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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비행기에서 '발냄새 뒷사람' '소음 옆사람'을 제압하려면

by조선일보

휴가철이다. 조만간 비행기 탈 일 있는 독자분들을 위해 준비했다. 비행기에서 주변 승객과 사소한 문제로 다투느라 꿈 같은 휴가를 망치는 일이 없도록, <디테일추적>은 국내 항공사 두 곳의 베테랑 승무원들에 깨알 질문을 던져봤다. 프로불편러의 마음으로….

비행기에서 '발냄새 뒷사람' '소음

/조선일보DB

Q. 앞 사람이 의자를 너무 뒤로 젖혀놓아 불편합니다. 의자를 좀 앞으로 당기라고 해도 될까요.

 

A항공사=“기내 영화도 제대로 못 볼 정도로 공간을 침범한다면, 앞으로 당겨달라고 요구하는게 무리는 아닙니다.”

 

B항공사=“등받이를 젖히는 것은 해당 고객의 권리이기 때문에 앞으로 세워달라고 부탁하기 어렵습니다. 앞 손님께 양해를 구한 뒤 들어준다면 고맙지만, 거절할 경우에는 강제할 수 없어요. 차라리 뒷 손님 역시 등받침을 뒤로 젖혀 공간을 확보하면 편히 쉬실 수 있어요.”

 

Q. 옆 사람이 양말을 벗고 있는데 발 냄새가 나서 죽을 지경입니다. 양말 신으라고 얘기해도 되나요.

 

A=“상식 선에서 기분 나쁘지 않게 요청하면 되겠지요. 하지만 ‘체취’는 여러 국적 승객들이 저마다 굉장히 민감하게 생각하는 부분이어서, 문화적·개인적 차이를 고려해 ‘조심스럽게’ 요청해야합니다.”

 

B=“승객이 직접 양해를 구할 수 있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기분이 나쁘다면서 언쟁으로 발전할 수도 있는 문제에요. 이럴 경우 조용히 승무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승무원들은 해당 손님께 양말을 신으라고 말하기보다는 주변에 탈취제를 뿌리는 액션을 취합니다. 주기적으로 주변에 탈취제를 뿌리면 냄새나는 손님도 대부분은 눈치를 채고 양말을 신거나 신발을 신어서 민망하지않게 해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언젠가 노부부 승객께서 유럽 여행을 하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주변 손님들이 발냄새로 불편해했던 적이 있어요. 담당 승무원은 노부부 손님께 냄새에 대해 말하지 않고, 기내에서 발을 노출하고 주무시면 추위를 느낄수 있으니 따뜻하게 발을 감싸드리겠다고하며 담요로 발을 싸드렸습니다. 주위 손님도 만족하셨지만 노부부 손님도 정말 따뜻하게 잘잤다고 말씀하셔서 잘 해결되었죠.”

 

Q. 이번엔 뒷 사람입니다. 맨발로 앞 좌석인 내 자리 틈새로 다리를 뻗어 냄새도 나고, 상당히 불쾌하네요. 승무원이 자리를 바꿔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A=“내 자리와 내 주변 공간은 나도 엄연히 돈을 지불하고 정당하게 확보한 공간이기 때문에 다리를 좀 치워달라고 요청해도 됩니다.”

 

B=“좌석 여유가 있으면(이게 중요하다), 손님 동의를 얻어 당연히 좌석을 변경해 드립니다. 실제론 뒷 손님 발이 팔에 닿아 불편해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이 때는 뒷손님께 말씀드려 양해를 구하여 원만하게 해결되곤 합니다.”

비행기에서 '발냄새 뒷사람' '소음

지난해 3월 미국 스피리트항공에선 음악을 시끄럽게 듣던 여성 승객 간에 분쟁이 벌어져 승객 5명의 패싸움으로 번졌다. /영국 데일리메일

Q. 야간 기내, 옆 사람 헤드폰에서 음악 소리가 새어나옵니다. 노트북도 너무 밝고요. ‘나 잠 좀 자게 꺼주세요’라고 말해도 될까요.

 

A=“공중도덕의 문제이기 때문에 상식 선에서 조용히 부탁해보고, 승무원에게 안대나 귀마개를 요청하고 착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B=“헤드폰으로 음악이 크게 흘러나오는 경우에는 손님 간 직접 양해를 구해 해결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대개 음악이 크게 흘러나오는지 몰랐던 경우가 많아 원만하게 해결되는 편이죠. 노트북이 밝아 불편한 경우에는 노트북 사용을 못하도록 요청할 수 없기 때문에 승무원에게 안대 및 귀마개를 요청하시는 게 좋습니다.”

 

Q. 비행기에서 갓난 아이가 목청이 터지도록 울고 있군요. 아기 엄마의 난처한 상황도 물론 이해합니다만, 소음을 참기 어렵습니다. 자리를 옮길 수 있나요? 안된다면 편안한 비행을 망친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요.

 

A=“이럴 경우 엄마가 난처한 상황이라 승무원들도 총동원돼 아이를 달랩니다. 하지만 아이가 운다고 항공사에서 피해보상을 해주진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아이는 맨 앞좌석을 배정하는데, 좌석이 남아있는 선에서 최대한 뒤쪽으로 옮겨드릴 수는 있습니다.”

 

B=“아이가 많이 울면 주변 손님께 귀마개를 제공하고요. 담당 승무원이 여유가 있고 아이가 낯을 가리지 않는 상황이라면 갤리에 데리고 들어가 달래는 경우도 있습니다. 좌석에 여유가 있다면 요청 손님의 동의를 얻어 변경을 해 드릴 수 있습니다. 갓난 아이가 울어 쾌적한 여행을 망친 부분은 항공사의 직접적인 귀책사유가 아니기에 보상을 해드리지는 않습니다.”

 

Q. 라운지에서 공짜 샴페인을 연거푸 들이키던 승객이 하필 옆에 앉았습니다. 이 승객은 자신이 멀쩡하다면서 승무원에게 계속 와인을 요구하고 있는데 무섭네요. 승객에게 술을 몇 잔까지 제공하나요? 자리 옮길 수 있을까요?

 

A=“주류는 승무원, 사무장의 판단에 따라 승객 상태를 봐가면서 제공하게 되는데, 위험 수위에 도달하게 되면 술 제공을 거절합니다. 술은 기내 난동과 직결되는 문제이고 이에 대한 법적 규정도 높아진 상황이니 옆 승객이 ‘만취’로 인한 이상징후가 보이면 즉시 승무원에게 알려주십시오. 불안하면 좌석 변경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B=“기내에서는 통상 1인당 세 잔까지 제공하고, 그 다음부터는 보고를 통해 손님의 음주상태를 파악하여 주류서비스 여부를 결정합니다. 그러나 이미 라운지에서부터 술을 마셨고 승무원이 손님의 얼굴이나 말투 행동 등으로 취기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면 와인을 서비스하지 않고 술이 깰 수 있도록 시원한 음료를 권합니다. 여유가 있다면 취객 손님 옆자리 고객의 좌석을 변경해 드립니다.”

비행기에서 '발냄새 뒷사람' '소음

지난해 12월 20일 대한항공 여객기에서 난동을 피워 구속 기소됐던 두정물산 2세 임범준씨. /리차드 막스 페이스북

Q. 이코노미 좌석에 앉았는데, 옆 사람이 고도비만 체형을 가진 ‘빅 사이즈’ 승객입니다. 의도치 않게 팔·다리가 계속 승객과 닿는 스킨십 상태에 놓이고 말았어요. 자리를 옮길 수 있을까요?

 

A=“일반적으로 항공사에서 좌석을 옮겨주는 케이스는 아닙니다. 다만 누가 봐도 도저히 앉을 수 없을 정도로 공간을 침범당한다면 좌석 변경을 요청해보세요. 외국 항공사는 이런 경우가 많아 요청해도 거절당하는 일이 많습니다.”

 

B=“여유 좌석이 있다면 확인 후 변경해 주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고도비만 고객의 경우에는 공항직원이 다른 손님께 피해가 가지않도록 떨어진 좌석으로 배정하고 있습니다.”

 

Q. 공공장소에 부적절한 옷차림을 한 승객이 옆자리에 앉았습니다. 바지를 안 입은 것 같아요. 과도한 ‘하의실종’ 팬츠에 속옷이 훤히 비치는 시스루 티셔츠를 입고 있는 승객. 눈길을 어디에 둬야 할 지 부담스럽습니다. 탑승을 거부하는 복장 규정이 있나요?

 

A=“승객에 대한 복장 규정은 없습니다. 그걸 지적했다간 항공사는 엄청난 소비자 불만을 감수해야해요. 민망한 옷차림이라면 승무원에게 부탁해 담요를 권하는 방법이 있겠군요.”

 

B=“저희도 복장규정은 없습니다. 외항사의 경우 직원에 대해서는 반바지나 지나친 노출 복장 등을 제한하는 드레스 코드가 있지만, 손님에 대해서는 별도의 제한 규정이 없습니다. 좌석에 여유가 있다면 요청 손님의 동의를 얻어 변경을 해 줄 수있으며, 좌석에 여유가 없더라도 동성 고객의 양해를 구해 변경해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비행기에서 '발냄새 뒷사람' '소음

지난해 5월 미국 국내선 항공사 제트블루는 '하의실종' 패션으로 비행기를 타려던 승객의 탑승을 금지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인터넷 캡쳐

Q. 옆 사람이 코를 골면서 잡니다. 깨워서 코를 골지 말라고 할 수 있나요?

 

A=“승무원에게 귀마개를 요청해보세요. 너무 힘들면 담요 정리·화장실 가는 척으로 살짝 건드려 깨우는 방법도 있습니다.”

 

B=“대부분은 손님 간 정중한 요청을 통해 코를 고는 손님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는 방법으로 해결되고 있어요. 대부분은 자신이 코를 심하게 곤다는 사실을 알고있어 각별히 조심하고자 하죠. 하지만 어떤 때는 너무 곤하게 자며 코를 고는 손님을 깨우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이때는 담당 승무원에게 귀마개를 요청해보세요.”

 

Q. 성실한 답변 감사합니다. 그런데 항공사 이름을 정확히 밝혀도 될까요?

 

A=“회사 이름을 절대 밝히지 말아주세요. “좌석 바꿔준다하지 않았냐” 이런 얘기 들을까봐 겁납니다. 바꿔드리지 못할 수 있거든요.”

 

B=“절대 안됩니다. 상황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디테일추적>은 앞서 외국 항공사 여러 곳에도 질문을 던졌지만 아래와 같은 형식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항공의 승무원들은 승객간의 논쟁과 같은 이슈가 발생하면 승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충분한 트레이닝을 받고 있습니다. 승객이 특정 상황에서 합당한 이유로 좌석 변경을 요청할 경우, 동일한 등급의 좌석에 빈자리가 있을 때 좌석을 변경해드리는 것이 일반적 입니다.”

 

한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