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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 ]

패션계도 ‘스카이캐슬’ 열풍... ‘5인 5색’ 캐슬퀸의 전투복 들여다보니

by조선일보

캐슬퀸의 스타일리스트들이 말하는 ‘5인 5색’ 전투복

‘블랙에도 클래스가 있다' 증명한 김서형

‘염드리 헵번'으로 추앙받는 극성 엄마 염정아

요조숙녀 룩에서 걸 크러쉬로 변화하는 윤세아


JTBC 금토 드라마 ‘스카이캐슬’이 종영을 앞두고 인기가 고조되고 있다. 대한민국 상류층의 교육 현실을 적나라하게 다룬 이 드라마는 흥미로운 줄거리만큼이나 배우들의 옷차림도 주목받았다. 캐슬의 엄마들은 완벽한 화장과 옷차림, 뾰족한 하이힐로 무장하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이를 최고의 학교에 보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물론 이런 옷차림은 현실과 대치된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만난 주부 한모 씨는 "집안일과 아이 뒷바라지를 하다 보면 옷차림을 신경 쓸 새가 없다. 과연 드라마 속 엄마들처럼 꾸미는 엄마들이 몇이나 될까"라고 했다. 하지만 남들의 평판이 무엇보다 중요한 캐슬 엄마들에게 완벽한 옷차림은 곧 전투복이다. 무엇보다 이들의 옷차림은 현실 엄마들의 판타지를 채워준다. 극의 재미를 더하는 다섯 주인공의 스타일을 살펴봤다.

하늘 아래 같은 ‘블랙’은 없다…‘미스터리 스앵님’ 김서형

패션계도 ‘스카이캐슬’ 열풍... ‘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 역을 맡은 김서형은 올백 머리와 검은색 옷으로 완벽주의적이고 비밀스러운 캐릭터를 부각한다. 옷 위에 시계를 차 포인트를 줬다./JTBC ‘스카이캐슬’ 홈페이지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 역을 맡은 김서형은 한 치의 오차 없이 빗어 넘긴 올백 머리와 몸에 딱 맞게 재단된 검은색 정장으로 완벽주의적이고 비밀스러운 캐릭터를 부각한다. 하늘 아래 같은 검은 옷은 없다던가? 그 옷이 그 옷같지만, 알고 보면 한 번도 같은 옷을 입은 적이 없다. 김서형의 스타일링을 담당하는 김은주 실장은 "같은 검은색이라도 소재와 톤으로 변화를 줬다. 덕분에 나와 서형 씨는 검은색의 다양한 면을 보는 세밀한 눈을 갖게 됐다"라고 말했다.


시간이 중요한 그에게 시계는 필수. 그런데 시계 차는 모습이 범상치 않다. 김주영은 스웨터 위, 재킷 위에 시계를 착용한다. 김 실장은 "영화 ‘미스 슬로운‘의 주인공이 스웨터 위에 시계를 차는 것을 보고 영감을 받았다. 완벽주의자인 김주영이 액세서리를 한다면 시계가 유일할 것이고, 빨리 시간을 볼 수 있도록 재킷과 코트 위에 시계를 차 포인트를 줬다"고 설명했다.


개성이 확고한 탓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올백 머리를 하고 검은 옷을 입은 채 김서형을 흉내 내는 패러디물이 속출한다. 한 홍보업계 관계자는 "이번 드라마로 가장 주가가 가장 높아진 배우가 김서형이다. CF와 화보 요청이 줄을 잇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 예서, 이제 고3인데…" 극성 엄마 염정아의 필수템 시계

패션계도 ‘스카이캐슬’ 열풍... ‘

우아하고 기품있는 사모님 룩을 선보인 한서진 역의 염정아. 그의 패션에서 빠지지 않는 것은 바로 손목시계다./JTBC ‘스카이캐슬’ 홈페이지

김서형이 강한 캐릭터로 주목받았다면, 염정아는 ‘따라 하고 싶은’ 패션으로 인기를 끌었다. 1월 드라마 배우 브랜드 평판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딸을 서울대 의대에 보내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한서진 역을 맡은 염정아. 제작진이 ‘모나코 왕비였던 그레이스 켈리보다 더 진주 목걸이가 잘 어울리는 인물’이라 소개했듯, 우아하면서도 기품있는 사모님 패션을 추구한다. 가장 호응을 얻은 스타일은 상아색 원피스에 진주 목걸이를 착용하고, 레이디 디올 가방을 든 착장이다. 이후 염정아는 ‘염드리 헵번’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패션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드라마의 회가 거듭될수록 그에게 옷을 입히기 위한 패션 브랜드들의 물밑 경쟁도 치열해졌다고.


염정아의 스타일리스트 조운진 실장은 "한서진에게 캐슬 주민은 모두 적이다. 그래서 항상 옷을 완벽히 갖춰 입고, 원피스나 코트를 입어도 허리띠를 매 긴장감을 유지한다. 우아하면서도 따라 하기 쉬운 스타일이 30~50대 여성들에게 호응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눈치 빠른 시청자들은 알아챘을 것이다. 한서진의 손목에도 시계가 빠지지 않는 사실을. 조 실장은 "드라마 시작 전 감독님이 꼭 시계를 착용하라고 주문했다. 시계는 늘 시간을 보며 아이의 동선을 체크하는 엄마 한서진의 일상을 표현한 중요한 소품"이라고 했다.

요조숙녀에서 아이 지키는 엄마로, 윤세아

패션계도 ‘스카이캐슬’ 열풍... ‘

명문가 집안에서 순종적인 여성으로 자란 노승혜는 여성스러운 패션을 즐긴다./JTBC ‘스카이캐슬’ 홈페이지

국회의원 딸이자 박사과정을 수료한 전업주부 노승혜(윤세아 분)는 엄격한 집 안에서 순종적인 요조숙녀로 자랐다. 그의 성격은 러플과 리본 장식, 소매를 부풀린 블라우스와 하늘하늘한 긴 치마 같은 여성스러운 옷차림으로 드러난다. 그런데도 마냥 공주 같아 보이지 않는 이유는 반듯한 단발머리와 종종 내뱉는 ‘사이다 발언’ 때문이다.


윤세아의 스타일리스 허은주 실장은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자란 명문가 여성답게 색보다는 형태와 디테일로 스타일을 표현하려고 했다. 옷이 튀기보다는 인물의 성격을 드러내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세아가 옷을 너무나 잘 소화한 탓에, 의도와 달리 옷이 더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고.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노승혜에게도 시련이 닥치는데, 바로 딸 세리의 하버드대 입학이 거짓으로 드러난 순간이다. 하지만 똑똑하고 지혜로운 노승혜는 절망하기보다 딸을 이해하고, 야망으로 가득한 남편으로부터 자식들을 지키기 위해 용기를 낸다. 옷차림에서도 변화가 나타나는데, 가죽 재킷과 청바지를 입고 딸과 거리 데이트를 하며 일탈을 시도하는 장면이다.

매일매일 파티 룩…미워할 수 없는 감초, 오나라

패션계도 ‘스카이캐슬’ 열풍... ‘

’오프숄더 블라우스쯤이야…’ 과감하고 화려한 패션으로 볼거리를 제공하는 오나라./JTBC ‘스카이캐슬’ 홈페이지

철없고 푼수 같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슬녀 진진희(오나라 분). 이집 저집의 사정을 옮기고 다니는 통에 남편에게 ‘입에 지퍼 채우라’는 잔소리를 수도 없이 듣는 얄미운 그녀지만, "어마마! 언니~"하면서 애교를 부리면 이내 미운 마음이 사라진다. 남의 이목과 평판을 신경 쓰는 캐슬 주민 사이에서 솔직함으로 무장한 그의 모습은 오히려 인간적이기까지 하다.


방송연예과 출신으로 왕년에 강남을 주름잡던 ‘청담동 핫팬츠’답게, 캐슬 엄마 중 가장 화려하고 과감한 스타일을 선보인다. 선명한 색상과 현란한 문양, 큼직한 액세서리, 여기에 완벽한 컬이 들어간 긴 머리를 한쪽으로 제치는 공주 같은 헤어스타일이 시그니처. 주부 김모 씨는 "가장 많은 볼거리와 웃음을 제공하는 캐릭터다. 솔직하고 대범한 그의 스타일을 보며 대리만족한다"고 했다.

‘하이힐 No, 청바지 Yes’ 현실 엄마 패션, 이태란

패션계도 ‘스카이캐슬’ 열풍... ‘

캐주얼하고 편한 옷차림으로 ‘현실 엄마’ 패션을 선보인 이태란./JTBC ‘스카이캐슬’ 홈페이지

동화작가 이수임(이태란 분)은 캐슬에서 단연 튀는 인물이다. 모두가 자녀의 대학 입시에 매달릴 때, 입시 스트레스로 상처받은 아이들을 보듬어 주고, 잘못된 입시 문화를 바로 잡으려 애쓴다. 다른 엄마들이 명품과 하이힐로 치장할 때, 수임은 넉넉한 티셔츠와 청바지, 단화로 실용적이고 편안한 패션을 고수한다.


이 역시 제작진으로 요구로 알려진다. 관계자에 따르면 드레스나 하이힐을 절대 착용하지 말라는 제작진의 요청이 있었다고. 덕분에 다른 학부모와 반대에 서 있는 그의 존재감은 더 빛을 발한다. 알고 보면 이수임의 옷차림은 가장 현실적인 엄마 복장이기도 하다. 주부 한모 씨는 그를 두고 "수수하지만 가장 학부모다운 차림새"라고 평했다.


[김은영 기자]