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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롯데월드타워에 벌벌 떨던 잠실역 상권, "별거 아니네"

by조선일보

롯데월드타워에 벌벌 떨던 잠실역 상권

서울 송파구 방이동 먹자골목. 롯데월드타워가 뒤로 보인다. /한스미디어 제공

“롯데월드타워가 들어서면서 지역 전체가 다 죽을 줄 알았는데…. 랜드마크가 생기면서 상권이 오히려 더 커지고 있어요. 주말엔 롯데월드타워가 가득차는 건 기본이고 주변 상권까지 바글바글해요.”

 

20여년간 상권 분석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최근 펴낸 ‘부자들의 상가 투자’에서 잠실역 상권을 주7일 상권이라고 평가했다. 먹을거리는 물론 유흥·숙박시설을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롯데월드타워 등 대형 랜드마크에 대규모 아파트가 있어 상주인구와 유동인구를 모두 갖춘 서울 동남부 최고 상권 중 하나”라고 했다.

 

권 이사는 지난 2년동안 서울에서 이름난 핵심 상권 40곳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현지 상인들과 부동산 중개업소를 통해 직접 확인한 상권 정보를 분석했다.

교통 요지에 아파트·기업체 많아 수요 탄탄 

잠실역 상권은 지하철 2·8호선 환승역 잠실역이 있어 송파구와 강동구, 하남시를 연결하는 교통 요지다. 잠실역을 사이에 두고 롯데월드몰, 롯데월드타워, 롯데월드, 석촌호수 등 대형 랜드마크가 자리잡고 있다. 주말이면 쇼핑과 여가를 즐기려는 유동인구로 항상 북적댄다. 실제 잠실역 지하철 하루 평균 승하차 이용객은 약 19만7000명으로 강남역이나 홍대입구역(약 21만명) 못지 않다.

 

상주인구도 많다. 인근에 잠실동 주택가와 대형 아파트 단지가 많고 롯데 계열사와 삼성SDS·쿠팡 등 대기업이 있어 직장인 수요도 무시할 수 없다.

롯데월드타워에 벌벌 떨던 잠실역 상권

지하철 2·8호선 환승역인 잠실역 인근엔 롯데월드, 롯데월드타워, 석촌호수 등 랜드마크가 많아 유동인구가 늘면서 상권도 확장 중이다. /땅집고

명실상부 송파구 최고 상권인 잠실역 상권은 롯데월드타워 개장 이후 젊어지면서 동시에 확장되고 있다. 옛 상권으로 여겨졌던 방이동 먹자골목엔 젊은층 발길이 이어지고 주변 석촌호수와 남쪽으로는 새로운 상권이 생겼다.

젊은층 늘어나며 신흥 상권 속속 생겨 

잠실역에서 송파구청을 지나면 송파구의 대표 먹자·유흥 상권인 방이동 먹자골목이 나온다. 이곳은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숙박업소들이 들어서면서 모텔촌과 유흥업소가 증가하면서 성장했고 아직도 이 업종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롯데월드타워에 벌벌 떨던 잠실역 상권

유흥업소와 모텔촌이 많은 방이동 먹자골목. /한스미디어 제공

일반적인 상권들과는 달리 상권 외곽이 주택가, 기업체, 모텔 등으로 막혀 내부로 들어가지 않으면 상권이 있는줄조차 모른다. 가족단위 유동인구보다 인근 송파구청 공무원이나 주변 직장인 수요가 많으며 구매력은 좋지만 집객력은 높지 않다.

 

과거 이곳의 주요 소비층은 50대 이상 중장년층이었다. 하지만 롯데월드타워를 찾아 다른 지역에서 방문하는 젊은층이 늘고, 7000여명의 삼성SDS 직원 영향으로 소비 연령대가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 연령별 유동인구를 보면 30대가 22.2%, 40대가 20.3%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방이동의 쌍용공인중개사사무소 변창수 이사는 “방이동 먹자골목은 다른 곳과 비교하면 규모에 비해 점포 수가 많지 않고 몰려 있어 매물은 적어도 장사는 웬만큼 잘 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롯데월드타워에 벌벌 떨던 잠실역 상권

송파구의 명물 석촌호수. /한스미디어 제공

석촌호수 카페거리는 롯데월드몰 맞은편 석촌호수길을 따라 조성돼 있다. 권 이사는 “이곳에 형성된 주상복합 아파트와 오피스텔은 임대료가 비싸다. 카페와 레스토랑도 객단가가 다소 높지만 구매력을 갖춘 수요가 많아 계속 확장되고 있다”며 “주 고객층은 젊은층부터 50대까지 다양하고 평일보다는 주말에 유동인구가 많다”고 했다. 낮 시간에도 유동인구가 많지만 석촌호수 야경을 보기 위해 저녁 시간에도 많이 찾아온다.

 

석촌호수 동쪽엔 ‘송리단길 상권’도 뜨고 있다. 송리단길은 경리단길, 망리단길에 이어 송파구의 ‘송’자를 따서 붙인 이름으로 20~30대 젊은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월드타워에 벌벌 떨던 잠실역 상권

석촌호수 아래 백제고분로41길, 43길, 45길에는 이른바 '송리단길' 상권이 생겨났다. 20~30대 젊은층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한스미디어 제공

송리단길은 석촌호수 카페거리 아래쪽 백제고분로41길, 43길 등으로 뻗어있다. 2년 전만해도 평범한 주거지역이었는데 롯데월드타워 개장으로 유동인구가 늘어나며 상권이 성장했다. 다른 골목처럼 특색있는 식당과 분위기 있는 카페가 곳곳에 들어서면서 SNS(소셜미디어)와 블로그에서 유명세를 탔다.

 

석촌호수는 인스타그램 해시태그(SNS에서 비슷한 종류의 글을 분류하기 위해 쓰는 기호)가 50만회 이상 공유됐다. 송리단길은 2만4000회 정도 공유되면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송리단길 입구의 주머니공인중개사사무소 임희중 대표는 “송리단길은 유명 맛집 셰프들이 선호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며 “최근 외국인을 겨냥한 태국, 일본, 유럽 음식점도 생겨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롯데월드타워에 벌벌 떨던 잠실역 상권

잠실역 상권의 평균 시세와 지하철 승하차 인구. /한스미디어 제공


방이동 먹자골목 임대료 가장 높아 

이곳 상가 권리금과 월세는 얼마나 될까. 권 이사는 “롯데월드타워 개장 이후 상권이 변모하면서 송리단길도 권리금과 월세가 오르는 추세이지만 아직 방이동 먹자골목의 아성을 뛰어넘지는 못하고 있다”고 했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방이동 먹자골목 초입 A급 점포는 3.3㎡(1평)당 권리금은 1000만~1300만원, 연간 월세는 250만~300만원 정도다. 송리단길(백제고분로 45길)은 3.3㎡당 권리금이 400만~500만원, 1년치 월세는 150만~180만원 정도다.

 

객단가가 높은 방이동 먹자골목 기준으로 가장 인기있는 업종은 주유소·충전소 같은 생활서비스업으로 월 평균 매출액이 1억3290만원이다. 스포츠업이 9288만원, 숙박업 8315만원, 음식업 8178만원 등으로 뒤를 이었다. 음식업 중 인기가 많은 업종은 유흥주점과 중식, 일식·수산물, 한식, 패스트푸드 등이 꼽혔다.

 

[이상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