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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부모님 뵐 낯이 없어서…" 취업 안돼 가출하는 2030

by조선일보

신고해도 실종자로 분류 안돼 경찰이 찾아 나서기도 어려워

 

지난달 29일 서울 구로경찰서에 '집 나간 30대 아들을 찾아달라'는 신고가 접수됐다. 어머니 곽모(64)씨는 "30대 아들이 취업이 안 된다며 우울해하다가, 4개월 전 집을 나간 뒤 연락이 끊겼다"고 했다. 아들은 취업이 안 돼 우울증을 앓았다고 한다.

 

경찰에 '집 나간 20·30대 자녀를 찾아달라'는 신고가 매년 늘고 있다. 가출 이유를 보면 취업을 못 해 생긴 가족과의 불화가 많다고 한다. 경찰청에 따르면 만 18세 이상 39세 미만 실종자 신고 건수는 2014년 3만1414명, 2015년 3만2832명, 2016년 3만4710명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만 18세 미만 실종자 신고 건수가 2만1591명에서 1만9870명으로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서울의 한 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과장은 "예전엔 실종 신고가 주로 아동과 여성·노인이었는데, 최근엔 취업 못해 가출하는 젊은이가 많다"고 했다.

 

성인 실종 신고를 받은 경찰은 곤혹스럽다. 현행법에 따라 경찰이 실종 수사를 하는 대상은 '18세 미만, 지적·자폐성·정신장애인, 치매 환자'로 제한돼 있다. 갑자기 사라진 성인은 '실종자'가 아닌 '가출인'으로 분류돼 경찰이 수색을 하거나 DNA 대조를 할 수 없다. 만약 찾는다 하더라도 성인 실종자 본인이 거부하면, 신고자와 연결해 줄 수도 없다. 그렇다고 마냥 손을 놓고 있기도 어렵다. 가출한 20·30대 중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취업 스트레스로 가출한 20대가 모텔 3곳에 불을 지른 혐의로 체포된 사례도 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취업 문제로 가출한 이들은 경제적·심리적 압박을 크게 받는다"며 "단순 가출에 비해 취업난으로 집을 나간 이들은 자진 귀가할 가능성이 낮고, 다른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크다"고 말했다. 

 

양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