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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미술관 피크닉

조각공원 잔디에 누워
작품도 보고, 하늘도 보고

by조선일보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미술관 옆에 캠핑장

호암미술관… 전통 정원 ‘희원’ 감상

야외조각공원… 올림픽공원 소마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과 그 옆 튀일리 정원은 파리 여행의 세트 코스처럼 여겨진다. 햇살 좋은 날이면 파리 여행객들뿐 아니라 시민도 루브르 박물관 관람을 전후로 튀일리 정원에서 간단한 샌드위치를 먹거나 음료를 마시며 피크닉을 즐긴다. 너른 잔디밭이나 야외 조각공원 품은 미술관은 요즘처럼 미세 먼지 농도가 시간대별로 달라지는 시기에 실내외를 오가며 감성 충전과 피크닉을 겸하기에 좋은 공간이다. 멀리 갈 필요 없다. 미술관 큐레이터들 사이에 소풍 명소로 꼽히는 서울 근교 미술관을 소개한다.

조각공원 잔디에 누워 작품도 보고,

건축물 자체가 작품인 파주 파주출판단지안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반나절 봄 소풍 명소로 꼽힌다. 부드러운 곡선형의 건물 사이로 해가 파고든다. 전시된 작품들을 감상하고 나오면 아담한 초록의 잔디밭 산책 코스가 기다린다. 감성 충전 완료!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물놀이·캠핑도 연계 가능한 미술관

경기도 양주 장흥면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은 봄과 여름 사이 이색 풍경이 펼쳐진다. 야외 조각 공원인 '장흥조각공원'에서 봄 소풍을 즐기는 나들이객의 풍경에 더해 하얀색 미술관 건물 앞으로 흐르는 개울에선 어린아이들이 발을 담그고 물놀이를 즐긴다. 여름엔 야외 조각공원의 바닥분수가 더해져 아예 수영복을 챙겨와 수영하는 아이들도 많이 목격된다. 입장 후 돗자리를 펴고 간식을 먹으며 종일 놀 수도 있다.

조각공원 잔디에 누워 작품도 보고,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앞 다리 아래 개울은 여름이면 물놀이장으로 변한다.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미술관 옆엔 양주시에서 운영하는 '양주시 미술관 옆 캠핑장'이, 캠핑장 위쪽으론 천문 관측을 할 수 있는 '송암스페이스센터'가 있다. 캠핑, 별자리 관측과 연계해 1박 2일 코스로 미술관 관람하는 이도 적잖다.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에선 8월 26일까지 개관 4주년 기념 연례전, 'SIMPLE 2018: 장욱진·노은님'전을 연다. 박수근, 이중섭과 함께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거장 중 한 명인 장욱진의 작품과 노은님 작가의 평면, 입체 작품 4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관람 시간은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입장 마감 오후 5시). 관람료는 성인 5000원, 청소년·어린이 1000원, 영유아 무료. (031)8082-4245.

조각공원 잔디에 누워 작품도 보고,

화랑호수 가까이에 있는 경기도미술관 전경. /경기도미술관

화랑유원지 내 탁 트인 개방감을 자랑하는 경기도 안산 단원구 동산로 경기도미술관도 초록 잔디밭과 화랑호수, 산책로 등이 있어 피크닉 명소로 사랑받는 곳이다. 매표소 맞은편에서는 토·일요일 오후 1~5시에 로비 라이브러리도 운영한다. 피크닉을 겸한 미술관 관람에 독서까지 하며 완벽한 하루를 보낼 수 있다. 여기에 미술관 부근에 있는'화랑오토캠핑장'까지 재개방했다. 방초아 경기도미술관 큐레이터는 "1박 2일 캠핑하며 미술관을 여유 있게 둘러보는 관람객들도 꽤 있다"고 했다.

 

기획전시실에선 다음 달 17일까지 프랑스 벽화전 '그림이 된 벽'전을 연다. 프랑스 현대미술가 8인이 전시장에서 직접 제작한 벽화를 선보인다. 상설 전시 '미술은 폼이다'와 함께 어린이 대상 전시 연계 프로그램 '점·선·형태를 찾아요'도 열린다. 관람 시간은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입장 마감 5시)며 무료 관람. (031)481-7007.

'명품 잔디밭' 있는 미술관'

조각공원 잔디에 누워 작품도 보고,

피크닉 즐기기 좋은 잔디밭 품은 미술관·전시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의 야외 조각공원.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미술관 소풍'의 명불허전은 경기도 용인 처인구에 있는 호암미술관이다. 전시도 전시지만 봄가을이면 피크닉 명소로 더 인기다. 호암미술관과 전통 정원 '희원(熙園)'에선 음식물 반입 및 섭취가 불가하지만, 미술관 입구의 호암호수와 가까이 있는 수변 광장에선 돗자리를 펴고 간식이나 도시락 등을 섭취할 수 있다. 이따금 호암미술관에서 방생한 공작이 출몰해 즐거움을 준다. 공작을 보기 위해 일부러 발걸음 하는 이들도 있다.

 

강인한 인상의 석상들이 이어지는 '석인의 길'을 지나면 호젓하면서도 비밀스러운 공간, 희원이 펼쳐진다. 호암미술관에선 박수근이 전성기에 남긴 대작 '소와 유동', 장우성의 '화실', 천경자의 '환',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등을 비롯해 '금동 여래 좌상' 등 삼성그룹 창업주 고(故) 이병철 회장이 30년에 걸쳐 수집한 주요 미술품을 만나볼 수 있다. 도슨트의 전시 설명 외에 봄가을 평일 및 주말 오후 1시와 3시에 도슨트와 함께 희원을 느리게 걸으며 둘러보는 탐방 프로그램도 운영(봄 탐방은 27일까지, 40분 소요)한다. 관람 시간은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입장 마감 오후 5시)며 입장료는 어른 4000원, 청소년 3000원. (031)320-1801.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에 있는 소마미술관과 과천시 광명로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도 봄이면 야외 조각과 어우러진 초록의 드넓은 잔디밭만으로도 피크닉 명소로 사랑받는다. 야외 조각공원을 포함한 올림픽공원 어디에서든 돗자리를 펴고 놀 수 있다.

 

소마미술관 전시실은 2층 중정을 중심으로 4개의 전시실과 백남준 비디오아트홀, 드로잉센터전시실 등 총 6개의 전시실로 구성돼 있다. 그중 제1전시실은 양면이 통유리로 이뤄져 4계절 창밖 너머 올림픽공원의 아름다운 풍경 감상을 할 수 있다. 제5전시실은 긴 통창으로 조각공원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오는 20일까지 작가 재조명전의 하나로 황창배 작가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다룬 '황창배, 그 유쾌한 창작의 장막'전을 연다. 한국 화가인 황창배의 회화, 드로잉, 영상, 아카이브 등 20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다. 관람 시간은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입장 마감 5시)며 관람료는 성인 3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000원. (02)425-1077.

조각공원 잔디에 누워 작품도 보고,

(사진 위)서울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잔디언덕과 (아래)‘다이얼로그 북 앤 아트’전을 여는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은 청계산과 관악산에 둘러싸인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약 3만3000㎡ 규모의 야외 조각공원에선 조나단 브로프스키의 '노래하는 사람', 구사마 야요이의 '호박', 곽인식의 '작품86-끝없는' 등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 85점을 만나볼 수 있다. 곳곳에 설치된 조각 작품들을 제대로 감상하고 싶다면 홈페이지(www.mmca.go.kr)에서 야외 조각공원 지도를 출력해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찾아다니거나 구역별로 나눠 집중도 있게 살펴보는 것도 방법이다. 관람 시간은 화·수·목·금·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입장 마감 오후 5시)며 토요일은 오후 9시까지다. 야외 조각공원은 무료이나 미술관 전시 관람료는 통합권 3000원. (02)2188-6000.

 

이 밖에 서울 중계동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과 서울 번동 북서울꿈의숲 안에 있는 상상톡톡미술관도 미술관 봄 소풍 명소다.

건축물이 작품인 미술관

조각공원 잔디에 누워 작품도 보고,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카페에서 판매하는 피크닉 메뉴.

파주 교하읍 문발로 파주출판단지 내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과 서울 동대문구 DDP(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는 건축물 자체가 하나의 작품인 공간들이다. 나들이하기 좋은 계절엔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사진 촬영 명소로 인기를 끈다. 모더니즘 건축의 마지막 거장이란 칭호가 붙은 포르투갈의 건축가 알바루 시자(Alvaro Siza)가 설계한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은 '빛으로 미술관'이란 콘셉트답게 전시실로 스며드는 자연광이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도서출판 '열린책들'이 운영하는 곳이다 보니 책과 그림, 디자인을 주제로 한 전시가 주를 이룬다. 6월 24일까지 여는 '다이얼로그 북 앤 아트'전은 예술가들과 협업으로 탄생한 책을 주제로 한 전시다. 도시락을 먹거나 피크닉 매트를 펼칠 순 없지만, 주말이면 미술관 앞마당 잔디밭은 뛰노는 아이들의 차지다. 간단한 간식 및 음료는 1층 카페에서 판매한다. 관람 시간은 수~일요일 오전 10시~오후 7시(입장 마감 오후 6시)며 관람료는 성인 5000원, 학생 4000원. (031)955-4100.

 

세계 최대 규모의 3차원 비정형 건축물로 떠나는 피크닉도 봄날엔 즐겁다. DDP는 여성 건축가로서는 최초로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자하 하디드(Zaha Hadid)가 설계한 것으로 유명하다. 배움터 2층 디자인 박물관에선 원작과 미디어 아트가 결합한 '바람을 그리다: 신윤복·정선'전(24일까지)이, 살림터 2층 '크레아'에선 '공감각 일상'전(~6월 8일) 등이 기다린다. 관람 시간 및 관람료는 홈페이지(www.ddp.or.kr) 확인.

 

박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