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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릴적 우리집에 있던 건데… 추억의 그 물건, 골동품으로 부활

by조선일보

수십년 된 재봉틀·선풍기… 10만원 안팎 가격에도 금세 팔려

사은품 유리컵도 2만~5만원선

수리 후 되파는 사람들도 늘어


최근 한 온라인 중고 거래 카페에 오래된 선풍기를 판매한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LG전자의 전신(前身)인 '금성사'에서 1980년에 생산한 벽걸이 선풍기다. 당시 판매가는 1만5000~2만5000원 정도였다. 40년 가까이 된 선풍기에 15만원 가격표가 붙었지만 금세 팔렸다.

어! 어릴적 우리집에 있던 건데… 추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중고 재봉틀(위쪽 사진)과 선풍기. 가격은 각각 10만원, 9만원이다. /중고나라

1980~90년대에 생산된 가전제품이 최근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인터넷에서 '선풍기' '재봉틀' 등을 검색하면 30~40년 전 생산된 가전제품들을 판매하는 글이 계속 올라온다. 선풍기의 경우 8만~10만원, 재봉틀은 10만~15만원, 전화기는 5만~10만원 정도에 가격대가 형성돼 있다. 새 제품보다 서너 배 비싸다.

 

예전엔 한정판이나 구하기 어려워 희소성이 큰 중고 제품을 주로 사고팔았다. 최근엔 비교적 구하기 쉬운 가전제품이 거래된다. 소장용보다 '추억 소환'용으로 찾는 것이다. 제주도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유정은(34)씨는 "30년 전에 생산된 믹서기를 구매했다. 어릴 적 어머니가 믹서기로 과일을 갈아주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고 했다. 소셜 미디어에는 '86년산 선풍기를 구입했는데 잘 돌아간다' '30년 묵은 전자 키보드로도 최신 음악을 연주할 수 있다' 등 사용 후기가 자주 올라온다.

 

가전제품뿐 아니라 수십년 전 일상생활에서 쓰던 자잘한 물건도 거래한다. 과거 음료 회사에서 사은품으로 제공했던 전용 유리컵 등이 인기다. '서울우유' '델몬트' 등 특정 회사의 옛 상표가 붙어 있어 흔히 '빈티지 컵'으로 불리는데, 개당 2만~5만원 선이다.

 

취미 삼아 골동품으로 '재테크'를 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오래된 동네를 돌아다니며 옛날 가전제품을 싸게 구입한 뒤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비싼 값에 되판다. 대학생 박성우(19)씨는 "수십년 된 선풍기를 주인에게 4만원에 구입해 수리한 후 30만원에 판매한 적이 있다"고 했다.

 

[이기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