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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서울역에서 1시간 54분…
동해 파도가 어서 오라 손짓하네

by조선일보

[강릉 여행] KTX 개통으로 가까워진 강릉

 

정동진 옆 '신비의 해안길'

천연기념물 지정된 해안단구 올 6월부터 탐방로 열어

푸른 물결과 기암괴석 어우러진 비경 한눈에 담겨

 

色다른 안목해변의 밤

노랑·초록·파랑 조명이 해 저문 해변 물들

여단돈 400원 '자판기 커피'면 얼었던 몸도 달콤하게 녹아

 

미리 즐기는 평창올림픽

수호랑·반다비가 반기는 시내 홍보체험관에선

스키점프·바이애슬론 등 VR로 생생히 즐길 수 있어

서울역에서 1시간 54분… 동해 파도

동해의 거친 파도가 격한 인사를 건넨다. 강릉 정동진에서 심곡항까지 해안단구 따라 2.86㎞를 걷는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에선 겨울 바다가 손에 닿을 듯하다. 22일 서울에서 강릉으로 가는 KTX 열차가 운행을 시작하면서 동해와 강릉의 여행지들이 한층 가까워졌다./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겨울 바다는 어느 계절보다 푸르다. 눈이 시리도록 짙푸른 바다가 끝없이 펼쳐지는 동해. 그림 같은 풍경이 문득 그리워졌다. 차가운 바람 따라 철썩거리는 파도 너머에 가슴과 머리에 쌓인 무거운 것들도 훌훌 던져버리고 싶은 날, 훌쩍 강릉으로 떠나기로 했다.

 

동해를 만날 수 있는 많은 도시 중에서도 강릉으로 떠나기로 한 건 가까워진 거리 때문이다. 22일, 강릉으로 가는 경강선 KTX 열차가 본격 운행을 시작한다. 서울역에서 출발한 열차는 1시간 54분 만에 강릉역에 도착한다. 청량리역에선 1시간 26분이 걸린다. 기차로 6시간 가까이 걸리던 서울과 강릉 거리가 몰라보게 가까워졌다. 겨울 바다와 강릉의 풍경을 충분히 즐기는 데도 하루면 충분하다. 설렘 가득한 철길을 달려 가까워진 동해로 달려간다. 강릉의 푸른 바다가 어느새 손짓하며 반긴다.

푸른 동해가 눈앞에서 철썩철썩

강릉역에 도착해 처음으로 달려간 곳은 정동진이다. 동해의 푸른 물결과 웅장한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정동심곡 바다부채길(033-641-9444~5)이 있기 때문이다. 올 6월 개방되기 전까지 해안 경비를 위한 정찰로로만 사용돼 베일에 싸여 있던 신비의 해안길. 천연기념물 제437호로 지정된 해안단구를 따라 2.86㎞ 탐방로가 이어진다. 해안단구는 오랜 세월 파도에 깎여 평평해진 해안이 지반 융기로 솟아올라 형성된 지형을 말한다. 약 2300만년 전 지각 변동의 흔적이다. 웅장한 기암괴석과 해안의 절경이 굽이굽이 이어지는 길을 따라 걷는 동안 동해가 한층 가까워진다.

 

철썩거리며 부서지던 거친 파도는 때론 파도 세례를 퍼붓기도 한다. 바닥이 훤히 보이는 탐방로를 걷다 간담이 서늘해져 식은땀을 닦으면서도 자꾸 피식피식 웃음이 난다. 여태껏 본 적 없는 살아있는 동해를 만나는 기분이 들어서다. 격한 동해의 환영 인사가 반갑기만 하다. 사람 손이 닿지 않은 천혜의 비경을 따라 눈에 담는 풍경은 하나하나가 그림 같다. 기세등등한 파도 소리는 시원하다. 이 모든 게 이 길에서만 만날 수 있는 풍경, 여행의 추억일 것이다.

서울역에서 1시간 54분… 동해 파도

1. 부채바위와 끝없이 펼쳐진 동해의 풍광이 아름다운 정동심곡 바다부채길. 2. 해변 따라 사진 찍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강문해변. 3. 색색의 컬러로 물들어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는 안목해변 밤바다./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정동진 썬크루즈 주차장과 심곡항 매표소에서 각각 길이 시작된다. 전망대와 부채바위, 투구바위의 절경도 놓치지 말자. 해안을 따라 꾸민 탐방로는 기상 상태에 따라 개방 여부가 매일 달라진다. 매일 오전 8시 30분 홈페이지(searoad.gtdc.or.kr)에서 당일 입장 가능 여부를 확인한 뒤 방문할 것.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동절기), 입장료 어른 3000원, 어린이 2000원.

 

동해를 마음껏 눈에 담고 싶다면 바다열차(033-573-5474)를 타는 것도 방법이다. 정동진역을 출발한 바다열차는 묵호·동해·추암·삼척해변역을 거쳐 삼척역까지 56㎞를 달린다. 1시간 20분 동안 동해의 푸른 바다가 파노라마처럼 흘러간다. 극장식 좌석에 앉아 끝도 없이 펼쳐진 동해와 철썩이는 파도가 어우러진 영화 같은 풍경을 만끽한다. 한겨울에도 따뜻하고 특별한 기차 여행을 즐길 수 있다. 강릉뿐만 아니라 동해, 삼척 등 인근 지역을 함께 둘러볼 수 있어 동해 여행이 더욱 풍성해진다. 바다열차 운행 시간과 운행일, 요금 안내와 예약은 홈페이지(seatrain.co.kr)에서 확인.

겨울 밤바다 보며 커피 한잔, 요즘 뜨는 해변에서 사진 한 장

강릉에 왔다면 해변에서 즐기는 겨울 바다의 운치도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이름난 해변 많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 강릉이지만 그중에서도 요즘 뜨는 해변이 있다. 커피 거리로 유명한 안목해변은 밤바다의 운치를 즐기는 사람들로 붐빈다. 해가 지면 색색 조명이 해변을 비추기 시작하는데 노랑, 초록, 파랑 등 색색으로 물드는 해변과 짙은 밤바다의 여운이 묘하게 어우러진다. 철썩거리는 파도 소리는 최고의 배경음악. 해변을 따라 걷다 달빛에 취해 문득 고개를 들면 하늘에서 쏟아질 듯한 별빛에 다시 한 번 가슴 설렌다. 카페 즐비한 거리답게 카페에서 밤바다 바라보며 커피 한잔 즐기는 것도 좋다. 커피 거리답게 맛 좋기로 유명한 안목 해변의 자판기 커피를 마시며 색다른 밤을 즐겨본다. 단돈 400원의 밀크커피 한 잔이면 바닷바람에 꽁꽁 언 몸도 달콤하게 녹는다.

 

카메라를 든 여행객이 유난히 눈에 띄는 강문해변은 사진 찍기 좋은 해변으로 소문난 곳이다. 2015년 방영된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의 촬영지로 알려진 해변에는 반지, 캔버스 등을 형상화한 벤치와 액자 프레임이 설치되어 있어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엽서 같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누구라도 이곳에선 모델이 된다. 셔터를 누르느라 바쁜 연인, 가족과 해변을 산책하는 사람이 어우러진 풍경이 이색적이다. 해변 끝 강문교를 건너면 강릉의 대표 격인 경포대해수욕장으로 이어진다. 두 해변을 함께 걸으며 동해를 가득 눈에 담아보자.

미리 즐기는 평창올림픽, 커피박물관 투어까지

서울역에서 1시간 54분… 동해 파도

1. 커피커퍼뮤지엄의 커피 관련 전시품. 2. 올림픽을 미리 만나보는 평창동계올림픽 홍보체험관. 3.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이 시작되는 심곡항의 풍경./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4. 정동진을 출발해 삼척까지 동해안을 따라 달리는 바다열차./ 코레일관광개발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이 5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빙상 경기가 열리는 강릉 시내는 여기저기 올림픽 준비로 분주하다. 국내에서 최초로 열리는 동계올림픽과 동계 스포츠가 낯설게 느껴지거나 미리 올림픽을 만나보고 싶다면 평창동계올림픽 홍보체험관(033-651-1722)에 들러보자. 멀리서부터 오륜기를 상징하는 빨강, 노랑, 초록, 파랑, 검정의 컨테이너가 눈에 띈다. 입구에는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반다비', 스노보드와 스피드스케이팅 등 역동적인 모습의 종목별 선수 조형물이 반겨준다. 홍보체험관 내부로 들어가면 올림픽 유치 과정과 대회 소개, 경기장 소개 등 평창동계올림픽에 관한 정보가 가득하다. VR 시뮬레이터를 통해 스키점프, 스피드스케이팅, 바이애슬론과 봅슬레이 등 동계 스포츠를 체험하는 체험존은 가장 인기 있는 코너. VR 체험존은 11세 ·130㎝ 이상이면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4D 체험관에서도 실제 선수가 된 듯 올림픽 종목들을 체험해볼 수 있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 관람. 인근의 경포아쿠아리움, 허균·허난설헌 생가 터와 기념관도 들러보자.

 

강릉은 이제 '커피'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도시가 됐다. 커피의 도시 강릉에 왔다면 커피박물관에서 커피와 한 발짝 가까워지는 것도 좋다. 지난 8일 강문동에 문을 연 커피커퍼뮤지엄(033-652-5599)은 입구부터 원두 볶는 고소한 냄새가 진동한다. 강릉 커피 역사의 한 축을 차지하는 커피커퍼의 카페와 함께 커피의 역사와 세계에서 수집한 관련 유물을 만날 수 있는 곳. 2000년부터 왕산면 왕산리에서 운영 중인 커피박물관의 새로운 공간으로 강릉 시내에서도 커피박물관을 둘러볼 기회가 생겼다.

 

이제는 흔하게 마시는 커피지만 에스프레소 머신의 옛 모습과 오래된 로스팅기, 그라인더의 모습이 신기하다. 전시품을 둘러보고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는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 카페에선 직접 원두를 볶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예약하면 핸드 드립 등 커피 체험도 가능하다. 음료 교환권이 포함된 박물관 입장료는 성인 8000원, 경로·청소년·어린이 7000원이다.

 

강릉=강정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