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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드 ]

참치 아닙니다,
토마토 초밥입니다

by조선일보

육식 모양·맛 나는 채식 메뉴 인기, 빵집도 채식 열기… 대기업도 동참

 

참치 없는 참치 초밥, 고기 없는 햄버거…. 육류와 유제품을 먹지 않는 채식주의가 채식으로 육식 맛을 내는 경지에 오르는 한편 화장품·패션계로 확장되고 있다.

 

최근 미국 유기농마켓인 홀푸즈에는 비건(vegan·엄격한 채식) 참치초밥인 '아히미 초밥'이 등장해 화제가 됐다. 참치를 쓰지 않고 참치초밥의 모양과 맛을 냈다. 미국 셰프인 제임스 코월이 일본을 찾았다가 '세상에서 참치가 없어진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해 개발했다. 토마토의 색감과 질감을 살려 참치 씹히는 맛을 구현했고 설탕·간장으로 감칠맛을 살렸다. 여성들한테 인기를 끌면서 "맛있고 패셔너블하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이쯤 되면 '채식주의 2.0' 시대라 할 만하다.

참치 아닙니다, 토마토 초밥입니다

미국 오션허거푸즈사의 채식주의자를 위한 초밥(왼쪽)과 롤. 토마토에 설탕과 간장을 적절히 섞어 참치의 모양과 맛을 냈다. ‘참치 없는 참치 음식’인 셈이다. /오션허거푸즈 인스타그램

국제채식인연맹(IVU)이 집계한 전 세계 채식 인구는 1억8000만여 명. 가끔 육류도 즐기는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까지 포함하면 3억75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채식연합은 우리나라 채식인과 플렉시테리언 규모를 최대 1000만 명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는 2020년 채식 시장 규모가 30억 달러(약 3조3800억 원)로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에서는 채식 빵집들이 인기다. 글루텐, 유제품, 계란이 들어 있지 않은 빵이다. 지난해 살충제 계란 파문 이후 손님이 더 늘었다. 회원 수 3만6000여 명의 빵 동호인 커뮤니티 '빵소담'에는 새로운 비건 빵집 후기가 줄줄이 오른다. 신세계푸드 등 대기업도 작년 가을 '비건 베이커리'에 뛰어들었다. 이마트도 지난해 '채소밥상' 간편식 20여 종을 내놓아 매달 25%씩 매출을 늘리고 있다. 충남 홍성군농업기술센터는 식도락 상품인 '홍성 고택 다이닝'에 채식주의 프로그램을 최근 추가했다.

 

패션계에선 스텔라 매카트니, 구찌 등이 동물성 털과 가죽을 쓰지 않기로 했고 화장품 브랜드들도 동물성 재료가 없는 비건 화장품을 밀고 있다. 영국 브랜드 러시는 제품의 85%를 비건 화장품으로 채웠다. 이정민 트렌드랩506 대표는 "채식이 21세기의 트렌드이자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한 소비 방식으로 확산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보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