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 쉽다며?"... 일본 약대 진학하는 한국 예비 약사들

[비즈]by 조선일보

日서 배운 200명 한국시험 응시

등록금 한 학기당 최고 2000만원… 국내 학원비 감안하면 괜찮은 편


서울 한 사립대를 졸업한 김모(28)씨는 2016년 일본 지바과학대학 약학대학에 입학했다. 2년간 국내에서 PEET(약학대학 입문 자격시험)를 봤지만, 번번이 낙방하다가 대안으로 일본행을 택했다. 김씨는 "한국에선 시험 성적뿐 아니라 나이나 고교 성적까지 따지는데, 일본 약대(藥大)는 그런 문턱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물리학·화학 등 입학시험을 치르고, 6개월간 일본어를 배운 뒤 학부 과정을 시작했다. 당시 입학 경쟁률은 3대1 수준이었다고 한다.

"입학 쉽다며?"... 일본 약대 진

약사가 되기 위해 일본 약대에 진학하려는 한국인 수험생이 늘고 있다. 한국 약대에 들어가는 길이 점차 좁아지다 보니 상대적으로 들어가기 쉬운 일본 약대를 선택하는 것이다. 일본 약대를 졸업해도 한국의 약사 국가시험에 응시할 자격이 주어진다.


한국약학교육평가원 관계자는 "일본 약대를 졸업하고 한국 약사 국가시험을 치르는 인원은 연간 200명 수준"이라고 했다. PEET 응시 인원은 첫 시험이 치러진 2010년 1만47명에서 올해 1만4892명으로 48% 늘었다.


일본 전문 유학원들은 "매년 4~5월 한국인을 대상으로 치러지는 '일본 약대 조기 입학시험'을 통하면 약사가 되기 쉽다"면서 수험생을 끌어모은다.


일본 약대의 등록금은 학기당 1400만~2000만원 수준으로 한국(300만~600만원)보다 비싸다. 하지만 한국에서 PEET를 준비하는 시간과 비용을 감안하면 그리 비싼 게 아니라는 게 수험생들의 평가다. H대학에 다니는 B씨는 "2년간 PEET를 치르며 학원비로 쓴 돈만 2000만원"이라며 "차라리 비싼 등록금을 내고 대학에서 질 높은 교육을 받고 싶었다"고 했다.


최근 일본 경기가 살아나며 현지 취업률이 높아진 것도 약대 유학생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현지 제약회사나 대형 약국, 한국인 관광객 대상 드럭스토어 등에 취업하려는 것이다. 규슈보건복지대학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일단 한·일 양국에서 각각 약사 국가시험을 치른 뒤, 취업은 연봉을 더 주는 곳으로 할 계획"이라고 했다.


[박상현 기자]

2018.12.17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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