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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패러글라이딩의 천국 속으로

두 눈 질끈 감고 두 발 뗀 순간… 가을 하늘이 날 안아주네

by조선일보

하늘 날기 딱 좋은 곳

지형상 기후변화 적어 1년 중 300일 비행 가능… 남한강이 빚은 절경 발아래 시원하게 펼쳐져


하늘 위를 걸어볼까?

7월 개장 스카이워크엔 유리로 만든 '하늘길' 발아래 단양강 출렁이는 절벽 위 나무길도 있어


놓치기 아까운 풍경들

푸른 이끼와 숲이 만든 이색적인 이끼터널, 폐터널 되살린 빛터널, 단양팔경 등 둘러볼 만


문득 고개 들어 바라본 하늘은 가을로 가득 차 있다. 눈부시게 파랗고, 끝 간 데 없이 높아진 청명(淸明)한 하늘. 일 년 중 하늘이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다. 이 가을 하늘을 만끽할 수 있는 곳, 충북 단양으로 떠났다.

두 눈 질끈 감고 두 발 뗀 순간…

두 눈 찔끔 감고 하늘 향해 두 발 박차고 올라가는 순간, 눈앞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가을 하늘과 발아래 풍경 앞에 두려움은 희열로 바뀐다. 충북 단양 두산활공장에서 패러글라이딩에 도전했다. 1년 중 하늘이 가장 아름다운 계절,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며 만난 단양의 절경은 그 어느 때보다 환상적이다. /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소백산과 남한강이 만나 산수화 같은 절경(絶景) 품은 단양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패러글라이딩(paragliding) 성지(聖地)다. 바람과 함께 하늘을 날며 온몸으로 가을을 느끼기에 패러글라이딩만 한 게 더 있을까. 하늘을 직접 날지 않더라도 단양에선 하늘 위를 걷는 듯 스릴을 즐길 수 있는 전망대와 짚와이어가 있는 '만천하스카이워크', 남한강 절벽 따라 만든 '잔도(棧道)'까지 가을 하늘과 쉽게 가까워지는 길이 여럿이다. 하늘 아래 숨은 풍경과 입맛 돋우는 먹거리까지 즐기면 가을의 추억은 더욱 풍성해진다.

온몸으로 느끼는 가을 하늘, 남한강 바라보며 패러글라이딩

가을빛 가득한 단양 하늘에선 이른 아침부터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의 활공(滑空)이 펼쳐졌다. 짧은 비명 뒤로 색색 캐노피(낙하산 형태의 패러글라이더 날개)가 포물선을 그리며 지상으로 하강하는 사이, 구불거리는 좁은 경사길을 따라 오르던 차가 두산활공장에 도착했다. 해발 550m 활공장은 산 아래서 볼 때보다 높고, 탁 트인 시야 너머 파란 하늘은 아득하다. 기대와 설렘 사이 두려움이 밀려오면서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입문자는 전문 파일럿과 같이 패러글라이딩을 체험하는 '탠덤(tandem) 비행'을 하기 때문에 크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비행하려고 도약할 때 두 발이 허공에 뜨기까지 멈추지 않고 달리기만 해도 성공적이다. 공포심과 장비 무게 때문에 앞으로 달리는 게 쉽지만은 않다. 눈 질끈 감고 발을 내디디면 두려움이 희열로 바뀌는 건 순간이다. 하늘을 날자마자 포근하게 몸을 감싸는 바람과 눈앞에 펼쳐지는 가을 하늘, 발아래 풍경에 환호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테니. 상공 550m에서 지상에 닿기까지는 10분이 채 걸리지 않지만, 체감 시간은 훨씬 길다. 짧은 비행의 아쉬움은 모든 순간을 기록한 영상으로 달랠 수 있다. 손수 카메라를 들거나 몸에 장착해 '인생 영상'을 남기는 것도 패러글라이딩의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단양은 소백산맥과 태백산맥에 첩첩이 둘러싸여 있어 비가 적고 기후변화가 심하지 않은 데다 활공과 착지에 적합한 지형 조건을 가지고 있어 일 년에 300일 이상 패러글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활공장은 두산과 양방산 두 곳에 있다. 패러에 반하다(1666-1090) 김종목 파일럿은 "두산활공장은 전문가도 많지만 탠덤 비행을 즐기는 입문자도 많이 찾는 곳"이라며 "남한강과 자연이 어우러진 단양 풍경을 바라보며 패러글라이딩을 즐기기 좋다"고 했다. 기본 탠덤 비행인 '노멀아트비행' 1인 8만원(영상 포함), 복합 체험 가능한 'VIP 비행' 18만원(영상 포함) 등이 있다.(dypara.net 참조) 업체마다 가격은 조금씩 다르다. 예약해야 하며 기상 상황에 따라 비행 가능 여부가 정해진다.

 

패러글라이딩을 즐기지 않더라도 두산활공장을 찾는 사람이 많다. 활공장 바로 옆에 있는 카페산(010-5257-5204) 때문이다. 탁 트인 전망과 패러글라이딩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기기 좋다.

두 눈 질끈 감고 두 발 뗀 순간…

①하늘을 걷는 듯 아찔한 전망대가 있는 ‘만천하스카이워크’. ②단양팔경 중 놓치면 아쉬운 ‘도담삼봉’의 그림 같은 풍경. ③두산활공장에 위치해 탁 트인 전망과 패러글라이딩 장면을 눈에 담을 수 있는 ‘카페산’.

하늘을 가까이서 만나는 '신상' 여행 코스

하늘을 가까이서 즐기기 좋은 단양의 '신상' 여행 코스도 기다리고 있다. 지난 7월 적성면 애곡리에 문을 연 만천하스카이워크(043-421-0014)의 '만학천봉 전망대'는 소백산과 남한강을 바라보며 가을 하늘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남한강 수면에서 120여 m 높이에 위치한 전망대는 600여 m 나선형 보행로를 오르며 소백산과 월악산, 금수산 등 주변 풍경을 360도 회전하며 색다르게 감상할 수 있다. 정상엔 하늘길 3개가 바깥으로 돌출돼 있는데 투명 강화유리로 된 바닥 위를 걷는 동안은 하늘 위를 걷는 듯 아찔한 기분이 든다. 진짜 하늘을 나는 기분을 즐기고 싶다면 980m를 활강하는 '짚와이어'에 도전해 보자.

 

수양개역사문화길도 짜릿한 스릴과 함께 하늘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이번 달 1일 개통한 총 1.2㎞ 산책로는 만천하스카이워크 입구에서 시작돼 단양읍 상진리 상진대교까지 강을 따라 이어진다. 강과 맞닿은 20여 m 암벽 위에 설치된 길이 800m에 달한다. 발아래 출렁이는 단양강 물결이 아찔하다. 중국 장자제(張家界)에서 볼 법한 절벽 위 길은 '한국판 잔도(棧道)'로 불리며 화제를 모았다. 소백산과 단양강이 어우러진 풍광과 함께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여유롭게 걷기 좋은 이 길은 만천하스카이워크와 함께 둘러보면 좋다.

두 눈 질끈 감고 두 발 뗀 순간…

①‘한국의 잔도’라 불리는 수양개역사문화길. ②이색적인 멀티미디어 공간 ‘수양개빛터널’. ③초록빛 이끼가 만든 신비한 길 ‘이끼터널’.

빛터널·이끼터널… 놓치면 아쉬운 단양 이색 풍경

가을 하늘을 마음껏 즐겼다면 이젠 하늘 아래 풍경을 만끽할 시간이다. 만천하스카이워크에서 수양개유물전시관으로 향하는 길, 달리던 차들이 일제히 속도를 낮추기 시작한다. 단양의 이색 풍경으로 손꼽히는 이끼터널에서 카메라와 삼각대를 든 사람들과 서행하는 차들이 도로 위에서 서로 비켜가느라 바쁘다. 충주댐이 생기기 전까진 열차가 달리던 철로였던 도로 양쪽 벽이 푸른 이끼로 뒤덮이면서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풍경이 만들어졌다. 우거진 나무 숲이 터널처럼 하늘을 덮어 이끼터널이라 불린다.

 

수양개빛터널(043-421-5453)은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져 수십 년간 방치된 길이 200m, 폭 5m 터널을 멀티미디어 공간으로 되살린 곳이다. 미디어파사드와 프로젝션 맵핑, 증강현실 등 최신 음향·영상 기술로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준다. 단양 수양개 유적을 통해 선사시대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과 함께 둘러보면 좋다. 밤이 되면 야외 정원에 있는 5만송이 장미가 불을 밝히면서 장관을 연출한다.

 

단양 하면 누가 뭐라 해도 '단양팔경(丹陽八景)'을 빼놓을 수 없다. 그중에서도 첫째로 손꼽히는 도담삼봉(043-420-3544)은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하다. 남한강 상류에 솟은 세 기암이 파란 가을 하늘 아래 신비한 자태를 뽐낸다. 단양팔경 중 하나로 근처 등산로를 따라 200m만 오르면 만날 수 있는 석문(石門)도 함께 들러보자.

두 눈 질끈 감고 두 발 뗀 순간…

통닭·순대·찰보리빵 속에도… '단양 마늘' 풍미가 쏙쏙

단양 구경시장엔 맛과 향 좋기로 유명한 단양 마늘로 맛을 낸 이색 먹거리가 가득하다. 식도락(食道樂)과 정겨운 시장 풍경까지 덤으로 즐길 수 있는 구경시장은 여행의 재미를 더해준다.

 

지글지글 닭 튀기는 소리와 기름 냄새가 발길을 붙잡는 오성통닭(043-421-8400·사진①)은 ‘마늘통닭’으로 이름났다. 대표 메뉴이자 단일 메뉴인 ‘통마늘야채후라이드’(1만6000원)는 파와 마늘을 닭과 함께 튀겨낸다. 갓 튀긴 통닭도 맛있지만 마늘통닭은 식어도 마늘의 풍미가 진해져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두 눈 질끈 감고 두 발 뗀 순간…

충청도순대(043-421-1378·사진②)는 마늘이 들어간 순대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마늘순대’(1인분 1만원)는 간마늘과 편마늘, 양배추, 부추 등으로 속을 넣어 만든다. 일반 순대와 달리 입안에 퍼지는 마늘향이 알싸하면서도 달다. 마늘순대와 머리 고기가 푸짐하게 들어 있는 ‘마늘순대국밥’(7000원)은 간마늘과 들깻가루를 넣어 잡내를 없앤 진한 국물이 일품이다.

 

간식으로 즐기기 좋은 찰보리흑마늘빵(043-423-3867·사진③)은 찰보리 반죽에 흑마늘 진액 넣어 만든 팥을 채워 구운 빵이다. 육쪽마늘처럼 생긴 작은 빵 모양이 깜찍하다. 촉촉한 빵을 한입 베어 물면 마늘의 독특한 풍미가 느껴진다. 1봉지(12개) 5000원, 1박스(24개) 1만원으로 선물용으로도 좋다.

 

단양=강정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