와 치료를 받은 모습. 오른쪽 안구는 들어낸 상태고, 왼쪽 눈은 다쳐 붕대를 붙였다. 두 팔과 다리, 늑골은 골절됐다. 한쪽 고환도 제거했다. /굿네이버스 홈페이지 캡처

"징역 18년을 선고합니다."

 

27일 광주지법 목포지원. 형사1부 김희중 부장판사는 내연녀의 다섯 살 아들을 상습 폭행해 골절상을 입히고, 한쪽 눈을 잃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모(27)씨에게 이례적인 중형을 선고했다. 피해 아이의 어머니 최모(35)씨에겐 아동복지법 위반(상습 아동 유기·방임) 등의 혐의로 6년형을 선고했다. 최씨는 아들 지호(가명)군이 내연남에게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하는 사실을 알면서도 방치한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검찰은 이씨에게 살인미수죄 등 혐의로 징역 25년, 어머니 최씨에게는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이씨에게 살인미수죄 대신 아동학대범죄처벌법상 아동학대중상해죄를 적용했다. 아동학대중상해죄의 기본 형량은 2년 6개월~5년, 가중은 4~7년이다. 반복적인 범행, 비난할 만한 범행 동기, 학대 정도가 중한 경우 등 가중 요소가 2개 이상이면 특별가중이 적용돼 형량은 최대 10년 6개월로 늘어난다. 재판부는 여기에 아동복지법 위반(아동 학대)과 상해 등 다른 혐의를 추가했고, 다수 범죄로 가중된 양형 기준은 13년이었다. 하지만 이 양형 기준보다 5년 더 무거운 형량을 선고한 것이다.

 

재판부는 이씨에 대한 양형 이유로 "살인 행위에 미치지는 않았지만 그에 버금가는 행위로 판단된다"면서 "피해 아동에게 평생에 걸친 큰 고통을 안기고도 범행을 숨기기 급급했다"고 밝혔다. 또 "최근 우리나라에서 참혹한 아동 학대 범죄가 계속 발생하면서 과거 수준의 처벌로는 아동 학대 범죄를 근절하기에 부족하다는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사안의 중대성과 특수성을 고려해 참고적인 양형 기준의 상한을 벗어난 형을 선고한다"고 설명했다. 

판사도 놀란 5세 失明… 살인 맞먹는

일러스트=김성규 기자

최씨와 이씨는 15분 동안 이어진 재판 내내 고개를 푹 숙였다. "반성의 기미가 없다"며 꾸짖는 재판부에 대해서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들은 선고 순간에도 덤덤한 표정으로 결과를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이씨는 최씨와 알게 된 지 두 달 만에 동거하면서 지난해 7월 27일부터 10월 25일까지 8회에 걸쳐 전남 목포 집에서 지호군을 때렸다. 주로 최씨가 늦은 밤부터 이른 새벽까지 야간 유흥업소 일을 나간 사이 주먹이나 찜질용 얼음 주머니, 효자손 등으로 폭행을 일삼았다. 지난해 8월 14일에는 얼음주머니로 지호군 낭심 부위를 강하게 5회 때렸다. 9월 28일 새벽엔 잠을 자지 않는다며 지호군의 팔꿈치 관절을 반대로 강하게 젖히고, 무거운 자전거를 지호군 배 위에 2시간 동안 올려놓았다. 키 110㎝에 몸무게 20㎏이었던 지호군은 그날 광주 조선대 응급실에 오른팔이 부러진 채 실려와 수술을 받았다. 당시 일을 마치고 돌아온 어머니 최씨는 "아이가 베란다에서 자전거를 타다 넘어졌다"고 말했다. 담당 의료진은 지호군의 몸에 멍이 많다는 점을 보고 아동 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판사도 놀란 5세 失明… 살인 맞먹는

광주 동부경찰서는 의사 소견서와 함께 '아동 학대가 의심된다'는 문서와 전화, 휴대전화 메시지를 관할 목포경찰서에 보냈다. 그런데 목포경찰서는 이 사례를 함께 조사한 광주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학대가 아닌 것 같다'는 의견을 받자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그 직후인 지난해 10월 지호군은 이씨에게 참혹하게 폭행을 당했다. 지난해 10월 29일 전남대 병원 응급실로 실려왔을 땐 팔다리가 모두 부러진 상태였다. 오른쪽 눈 아랫부분 뼈가 골절된 채 방치되면서 실명(失明)해 안구를 들어내야 했다. 크게 다친 한쪽 고환도 제거했다. 간 손상이 심했고 담도관이 파열됐다. 지호군은 8차례 폭행을 당하면서 6번 두개골 골절상을 입었고, 입원을 5차례나 했다.

 

현재 지호군은 한 비정부 단체가 위탁 운영하는 아동보호시설로 옮겨 지내고 있다. 최근 어린이집에 다시 가고, 일주일에 한 번씩 생활지도사와 키즈 카페에 가는 등 안정을 찾고 있다. 하지만 몸 상태는 불안하다. 간 손상이 커서 몸에 열이라도 나면 후유증이 생길 위험이 있다. 지호군은 앞으로 사회복지시설이나 위탁 가정에서 생활할 것으로 보인다.

 

[목포=조홍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